운전할 때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사각지대(死角地帶)란 말을 쓴다. 간단히 말하면 ‘안 보이는 곳’이라는 뜻이다. 얼핏 생각하면 시력만 좋으면 못 볼 것이 없을 것 같지만 영적인면에서는 육신적인 눈만을 가지고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 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1893년

화가들은 이런 사각지대를 샅샅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독특한 시야를 가지고 보고 그리는 화가이다.
그의 고향 노르웨이의 태양은 수평선 위로 찬란하게 떴다가 절망적으로 침몰하는 장관을 매일 매일 연출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뭉크는 검푸른 도시의 피요르드(바닷물이 육지에 들어오는 협안)에 피와  칼같이 타오르는 구름을 보았다. 그는 절규하며 외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갈 길이 없다.” 그는 이러한 체험을 노트에 여러 가지로 썼는데 그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나는 지칠대로 지쳤다. 피요르드 위로 해는 서산에 지고 구름은 빨갛게 물들었다.  나는 자연을 뚫고 들려오는 절규 같은 것을 느꼈다.” 이 절규는 무엇인가?

이 그림을 바라보자. 화면을 대각선으로 끊은 다리 난간은 더 이상 갈곳이 없는 곳임을 의미하고 있다. 난간 너머로 보이는 하늘과 바다는 더 이상 이전에 바라보았던 하늘과 바다가 아니다. 그곳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지만 예전에는 미쳐 몰랐던 광경이다. 다리 난간  저편으로 두 사람이 건너가고 있다. 무의미하게 따라가던 나는 더 이상 따라가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문제는 내가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삶의 종착역에 다다른 이 시간, 도대체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뭉크의 (<절규(DER SCHREI>, 1896, 오슬로 뭉크미술관)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맛보는 영적 사각지대의 표현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장면을 맞이하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떻게 할 것인가? 믿는 자는 듣게 된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요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