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경기대학교 교수

지난 주 구약에 나타난 교회사회복지의 대상과 방법(I)에서 하나님이 도와주라고 하신 사회적 약자는 노예, 종, 이방나그네, 노인, 과부, 고아, 장애인, 그리고 가난한 자인 것으로 소개하였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은 이들에 국한되지 않고 이웃에게로 확대된다. 

▲ 전세계 굶는 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아체험 행사

“네 이웃을 압제하지 말며 늑탈하지 말며”(레 19:13). 
“네가 만일 이웃의 옷을 전당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그에게 돌려보내라. 그 몸을 가릴 것이 이 뿐이라. 이는 그 살의 옷인즉 그가 무엇을 입고 자겠느냐. 그가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들으리니 나는 자비한 자 임이니라”(출 22:26~27). 

 “내 이웃이 누구니이까”에 대한 답은 신약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예수님께서 명쾌하게 답변해주셨다. 그 비유에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다 이웃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이웃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임을 말씀하신다. 
  또한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이 명하는 사회복지의 모습은 경제정의로까지 확대된다. 우선 하나님은 근로자에게 일한 대가를 정당하게 지급하라고 하신다. 그럼으로써 근로자들의 생계가 보호되게 하신다. 
“품군의 삯을 아침까지 밤새도록 네게 두지 말며”(레 19:13).

구약에서 경제정의는 상당히 파격적인 모습까지 가지고 있다. 어느 현대 사회복지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제도인 면제년과 희년을 두어 재산의 지나친 집중현상을 막고자 하신다. 땅에는 언제든지 가난한 자가 그치지 않으리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면제의 규례를 잘 지키면 우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고 하신다. 가난한 자를 없게 하기 위해 재산의 지나친 집중현상을 막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케 한다. 

“매 칠년 끝에 면제하라 면제의 규례는 이러하니라 무릇 이웃에게 꾸어준 채주는 그것을 면제하고 그 이웃에게나 그 형제에게 독촉하지 말지니 이 해는 여호와의 면제년이라 칭함이니라 …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의 말씀만 듣고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그 명령을 다 지켜 행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유업으로 주신 땅에서 네가 정녕 복을 받으리니 너희 중에 가난한 자가 없으리라”(신 15:1~5). 

“제 오십년을 거룩하게 하여 전국 거민에게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그 기업으로 돌아가며 각각 그 가족에게로 돌아갈찌며 그 오십년은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다스리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 이 희년에는 너희가 각기 기업으로 돌아갈찌라”(레 25:10~14).

구약에 나타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재원 역시 분명하다. 매 삼년마다 십일조를 가난한 레위인, 객, 고아, 과부들을 먹이는 데 쓰라고 하셨다. 오늘날 교회에 적용하여 본다면 매년 평균 교회 십일조의 약 33%를 성직자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쓰라고 하신 것이다. 물론 구약시대에는 신약시대처럼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선교와 전도의 의무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의무가 추가된 현대 교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십일조로 사회적 약자를 도와야 한다는 원리만큼은 현대 교회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매 삼년 끝에 그 해 소산의 십분 일을 다 내어 네 성읍에 저축하여 너의 중에 분깃이나 기업이 없는 레위인과 네 성중에 우거하는 객과 및 고아와 과부들로 와서 먹어 배부르게 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의 손으로 하는 범사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신 14:28~29).

마지막으로 구약에 나타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에 대해 교회사회복지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위에 나타난 하나님의 말씀에는 반드시 왜 이렇게 약자를 도우라고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지 그 이유가 쓰여 있다. 하나님께서 먼저 노예와 종된 이스라엘을 자유케 하였고 그 이스라엘을 돌보셨다.

그러한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것이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먼저 하나님의 도움을 받은 우리가 그 도움받음을 기억하고 사회적 약자를,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국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요, 우리의 생명이 길어지고 하나님의 복을 받게 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신다. 

세상의 사회복지의 출발은 인간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최고의 사회복지 목표가 된다.
그러나 교회사회복지의 출발은 하나님에게 있고 인간에게 있지 않다. 그래서 교회사회복지의 영광은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하며 인간이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사회적 약자와 이웃을 도와줄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겸손하게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교회사회복지의 참된 모습이다. 이것이 세속적인 사회복지와 교회사회복지의 차이로 분명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