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녹스는 참으로 용감했다.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특별히 그는 높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왕이나 여왕 앞에서 성경을 통해 그들의 잘못을 전혀 두려움이 없이 선포했다. 그 결과로 그는 무서운 핍박을 받았다. 그러나 굴하지 않았다.

설교자로서 그는 하나님이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복음의 비밀을 자신에게 계시하셨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그리고는 세상의 권세자들과 국가들을 향해 개혁하기를 선포하고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성취됨을 알리는 나팔로 자신을 선택했다고 확신했다.

그는 처음 세인트 앤드류스 성에서 얼마동안 설교했다. 그러나 가톨릭인 프랑스 왕에게 잡힌다. 결국 군함에서 노를 젓는 노예가 되었다. 거기서 19개월을 갖은 고생을 다 겪고 거의 죽을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믿음과 소망을 절대로 접지 않았다.

그가 탄 프랑스 군함이 세인트 앤드류스 지방을 지날 때 같이 노를 젓던 동료가 성을 가르키며 아느냐 물었다. 그때 병중에 신음하던 녹스가 대답한다. “네, 잘 압니다. 거기서 처음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했습니다. 내가 지금 아무리 비참한 상태에 있다해도 다시 거기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기까지 절대로 죽지 않으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신앙의 고백이다. 자신이 하나님의 인도 속에 있음을 철저하게 믿었던 것이다. 그 예언적인 말은 그후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오로지 녹스만이 자신이 한 말의 내용을 믿으며 그 무서운 고난의 시간들을 극복해 나간다.

결국 자기 말대로 해방되어 영국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가톨릭교도 메리가 여왕이 되어 신교도들을 마구 죽이자 제네바로 간다. 거기서 칼빈에게 4년간을 배운 뒤에 스코틀랜드로 돌아와 개혁에 참여한다. 자신의 소원대로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설교하게 된다. 

그 후에 가톨릭 여왕과 싸우며 스코틀랜드 전역을 여행하면서 설교한다. 그가 가는 곳 어디서든지 놀라운 반응이 일어난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사는 그의 설교가 “500개의 나팔 소리보다 더 우렁차게 모인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보고했다.

녹스의 설교는 본문으로 택한 성경을 주의 깊게 연구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느낌을 기초로 해서 설교의 표현 방식을 정했다. 단지 원리만 주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반드시 듣는 사람들에게 적용해 주었다. 그런 과정은 상당히 자유롭게 진행하여 청중과 잘 교통이 되었다. 

◆  그리스도 최초의 유혹 (마 4:1)

전략) 여기서 유혹을 받은 사람과 그가 유혹 받은 때와 장소를 살펴봅시다. 유혹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유혹 받은 때는 세례 받은 직후였습니다. 유혹 받은 장소는 광야였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처럼 유혹을 받은 사실에서 무슨 교훈을 받습니까? 하나님의 아들도 유혹을 받는다는 사실 아닙니까? 그리고 또한 그 유혹이 아무리 무서운 것이라도 그것이 결코 우리를 하나님의 자비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오히려 사탄이 우는 사자처럼 격분해 날뛸수록 하나님은 더 큰 은총을 부어주실 뿐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40일간 금식하며 짐승들 가운데 계셨습니다. 그를 광야로 인도한 이 영은 악령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의 거룩한 영입니다.

그리스도는 그의 인성 가운데 이 영의 인도하심을 받으셨습니다. 결국 이 영에 의해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십니다. 하나님의 영은 전쟁터로 인도하셨고 그는 이 광야에서 40주야동안 사탄과 전쟁을 벌이셨습니다. 누가복음은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계속적인 금식으로 주님은 무척 배가 고프셨습니다. 여기서 잠시 부언할 것이 있습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40일간 금식하신 것을 계기로 사순절을 제정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행위는 우리에게 교훈이 되니까 우리도 그대로 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40일 금식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역시 40일간 금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똑같이 40일간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우리도 물 위를 걸어야 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죽은 자를 살려내야 합니다.

과연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미신적인 금식을 가르쳐주기 위해 40일간 금식하셨던 것입니까? 그리스도께서 세례 받은신 직후에 주야로 금식하셨다고 합시다. 그러나 성경에는 그리스도께서 세례 받으신 때가 언제인지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설사 성경에 그리스도께서 세례 받으신 때가 명시되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우리 모두가 마치 원숭이가 사람 흉내를 내듯 모두 그리스도의 행동을 흉내내야만 합니까? 예수께서는 그의 참된 추종자들에게 그런 순종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 하셨습니다. 즉 자신의 행동이 아니라 가르친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을 요구하십니다.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셨으니 너희는 그리스도를 뒤쫓는 자들이 되라” 하셨을 때는 그리스도의 행위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신 명령과 규례를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성직자들은 그들 자신의 허황된 꿈을 성취하려고 힘씀으로써 그리스도의 교훈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이신 그리스도께서 육체에 대한 절제로 40일간 금식하신 것만 강조함으로써 그분이 금식하신 참된 이유를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의 교만에 보복을 가하십니다. 이들의 지혜를 혼란시키십니다. 그들의 귀와 눈을 멀게 하사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듣거나 말씀의 빛을 다다를 수 없게 하십니다. 오 주여! 우리를 이렇게 가려한 자들로부터 구해 주소서!

그리스도께서는 40일간 금식하심으로, 첫째로 그 자신이 세례 받으신 후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명의 위엄과 뛰어남을 세상에 입증하셨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우리 죄 많은 인간들을 위해 자의로 적들과의 싸움에 돌입하신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신 것입니다. (후략)

여기서 녹스가 얼마나 조리 있게 가톨릭 교회를 비판하는지 본다. 가톨릭에 대한 저주는 종교개혁자들에게 공통된 메뉴였다. 그만큼 싸움은 치열하였다. 이 설교를 듣고 앉았을 여왕이나 주교가 얼마나 괴로웠을까! 설교 후에 끌려가서 취소하라는 강요도 수없이 듣는다.
녹스는 말년에 대단히 몸이 쇠약해졌다. 칼빈처럼 썩어질 육체를 다해서 하나님의 일에 아낌없이 소진한 것이다. 겨우 부축 받아 강단에 올라갔다. 하지만 설교를 시작하면 어디서 나오는지 힘이 넘쳤다. 설교단이 부서져라 두들기며 죽을 힘을 다해 외친 것이다.

녹스도 다른 개혁자들처럼 복음에 확고히 서있음을 이 설교에서도 본다. 사실 이 설교는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두 설교중 하나이다. 그는 칼빈처럼 충직한 비서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설교를 준비한 두 편밖에 그의 설교는 오늘날 남아있지 않다.

그의 설교를 들었던 사람들이 소감을 기록한 것은 좀 남아있다. 녹스는 반 시간 가량 조용히 본문의 내용을 설명한다. 그리고는 그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시킨다. 이 부분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감명을 받고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직접 주의 음성을 듣는 것 같았다.

여기서 루터나 칼빈과 함께 녹스의 열정을 평가해 보자. 그 힘이 어디서 나왔다고 보는가? 설교를 잘하려는, 그리고 감동을 주려는 인간의 열정? 오늘의 설교자들은 그 목적으로 열심히 준비한다. 즉 청중의 구미를 생각하며 자신의 설교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의 뜻만을 잘 전하려는 한 가지 열정만을 가졌다. 자신은 망신을 당하거나 봉급을 못 받거나 감옥에 가거나 죽어도 상관이 없었다. 오직 하나님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목사가 되는 준비 과정도 설교 준비도 전달도 목회도 다 그랬다. 이것이 그들의 삶을 위대하게 만든 유일한 이유요 원동력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