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목사 / 컴 미션 대표

영국의 BBC 방송을 들어보면, 유쾌하거나 기쁜 것들만은 아니었지만 종종 정규 뉴스시간에 한국에 관한 사건들을 다루는 것을 보았다. 작고 힘없는 나라가 이렇게 세계의 뉴스거리가 된다는 자체만으로도 감격적이었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세계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경이적인 발전을 했다고 본다.


그런데 한국이 이룬 경이적인 발전 중에 하나는 160개가 넘는 나라들 속에 10,000 여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했다는 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계에서 선교사를 파송한 숫자가 두 번째로 많은 나라라는 점이다. 오랜 세월동안 고립되어 있었고 더욱이 가난한 나라에 이렇게 놀라운 일이 일어나리라고 그 누가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적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잠시 멈추어 서서 반성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혹시 우리 선교가 물거품은 아닌지, 또는 한국인의 ‘빨리 빨리’ 병이 선교현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지는 않은지 평가해 볼 때가 되었다. 속도가 빠른 만큼 많은 문제점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교회들이 선교의 실제를 바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서둘러 선교사만 파송한다면 선교 한국의 미래가 걱정된다.


우리가 의식하든 못하든, 한국교회는 이미 선교의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서구 선교사들도 바른 선교를 해보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많은 선교 단체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심사 숙고하며 끊임없는 연구와 토의를 거듭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실수를 했고 시행착오의 위험성을 피해갈 수 없었던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선교역사도 짧고, 많은 정보도 소유하지 못한 채 열정만으로 선교를 이끌어 왔다. 이제야말로 우리가 당면하게될, 아니 벌써 당면한 선교의 위기를 진단해 볼 때가 되었다.


선교현장에서 일했던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족한 사람이 선교의 위기에 관한 칼럼을 써 보겠다는 것이 만용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그러나 이 글이 교회와 선교지에 경종을 울리고 선교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데 조금이라도 공헌하기를 바라는 마음 외에 다른 것이 없다. 나의 글에 모든 분들이 다 동의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글들이 이제 막 선교를 시작하고 싶으신 분이나 방향전환을 원하시는 분들의 선교현장에 적용되었으면 한다.
이재환  목사(컴 미션 대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