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곤 목사(78)가 1958년 설립, 40여 년 간 총재로 재직해 온 한국대학생선교회(한국CCC)의 리더십이 처음으로 이양될 전망이다. 한국CCC는 12월 2일 “차기 대표로 박성민 목사(사진)를 내정했다”며 “3년 간 박 목사가 CCC 총무로서 보여 준 국제적인 감각과 리더십에 비추어 차기 대표로 확정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박 목사는 내년 2월까지 리더십 이양 과정인 트랜지션(Transition) 기간을 갖게 된다.

이를 둘러싸고 교계일각에서는 박 목사가 김 총재의 사위라는 점에서 ‘세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생선교기관의 한 관계자는 “박 목사 개인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학생선교단체가 세습의 모습을 보인 것은 이율배반적이다”고 지적했다.

교계의 한 목사는 “박 목사가 전공을 공학에서 신학으로 바꿨던 10여 년 전부터 이미 포스트 김준곤 시대를 열 것이라는 얘기가 회자됐다”며 “한국CCC가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CCC의 K 목사는 “박 목사의 대표 선출과정은 김준곤 목사에 의해 이뤄진 게 아니라 캐비넛(CCC 대표급 인사)들이 모여 철저하게 검증 과정을 거친 것이었다”며 “세습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K 목사는 “김준곤 목사가 고령인데다 국제 본부에서 차기 대표의 임기를 5년 정도로 제한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친정체제 구축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차기 대표로 내정된 박성민 목사는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M.Div) 및 신약학을 전공했고 철학박사(Ph.D)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