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락교회 언론대책위원회

비판자의 조악(粗惡)한 신학지식과 저열(低劣)한 비판방법, 그리고 조야(粗野)한 비난태도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자 한다면, <교회와신앙> 6회 분량의 전 지면도 부족하다.

그럴 경우, 과거에 베뢰아를 비판했다가 오히려 자기들의 기준이 이단적이었음이 드러나, 지금은 도리어 정죄되고 있는 원세호 목사나 최삼경 목사의 상황과 비판자의 그것이 동일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결국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다”(마 10:26)는 주님의 말씀이 다시 한 번 응하는 현장이 될 것이다.

특히 비판자의 율법관과 십일조론, 우주론, 하나님 나라관, 인간관 등등은 여러 측면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미련함과 추악함을 방지하려는 뜻에서, 악한 싸움에만 몰두하고자 하는 비판자에게 정작 싸워야 할 선한 싸움에 대하여 조언하는 것으로 신앙인의 도리를 대신하고자 한다.

1. 마귀 진멸 신학과 예수 승리 신학은 더 강조되어야 한다

베뢰아신학을 마귀 진멸의 신학이라고 이름 붙여 비판한 것은 부분적으로 타당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마귀 진멸의 내용은, 굳이 계량적으로 표현한다면, 베뢰아신학 전체의 1/3에도 이르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이 베뢰아신학에 대한 인상 중에서도 유난히 특징적이고 강렬하며 충격적인 부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전체 체계 중에서 천사론(타락한 천사 또는 악령론)의 한 영역에 해당될 뿐이다. 비판자가 베뢰아를 공부할 때는 마침 그 부분을 배우는 단계였기에, 그에게만 그토록 대단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마귀 진멸의 신학이 ‘성전(聖戰)’ 및 ‘거룩한 전사(戰士)이신 하나님’이라는 기존 성서신학의 주제와 접촉점이 있음을 알고 있다. 신구약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한 주제 중에 하나인 성전과 거룩한 전사에 대한 강조는 아무리 커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폰 라트 이후의 수많은 학자들, 특별히 보수적인 진영의 트렘퍼 롱맨과 다니엘 레이드 등 하나님 나라의 신학, 제3의 물결 등 다양한 신학 진영에서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는 이에 관한 내용들이 한국교회에도 이미 소개되어 있다. 비판자를 비롯하여 ‘능력 있는 신앙생활’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자들에게 겸손한 독서와 진지한 천착(穿鑿)을 권하는 바이다.

마귀론 및 축사사역에 대한 우리의 문제 제기에 대한 반응 때문인지 한국교회 자체적으로도 이 분야에 관한 신학자들의 연구서가 나와 있다. 유상현(연세대), 주승민(서울신대), 이오갑(그리스도신대), 예영수(한신대), 최인식(서울신대) 등 5인의 논문들과 함께 최재덕(서울여대), 주재용(한신대), 이양호(연세대), 오영석(한신대), 김영동(장신대) 등 5인의 논평들이 곁들여진 <한국교회 신학자들이 본 마귀론 이해>가 그것이다.

그 책 전반에 흐르는 공통적인 분위기는, 베뢰아의 마귀론이 기존 신학의 그것과 견해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이단시비나 이단정죄의 빌미로 삼는 것은 신학적 미숙의 소치라는 열린 마음의 결론이다. 이 책 또한 비판자와 같은 ‘희한한’ 성격을 가진 자들에게 교정(矯正)의 유익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2. 베뢰아사람들의 윤리성에 대한 비난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비판자는 누구보다도 “윤리성”을 들먹이기에는 가장 거리가 먼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베뢰아사람들과 김기동 목사에게 “비윤리적인 사람들”이라는 낙인을 찍으려고 여러 각도에서 많은 기교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마귀론과 귀신론 및 축사에 대한 무지와 오해를 악용하여, 베뢰아사람들이 개인적인 책임과 윤리를 외면한 채 모든 것을 귀신에게 전가한다는 식으로 매도하기까지 하였다.

베뢰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비판자의 과거 생활은 그런 양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모습은 그와 같은 악성 비난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세 영적 주인공인 하나님과 천사와 인간 모두의 관계 또는 책임이라는 3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의 주재이시라는 것도 100% 인정하면서, 동시에 그 아래에서 자유의지를 행사하는 인간의 책임이라는 것도 100% 인정할 뿐만 아니라, 그 사이에 활동하는 선한 천사와 방해하는 악한 천사의 매개 또는 작용도 100% 인정한다.

인간의 책임을 무작정 마귀나 귀신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신앙은 우리와 상관이 없다. 우리는 죄와 싸우되 피 흘리기까지 대항하기를 기대하시는 하나님의 명령(히 12:4)을 순종하고자 한다. 우리는 성도 각자의 행함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100% 믿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김기동 목사의 설교에 윤리적인 내용이 없다거나 윤리적인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비판자의 말에 우리는 정말 중요한 진상파악의 단서를 얻었음을 고백한다. 비판자가 왜 베뢰아권에 몸담고 있던 처음부터 지탄받는 목사였는지의 의문을 단번에 해결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짐작컨대, 윤리적인 설교들이 비판자의 귀에만 안 들렸을 것이고, 그래서 비판자는 비윤리적인 목사의 길로 계속 치달았을 것이다. 그 결과 윤리적인 내용들은 더더욱 안 들리게 되고, 또 안 들으려고도 했을 것이다.

김기동 목사가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도 잘 알고 있으며, 김기동 목사 자신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가 누구보다도 더 성경 말씀대로 윤리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신앙인’이라는 점 또한 우리 모두가 동의한다. 자신의 실수, 실책, 실패, 실덕, 실언 등등을 정직하게 자책하며 고백하며 토로하며 회개하는 모습에 오히려 신뢰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더 엄격한 자기 관리, 누구에 대해서보다도 더 준열한 자기비판으로 주님 앞에 무릎 꿇는 신앙인이다. 특히 예수 사랑, 교회 사랑, 한국교회 사랑, 대한민국 사랑에 있어서는 충분히 본받을 만한 많은 장점을 가진 참 신앙인이다.

3. 치졸한 비난 대신 건설적이며 전향적인 토론을 기대한다

우리는 금번 비판 및 비난과 관련하여 한국교회 앞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정리하면서 불공정한 여건에서의 반론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베뢰아와 여타 한국교회는 신앙적인 면에서 본질적으로 일치한다. 구원관을 비롯한 신앙고백의 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둘째, 베뢰아와 여타 한국교회는 신학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 일치한다. 특히 보수주의적 또는 복음주의적 진영과의 일치점이 진보주의적 또는 자유주의적 진영과의 일치점보다 월등히 많다. 또 외형적인 특징에서는 오순절주의적 특징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지극히 보수적이고 복음적이다.

셋째, 베뢰아와 여타 한국교회는 신학적인 면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베뢰아의 독특한 방법론과 체계에 의한 것들이 상당수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상당수는 교의적이고 전통적인 틀에 얽매여 있는 한국교회의 시대착오적인 편견과 독선에 의한 것들임도 사실이다. 거기에는 어줍지 않은 비판자나 비난자들의 수준낮음과 설익음이라는 개인적인 편차도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적’이 ‘정통적’의 자동보장이 아니며, 더욱이 ‘성경적’과 동의어가 아님을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넷째, 김기동 목사의 신학에 대한 비판과 그의 신앙 또는 윤리에 대한 비난은 절대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에 대해서는 우리도 한없이 열린 마음, 성경적인 베뢰아사람의 자세로 대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후자에 대해서는 그 모든 것이 실정법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심대한 불법이기에, 교회와 성도의 보호를 위하여 단호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고자 한다.

더 이상 이런 성격의 반론이 필요 없는 건강한 한국교회의 앞날을 소망한다. 건설적이며 전향적인 토론이 만개하는 성숙한 한국교회의 앞날을 진정으로 보고 싶다. 그것만이 한국교회를 축복하신 주님의 은혜에 대한 온당한 응답이요, 세계교회의 기대에 대한 합당한 부응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