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호 목사 / 대전 새로남교회, 대전충청 학원복음화협 공동대표

▲ 오정호 목사

“주님께서 내게 입혀주신 옷이 가장 편안하고, 주님께서 나를 인도하신 자리가 가장 축복된 자리이다.” 필자가 목회경륜을 쌓아 가면 갈수록 느끼는 고백이다.

세상사람들은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찾아 동분서주한다.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그러나 목회자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회자가 입은 옷은 모두가 주님의 손으로 직접 지어 우리에게 주신 옷이다. 믿음의 옷, 소명의 옷, 의의 옷, 천상의 영광스런 세마포로 지은 옷까지 모두 Made by the Lord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요즘의 목회현장을 보노라면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위임식한 후 참석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도 않은 때에 이임식은 도대체 무엇인가? 필자는 최근에도 슬픈 소식을 들었다. 장래가 촉망되는 목회자가 30년 목회한 전임자의 뒤를 이어 담임으로  부임한 지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주님의 인도함이 잘못되었는가?”

“그 목회자가 잘못 인도함을 받았는가?”

우리는 주님의 인도하심은 한치의 오차가 없다고 확신하기에 그 목회자의 인도에 대한 확신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어떤이는 서울에서 부르면 무조건 달려간다.

어떤이는 사이즈가 큰 교회라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어떤이는 큰 차를 준다면 단번에 승낙한다.

어떤이는 미국에서 오라면 달려간다.

과연 그럴까? 만약 그렇다면 주님의 인도하심은 어디에 있는가?

목회자의 변질과 나약함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불투명함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출발이 희미하니 과정이 온전할리 없고 결과 역시 튼실한 열매 맺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사도바울은 빌립보 감옥에서도 불퇴전의 용기를 가지고 삶으로 그의 신앙고백을 보여주었다. 왜인가? 사람이 볼 때는 감옥이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하니 궁전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롯은 비옥한 소돔을 택하여 자리를 잡았으나 늘 그의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으리라.

예에서 보듯, 주의 종의 확신과 자유함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예리한 분별과 겸손한 순종을 기초로 함을 알 수 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왕궁의 정원이 될 수 있고, 면류관의 자리가 단두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나로 말미암지 않는다. 전적으로 주님의 소관이다.

무릇 목회자의 행복은 “내 목회지는 내가 선택한 곳이기 전에 주님께서 골라 주셨다”는 확신에 있다.

목회지의 혼란은 영계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러한 혼란은 영적인 불투명함과 맞닿아 있다. 그리고 모든 영적인 불투명함은 목자장이신 주님과의 투명하지 못한 영혼경영 때문에 발생한다.

지금도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찾아 동분서주하는 동역자들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난다. 동시에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동역자여! 귀하께서는 어떤 옷을 입고 계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