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덕 목사 / 바른목회실천협회 총무  

작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최병곤 목사) 제87회 총회에서 추첨제(제비뽑기)로 선거법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 시행에 따른 임원 선거법 개정안을 규칙부가 연구해 5월 15일부터 6월 17일까지 3차례에 걸쳐 각 지역을 순회하며 공청회를 가졌다. 필자는 추첨제를 추진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추진위원회 실무자의 입장에서 아래와 같은 공청회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자 한다.

1. 총회 규칙부 실행위원회는 총회가 결정한 추첨제를 구체적으로 시행하는 세부 사항을 위해 정성을 다해 연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큰 전제는 임원 선거법에 관한 토론회가 아니라 이미 작년 제87회 총회가 추첨제로 임원을 선거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시행을 위해 세부 규칙을 개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규칙부는 그 뜻과는 정확히 합치하지 않게 ‘부총회장 선거제도(제비뽑기)에 관한 공청회’로 타이틀을 삼았다. 정확히 꼬집는다면 ‘부총회장 선거법 규칙 개정에 관한 공청회’로 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규칙부는 개정 입법의 목적을 ‘총회 임원선거를 공정하게 제비뽑기 제도로 운영하는데’ 두었고, 자격은 ‘아무나 추첨제 후보로 나서지 않도록 엄정하게 자격을 제한해 후보가 난립하지 않도록 한다’고 방향을 뚜렷이 하였다. 공청회에 참석한 총회원들은 규칙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다양한 개인 의견을 말하고, 높은 관심을 가졌다.

2. 규칙부장은 개회 설교에서 제비뽑기는 성경에 있는, 그리고 성경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기 위하여 사용한 제도이며, 인간의 의지를 버리고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택한 제도였다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총대들은 제비뽑기는 요행이거나 재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추첨제는 인간의 타락과 부패에 대한 응급책이요, 하나님께서 선호하시는 방법이었던 것을 기억하고 한번 시행한 후에 결과를 볼 필요가 있음이 재차 강조되었다.  

3. 지역 예비 선출에서 규칙부가 제시한 개정안은 입후보자가 ‘4인 이상일 경우 해당지역 노회장과 선거관리 위원회가 주관하여 2인을 제비뽑기로 선택한다. 단 3인이 입후보하였을 경우 모두 추천한다’로 하였다. 여기서 일부 청중들은 2인으로 후보를 압축하자는 안도 있었고,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추첨하는 방식을 규정하지 않으면 혼돈이 온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역 예비 추첨에 참여하는 사람을 ‘해당 지역 총대’로 규정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또 지역 선출에서 직접 선거로 하자는 안도 있었지만 아예 금권 타락 선거의 근거를 일절 주지 말자는 안이 우세하였다.

4. 후보는 지역순환제에 따라 노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1개 노회가 2인 이상도 추천할 수 있게 하였고, 추천 방식은 개 노회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서 추진위원회는 제안하기를 1개 노회에서 1인만 추천하는 것이 옳지만 이것이 곤란하다면, 노회는 회원의 2/3이상의 찬성을 얻은 자를 추천하기를 주장했다.

5. 가장 큰 관심은 입후보자의 자격이었다. 규칙부는 조금은 엄격하게 60세 이상인 자로, 동일교회 무흠 10년 위임이며, 총회 10회 이상 총대로 참석하고, 총회 임원이나 부장 또는 위원장을 1회 이상 역임하고, 노회장을 역임하고, 발전기금 5천만 원을 납부한 자로 하였다. 현재 선거법에 따라 입후보하는 조건보다 조금 더 제한한 것이다. 때문에 나이와 총회 경력에서 자격을 너무 제한하였다고 하는 의견이 매 공청회마다 있었다. 규칙부 실행위원회가 이 부분은 개정 입법의 전제가 된 것이기에 회원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숙고하리라 생각한다. 

 
6. 목사와 장로의 동일한 자격 부분에서 장로의 자격을 일부 완화하자는 안이 있었고, 합동측 총회와는 달리 장로가 부총회장 되는 길이 열리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총회는 목사와 장로의 자격은 기본적으로 동일하게 하여서(물론 여성도 형식적으로 가능함), 이 엄격한 자격 조건을 갖춘 자면 목사와 장로 모두 총회의 회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7. 입후보자가 납부하는 발전기금 5천만 원은 총회 기념교회를 건립하는 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규칙부의 이 제안은 당초 선거 때마다 수억 원의 선거비용이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오히려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상정하였다가 적정선인 5천만 원에 기준안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또 총회장이 실질적으로 총회 전체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일한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교회와 후원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현실론이 우세하였다.

8. 이 개정안은 규제사항을 두고 있다. 입후보자 또는 그 지지자는 상대 입후보자나 그 지지자에게 어떤 명목으로든지 금전수수를 할 수 없고, 상대를 사퇴시킬 목적으로 설득, 회유,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금지사항을 분명히 하였고, 규칙 위반하여 고발 시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적위원 2/3이상 결의에 따라 입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향후 5년 간 총회 총대가 될 수 없게 하였다. 또 노회 추천을 받은 입후보자가 수락 후 사퇴할 때에는 향후 다시 입후보할 수 없으며, 입후보로 등록한 후에는 사퇴할 수 없다. 또한 한번 입후보한 자는 향후 다시 입후보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것은 권징이 아닌 행정 처벌에서 주어지는 상당히 엄한 벌칙으로 일부에서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악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개정 입법의 대전제에서 요행을 바라거나 숙고하지 않고 입후보하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는 조항으로 총회에서 헌법 권징을 통하지 않고 주어지는 처벌인데 한번 시행해볼 만한 규칙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