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회(곽선희 목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변칙 세습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 이목을 끌었다.

소망교회측은 3월 20일 오전 7시 갈릴리교회(인명진 목사)에서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득훈, 오세택)측과 면담을 가졌다. 소망교회측에서는 안용민 장로(당회 서기)와 최대석 부목사가 나왔다. 실천연대측에서는 박득훈, 오세택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 3월 23일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소망교회 인근에서 침묵시위를 별였다. 소망교회측 관계자들은 시위를 제지하며 강력하게 반발해 시위 참석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진은 소망교회 부목사가 이진오 새벽이슬 대표에게 시위를 중지하라며 삿대질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최대의 쟁점은 역시 곽선희 목사의 변칙 세습 의혹이었다. 곽선희 목사가 2002년 12월 17일 열린 연말 당회에서 아들 곽요셉 목사를 분당 예수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임명할 것을 제안해 당회는 이를 승인했다.

실천연대는 소망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건축중인 예수소망교회에 아들 곽요셉 목사가 부임한다는 것은 명백한 세습행위라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실천연대측은 또 지난 2월 곽 목사가 R장로와 함께한 자리에서 곽요셉 목사의 예수소망교회 부임을 포함한 연말 당회의 모든 내용을 철회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으나 정작 2월 당회에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주장한 뒤 “세습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득훈 목사는 “지금이라도 곽선희 목사가 곽요셉 목사 부임을 철회한다면 위장세습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망교회 최대석 목사는 “곽요셉 목사의 예수소망교회 부임은 당회의 결의사항”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을 거듭 확인했다.

곽요셉 목사의 개척으로 시작된 예수소망교회는 2001년 곽선희 목사의 건의로 건축규모의 확장과 함께 지(支)교회로 변경된 후 지난 2월 26일 다시 독립교회로 환원됐다. 이와 관련해 소망교회 재정운용이 적절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실천연대는 소망교회가 분당 예수소망교회 건축과 관련해 80억원을 지원하기로 해놓고 다시 55억원을 추가 지출한 점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추가로 지원된 금액에 대해서는 당회의 결의도 없이 지출된 것이라며 “불법적으로 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오세택 목사는 “한국의 대표적 교회인 소망교회가 재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은 크나큰 아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망교회의 당회 서기인 안명진 장로는 재정운용의 절차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건축문제 역시 당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예수소망교회 건축을 위해 승인된 80억원 외에 초과된 금액에 대해서는 추후에 돌려 받기로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날 면담에서 소망교회측의 재정운용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장부가 소각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천연대측은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와 관련해 소망교회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직후에 재정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장부가 소각됐다”며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소망교회측은 1999년까지의 장부가 소각됐음을 인정하면서 “변호사의 자문 결과 최근 3년 간의 문서 외의 것은 소각해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소망교회측은 그러나 소각시점과 관련해 자체 장부소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면담은 막판 합의문 도출 과정에서 소망교회측이 난색을 표명해 의견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면담후 실천연대측은 △곽요셉 목사의 예수소망교회 부임은 사실상 세습이므로 철회할 것 △예수소망교회 건축과 관련, 과다지출 및 지출절차상 하자를 시인 및 시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 △재정장부의 소실 및 그 시점을 확인하고 결과를 공개할 것 △실명으로 곽 목사의 사생활이 담긴 문서를 유포한 당사자를 당회에 출석시켜 진위를 확인해 사실일 경우 곽 목사가 공식 사과하고 사실이 아닐 경우 관계자를 치리할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교회측에 전달했다. 실천연대는 4월 1일까지 소망교회측의 명확한 답변이 없을 경우 기자회견 및 시위 등 강도 높은 방법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설교자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평가받아온 곽선희 목사. 변칙 세습 의혹과, 부적절성 논란이 다시 일고있는 과거의 처신문제로 은퇴를 목전에 둔 그에게 교계의 안타까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