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길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객원교수

이번부터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예수 목회학’을 연재하려고 한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나는 로마에 한 주간 머물고 있었다. 로마를 보는 나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로마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기독교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로마 교회는 성화나 성상을 숭배하다 보니, 성경을 버리게 되었고 그 결과 교회 본질을 떠나 형식적인 종교, 심하게 말하면 종교의 무덤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성화는 고통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서 점차 마리아 품에 안겨 잠자고 있는 아기 예수로 변한다. 마리아(로마 교회) 품에 안겨 새근새근 잠자는 아기 예수는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이, 그저 편안히 쉬고 놀기만 하면 된다는 신학의 표현이다. 그때부터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교회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한국이나 미국의 로마 가톨릭교회를 제외하고는, 필자가 돌아본 지역들에서는 천주교는 거의 미신에 가깝게 변질되어 있다. 무엇 때문인가? 그들에게 성경을 들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고 말할 것이다. 그 아름답고 은혜로운 설교가 우리 강단에 있고, 주간이면 여러 개의 성경 공부 반들이 운영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과연 그런가?

제임즈 스마트(James Smart)는 오늘날 “교회에서 성경이 이상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부분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있는 교회들을 몰라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유니온 신학교 설교학 교수였던 E. 악트마이어(Elizabeth Achtemeier)는 몇 가지를 지적하였다.

첫째, 일반 목사와 평신도는 성경이 교회에서 정말로 상실되었다는 사실과 현대의 예배와 교육학적, 심리학적, 설교학적 기술이 성경의 특수한 증언의 적절한 대용품이 아니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목회자와 평신도는 우리가 어떻게 교회에서 성경을 상실했는가를 알아야 한다. 성경을 상실할 수 있었던 좋은 상황은 성서신학 운동이 실제로 이 나라에서, 전체 교회의 일반 신자들 가운데서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나올 수 있다. 셋째, 하나님에 대한 성경의 증언을 교회의 설교와 가르침을 통하여 우리들에게 선포하고 전달할 수 있는 타당한 방법들이 명확하게 나타나야 한다.

필자의 의견으로도 성경 공부 반 몇 개를 운영한다고 그 교회가 성경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목회자들이 깨달은 몇 가지 진리를 잘 포장된 설교 방법으로 전달하므로 성경이 온전히 전달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성경은 교회와 신앙의 생명이다. 교회의 모든 기초가 성경이 되어야 하고, 모든 신자들의 신앙의 기초가 성경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먼저 성경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교회가 성경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먼저 목회자들이 성경적 목회 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

불행하게도 필자는 목회학이 전무한 시대에 신학을 공부했다. 당시 설교학 교재라야 곽안련 선교사가 쓴 ‘목회학’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목회를 시작하면서 성경과 씨름하면서 성경을 통하여 목회를 배우게 되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예수님은 평소에 제자들에게 목회에 대하여 철저한 교육을 하셨다’는 사실이었다. 그 후부터 성경을 통하여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목회 방법을 통하여 목회를 하려고 노력해 왔다.

오늘날 우리 교회에는 목회 방법론이 판을 치고 있다. E. 악트마이어는 이런 교회 현실을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식 종교라고 불렀다. 즉 잘 포장되고, 잘 선전되는 것으로 발전하는 종교로 전락했다는 뜻이다. 근본이 잘못되면 어떤 방법론을 가져다 놓아도 목회는 잘못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필자는 몸으로 체험하며 여기까지 왔다. 또 성경이 어떻게 성령의 손아래서 목회를 이루어 가시며, 그 결과가 얼마나 놀라운가도 체험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더욱 예수 목회학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제는 그 많은 목회 방법론 속에서 다시 한번 목회의 근본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아닌가를 생각하면서 성경(복음서)속에 나타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목회학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것을 나는 ‘예수 목회학’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이런 정도는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다시 한번 읽으면서 새롭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것임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워커 퍼시(Walker percy)가 그의 책 <성경 안에 메시지>에서 들려주는 “히타이트인들은 어디에 있는가?”란 글이 마음에 깊이 닿아서 여기에 소개한다.

“히타이트인들은 과거에 위대하고 찬란한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반해 유대인들은 빈약하고 미천한 국민들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반면 히타이트인들은 한 명도 없다. 왜 사람들은 이 사실에 놀라지 않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유대민족은 성서의 민족이라는 점이다. 구약만 가지고 사는 유대인들도 그렇게 사는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고 사는 자들이야 그보다 나아야 되지 않을까? 그것은 성경으로 돌아가, 철저히 성경의 목회가 이뤄지고 성경적 교회가 이뤄지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