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양 교수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은퇴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서 현대화된 산업사회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한 복잡한 사회 현상이지만 이것에 대한 연구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은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면해야만 하는 것으로 은퇴한 사람들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노인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Post-Fordism(후기 포디즘)의 영향으로 나이 많은 노동자들은 생산적 노동력으로부터 계속적으로 일찍 은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향은 21세기 1/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OECD 나라들은 1970년과 1990년 사이에, 나이가 60세에서 65세에도 계속 일하고 있던 노동 비율이 70∼80%였던 것이 조기 은퇴의 영향으로 50%까지 줄어들었다. 핀란드에서는 80%, 프랑스는 60%가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지만 네덜란드는 4분의 3의 노동자들이 60세 이전에 은퇴한다. 영국에서는, 1970년대에 남자 55∼65세 사이의 연령의 20%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1999년도에는 무노동자의 수가 40%로 증가하였다.

은퇴는 중요한 사건으로서 이 시기는 노후 삶의 경험과 발달에 있어서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항상 개인적인 경험으로서 축복, 도전 또는 위협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인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타나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왜냐하면, 은퇴는 인간관계, 일과 여가의 균형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적 추구를 위한 자극과 만족의 기회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은퇴의 등장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은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다루며 종합적 대책을 세워야 하는 사회 과학자, 정책 결정자, 건강 전문가 그리고 목회자에게 증가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산업화 이전에는 노인들이 생의 마지막까지 생산적 기능을 수행했다. 농경사회의 등장은 잉여경제와 재산개념의 발전에 이르게 되었고 사람들은 대개 그들의 노년기를 소유권이나 땅에 대한 노동력을 통제하는 것에 의해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 노인들은 종교적 신념으로 초자연적인 영향에 가장 강한 사회적 신분을 누리게 되었고 그 결과로 권위와 힘을 유지했다. 재산이 없는 노인들은 노동을 하거나 육체적으로 활동 가능한 나이까지 일을 하였다.
그러나 산업화 환경에서, 노인들은 생산성이 요구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너무 늙은 존재로 여기게 되었다. 산업화는 소유권으로부터 관리와 경영을 분리시켰고 경험을 덜 강조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노인들의 권위와 능력을 약화시켰다.

기업조직 안에서 서로 관련된 변화들은 구조조정과 노동의 합리화 그리고 노동자의 표준화를 요구하였다. 기업 관료주의는 경제에서 지배적인 조직적 형태가 되었다.
삭막한 관리체계는 최소의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노동력에서 배제시켰으며 이것은 나이든 노동자를 그들의 역할에서 퇴출시키는 데 사용하였다. 대기업과 재정기관은 땅과 다른 자원을 통제하고 소유하며 주식회사의 증가는 소유권을 생산관리와 분리시킴으로써 소유주의 개념이 불투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노동자들은 사업 주기의 헤아릴 수 없는 변화와 그 영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

정부와 노동조합은 서로 동의하여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여 잉여경제의 한 영역을(노동력의 크기를 제한) 재조정하기 위해 연금 제도를 만들었다. 서구에서의 노동의 합리화, 기업의 쇠퇴, 세속적 도시의 증가, 가치의 다양성은 노동이 사회적 가치에서 더 이상 분명한 위치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노인들은 그들의 일을 축소당하게 되었다.

대기업의 증가와 고용실천에서의 관료주의는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은퇴는 노동력의 나이 구성을 제한하기 위해 채택된 기업 문화의 유용한 여러 수단 중의 하나이다. 노동자들은 공개적으로 해고당하게 되었으며 은퇴는 비인격적이고 이것의 적용에 있어서 만인평등주의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노동 관계의 시스템과 함께 공존하는 것에 효율성을 향한 강력한 세기 전환의 충동이다.

영국의 경우, 195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노동자들이 완전한 은퇴보다는 직업 상태에서 커다란 변화를 선호했다. 그러나 연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여가가 보상으로 주어진 재산이라는 사회의 인식이 은퇴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결론적으로 나이 든 노동자들은 더 많은 여가를 즐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일을 중단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제도는 실직한 60세 이상의 남자는 오랜 기간 동안 국가로부터 소득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함께 주어졌다.

미국은 1930년대에 경제적 조정의 수단으로써, 강제적 은퇴와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채택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정책자들에 의해 경제공황 당시 노동력을 줄이는 대안으로 실시하였고 고용인에게 보다 싸고 더욱 생산적이고 젊은 노동력을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되었고 그 당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것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하나의 은퇴 등장의 원인은 양 세계 대전 사이에 발달한 기술을 기초로 한 산업의 등장과 케인즈 이론(인플레와 기업의 효율성을 위해 정부 지출을 늘이고 노동자 수를 줄이는 정책)에 기초한 정부에 의한 새로운 역할을 지적할 수 있다. 이것은 Fordist-Keynesian을 혼합한 기업과 정치적 대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노동력 조절, 소비습관, 기술적 연합과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힘의 형성에 기초를 두었다. 이러한 상황이 전쟁 후의 은퇴의 역사의 배경이고 국가 은퇴 연금을 강조하게 되었다.

최근의 은퇴역사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진다. 첫번째는 1950년과 1970년 사이에 은퇴가 자리를 잡는다. 이것은 노동현장에서 상당히 엄격한 나이 제한에 의해 특징지워지고 은퇴의 개념을 계속적으로 수용하고 직장연금이 발전하였다.

두 번째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경제의 재구조조정과 사회 그리고 정치적 조정이 필요했던 혼란의 시기였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유동적 변화와 불확실성이 창조되었고 산업 조직의 영역에서 연속적인 새로운 경험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산층과 노인 모두를 재구성하였다. ‘노령의 현대화’라는 관점에서 이러한 발전은 고령과 거리가 먼, 즉 성인의 삶의 경계를 점진적으로 희미하게 만들었다.

은퇴의 등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분리모델 (dual labour market theory)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일은 상대적으로 높은 급료, 좋은 노동조건, 진급의 기회, 그리고 고용 안정을 제공한다. 이것과 비교해서, 열등한 분야에 속하는 일들은 힘든 노동 조건과 함께 낮은 급료, 진급을 위한 소수의 기회, 노동자와 감독자 사이에 상당히 높은 개인적 관계로 폭 넓은 편애를 낳고 믿을 수 없는 노동 훈련과 어려움을 촉진하며 일에 있어서 상당히 불안정하고 노동력의 변화와 이동이 높다.

이 노동 시장의 분리는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발생하는데 예를 들면, 차별대우, 나이에 기초하거나 교육, 성, 조직적 규칙이다. 이러한 이중적 노동시장 모델은 나이든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이해하는 수단으로써 사용될 수 있다.
젊은 노동자의 과잉은 전쟁 후의 baby boom에 의해 생산되었고 중요한 고용 정책으로써, 나이든 노동자들을 젊은 노동자로 대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먼저 발전한 서구 산업 사회는 상당히 증가한 일반화된 강제 은퇴제도와 함께 은퇴의 발달 단계가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형성된 늙은 노동자의 이미지는 노동력으로 남아 있는 것보다는 연금 수혜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은퇴를 사용하는 목적은 젊은 사람들 간에 실업의 전쟁을 빨리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눈에 띄게 연령 차별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은 직장이 없는 것으로부터, 그들의 사회적 필요가 적다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미비한 대책으로 더욱 심한 고통과 박탈감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강압된 은퇴제도는 노인들의 능력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수용한 부정적인 생각을 반영한다. 이와 같은 믿음은 노인들을 양로원이나 보호시설에 분리시키고 고용에 대한 그들의 권리를 제한한다. 연금 제도의 모든 면에 대한 기초는 노인들이 무능력하고 비효율적이며 그리고 특히, 사회에서 무력한 존재라는 개념을 말한다.

선진국의 경우는 실업 노인이 확실히 보호시설에서 피난처를 찾도록 강요 당할 때에 연금제도로부터 수혜를 받는다. 덧붙여서, 많은 노인들이 그들의 여가 시간을 기쁨으로 수용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늙어간다는 이유로 단순히 노동에서 떠나지 않는다. 노인의 고용을 제한하는 것은 노동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시도에서 의식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그 결과, 강제 은퇴는 처음으로 새롭게 발달되어 경제적으로 결정되었고 문화적으로 합법화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은퇴 제도의 등장은 한국의 IMF 이후에 급속도로 대부분의 기업에서 적용되었고 짧은 기간 동안의 급속한 변화는 그 대책을 준비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퇴의 개념적 이해, 은퇴자의 개인적 느낌과 반응 그리고 개인적 필요의 인식, 은퇴의 중요 주제 파악, 은퇴를 위한 적절한 준비와 실천적 계획, 특히 은퇴자의 동반자로서의 여성과 여성 은퇴에 대한 관심이 포함된 은퇴 프로그램의 실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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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야기 / 전국은퇴목사회

    “은퇴목사에게도  봉사할 기회를”

양봉식 기자

“은퇴는 사회와의 단절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목회자의 은퇴 역시 같은 의미가 있지요, 하지만 교회에서 말없이 봉사하고 섬기는 목회자로서, 은퇴 후에도 교회에 덕을 끼쳐야 하지요. 목회자의 은퇴는 교회가 간과해 버리는 문제일 것입니다.”

전국은퇴목사회(통합측 은목회) 회장 이종성 목사는 은퇴했음에도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 보니 의외로 목회자들의 은퇴는 새로운 가능성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통합측 은목회 전국 회원은 500명이고 서울지회만 124명이다. 비록 은퇴는 했지만 총회에서 연금 혜택을 받는 은퇴목사는 75명이고 교회에서 원로목사로 대우받는 목회자가 132명이다. 연금을 받는 목회자나 원로목사는 생활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나머지 목회자들은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목회의 활동은 대부분 은퇴목회자들을 돌보는 일이 주류를 이룬다.
“칠십 평생 목회를 하다보니 은퇴하고 나면 목회자들 대부분이 병을 얻습니다. 그래서 회원들의 병문안을 통해 위로를 하고 필요한 모금 활동을 해서 극빈자 은퇴 목회자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조금씩 주고 있습니다.”

서울지회 회장 이삼선 목사는 자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목회자나 은퇴목사의 경우 매우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은퇴목회자는 교회의 원로목사임에도 불구하고 후임목사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아예 본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집 근처 교회에 나가거나 은퇴목사들이 모여 예배 드리는 로뎀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를 드린다.

이종성 목사는 은퇴목회자들의 최저생계 유지를 위해 총회가 월 35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급할 것을 건의했다. 물론 은급목회자나 공로목사를 제외한 극빈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충성스럽게 목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조건이 맞지 않아 원로나 공로의 대우를 받지 못한 목사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도 교회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퇴목사들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은퇴 후 10년 넘게 설교도 변변히 하지 못하고 교회 눈치 보며 그늘 한 켠에서 지내는 목회자들이 많다.
이종성 목사는 이들이 교회에 더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은퇴목사 문제를해결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