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기독교인들이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는 “당신은 구원받았습니까?”,  “당신은 구원의 확신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확신이 구원의 척도일까에 대해서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구원의 확신은 개인의 주관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확신’이 결코 구원을 가져다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확신하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원은 주관적인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성경에서부터 출발되어야 한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구원의 확신이 없다고 한다. 이것은 구원의 초점을 선행(善行)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행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구원이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 개혁자들에게 있어서 ‘믿음’이라 하는 것은 그저 ‘희망한다’, ‘생각한다’ 또는 그저 ‘짐작한다’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서 믿음이란 확실한 지식을 말했고 견고한 신뢰를 말했다. 그들에게서 믿음이란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내어쫓는 믿음이었다.

그들 각자에게 개인적으로 죄사함과 영원한 의와 구원이 오직 은혜로 주어진 것을 확신했다. 이 은혜는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로 주어진 것을 확실하게 믿었던 것이다.

18세기 경건주의는 구원을 경험에 의존한 확신에서 출발하고 있다. 아는 것으로 충분치 않고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경건주의는 믿음과 확신을 구분하였다. ‘확신이라는 것은 수년간의 체험 후에 갑자기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의 인격은 정적인 것에만 의존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구원에 대한 확실한 대답은 성경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체험이 믿음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그것은 사상누각이다. 믿음을 전제로 한 체험이 없는 확신은 자기 주관적인 신념일 수 있다.
구원의 확신을 얻는 올바른 방법은 ‘믿음’에 의한 것이다. 이 믿음은 ‘앎’을 포함하고 있다. 앎이란 연구나 증명 추리, 감각적인 것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앎이란 신뢰할 수 있는 증거를 통해서 온다. 그것은 성경이 말하는 선지자들의 예언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 사도들의 증거를 통해 온 것을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알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믿음에 대한 것 역시 인간의 의지적인 것이 아니다. 성경을 읽어 믿음으로 수납하는 과정에 성령의 감동감화가 없으면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들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전 2:12). 세상 지혜로는 하나님의 지혜를 깨달을 수 없다.

십자가가 미련해 보이나 그것이 성령을 통해 믿음으로 수납될 때 우리가 진리를 알게 되는 것이고, 그것은 곧 신뢰를 불러일으켜 여러 가지 체험과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먼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때, 그 후에 감정과 체험을 따르는 것이다.
즉 구원은 성경에서 말하는 확실한 말씀에 근거해서 출발되지 않고 개인적인 주관적 체험에서 시작되는 것은 신념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념은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을 두고 의심이라고 한다. 옛 자아가 믿음 위에 서 있지 않은 우리를 흔들어 대면 우리는 흔들리고 믿음 없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마치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리 놋뱀을 쳐다보았을 때에 나음을 얻은 것처럼 하나님의 약속, 곧 복음을 그대로 믿을 때에 우리의 마음에 평안과 구원의 확신이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의심을 초월하는 그런 확신이 우리 마음 가운데 찾아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선행은 결코 구원을 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선행은 구원받은 이들의 열매일 뿐이다.

우리는 믿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을 하기 위해 믿는다. 믿음을 얻기 위해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구원의 확신은 자신의 주관적인 확신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조명을 통해 주어진 믿음의 선물을 인해 고백되어진 예수 그리스도 위에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어진 확신은 구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