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호 목사/  대전 새로남교회, 대전충청 학원복음화협 공동대표

목회자의 마음이 어느 때 감동에 젖을까? 목회의 양상은 다르더라도 감동 받는 일에는 대동소이하리라 생각한다.

1. 한낮이나 저녁 조용한 시간, 교회에 기도하러 나왔다가 예기치 않게 목회자와 마주친 교우가 계면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종종 걸음으로 기도실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볼 때 울컥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솟구친다.

2. 남보다 많이 배우고, 높은 지위에 있는 교우가 세상껍질 벗고, 주차안내 교통 신호봉을 무슨 소명처럼 부여잡고, 혼잡한 교회 주차장에서 춘하추동 얼굴에 웃음 가득 띠고 봉사하는 교우들의 모습을 대할 때 목회자는 감동받는다.

3. 교회적으로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차마 목사의 입으로 직접 말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교회의 필요를 시원하게 풀어내어, 교우들을 이해시키고 안건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내는 교회 중진 멤버는 천군만마와 같이 다가온다.

4. 목회자의 실수와 허물을 넉넉한 마음으로 품어, 목사와 성도간의 긴장이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교우들을 다독거리는 교우들은 감동의 불씨를 일으킨다.

5. 담임목사와 교회에 대하여 남다른 자부심과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교우들을 만날 때, 고마운 감정이 여울진다.

6. 목회자의 집에 경조사가 있을 때 조용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돕고 섬김으로 목회자의 심정을 헤아리는 교우들을 만날때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7. 나이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부교역자를 대하는, 언행이 깍듯하고 매사에 존중히 여기는 마음이 배어 있는 교우들을 볼 때, 마음이 흐뭇해진다.

8. 교회 관리 집사의 수고를 마음에 새겨서 맛있는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누가 볼세라 조심스럽게 관리사택의 문을 두드렸다는 소문은 마음을 즐겁게 한다. 교우들간의 숨겨진 아름다운 사연이 드러날 때마다 담임목사의 세로(∥)주름은 가로(〓)주름으로 바뀐다.

9. 교회 큰 행사가 끝난 날, 목양실 책상 위나 사택의 편지함에 꽂힌 편지봉투를 뜯어 사연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목사님을 만남이 제 삶의 행복입니다. 좋은 교회에 출석함이 저와 가족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입니다”는 사랑의 문구를 발견할 때 눈에는 감동의 이슬이 맺힌다.

10. 낯설게 교회출석을 시작한 교우가 확신찬 신앙고백후에 직분받아 요소요소에서 충성되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에는 “바로 이것이야”, 온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은 교우들의 사랑의 봉사를 통하여 담임목사에게 전달된다. 하나님께서 지역교회의 목회자를 격려하는 방법은 하늘의 천사를 동원하지 않으시고, 그 교회에 속한 양떼를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교우들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과 동일시하는 것은 어느 목회자나 같다. 교우들의 사랑속에서 기쁨과 감동을 느끼는 것 또한 같다. 목회자는 교우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목회자의 심령에 감동의 바람이 불면 교우들의 심령은 봄동산이 된다. 하이터치(High Touch)는 목회자의 심령에도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