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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구원
김성일 단상
2024년 02월 26일 (월) 13:12:57 김성일 집사 webmaster@amennews.com

김성일 집사/ K&Lab 대표이사, 배우(탈랜트), 집사

▲ 김성일 집사

 ‘자살’이 다른 살인행위와 달리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죽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어거스틴’(Augustine)으로 비롯되었다. 어거스틴은 가룟유다가 예수를 배반한 죄에 대해 속죄하기 위해 그의 목숨을 끊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죄를 가중시켰을 뿐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 이유로 가룟유다가 하나님의 긍휼의 기회를 기다리지 않고 자기 파괴적 가책이 발동하여 스스로 생명을 끊음으로 "구원에 이르게 하는 회개의 기회"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견해는 나중에 로마 가톨릭 교회로 이어졌고 비록 ‘대죄’를 범했어도 회개하면 용서를 받지만 회개하지 못하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발전했으며 결국 자살은 이런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고착되었다. 하지만 로마 가톨릭 교회의 주장대로 지은 모든 죄에 대해 회개해야만 용서받고 구원을 얻게 된다고 하면 이것은 필연코 ‘행위 구원’과 ‘자기공로 사상’으로 변질할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도 자기가 지은 죄를 낱낱이 회개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주장은 단지 ‘사제를 통한’이라는 구절만 없어졌을뿐 오늘날 현대 개신교 신자들에게도 만만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회개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기에 자살자는 구원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pixabay.com

그러나 성경은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에 속하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죽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자들에게 값없이 주어진 은혜의 선물로, 성도가 비록 중대한 죄를 짓고 미처 회개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가 하나님이 택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받은바 그 아들됨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성경은 구원은 결코 특정한 죄의 회개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있으며 ‘자살한 자는 회개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받지 못한다’는 사상보다 오히려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는 이런 것에 제한받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성경이 명확하게 밝히는 것 하나는 사함을 받지 못할 유일한 죄는 자살 죄가 아니라 “성령을 훼방한 죄”(the blasphemy against the Spirit)(마 12:31, 막 3:28-29, 눅 12:10) 외에는 없다. 이 죄의 핵심은 성경이 선명하게 밝히고 있고, 그것을 성령이 조명하여 밝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일관되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명백히 나타나고 있는 그 복음을 대항하고 거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구원 얻는 믿음을 부인하는 차원에서 하나님의 존재, 내세, 구원 등도 없다고 주장하며 자기 삶의 주인은 자기이기에 자신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자살을 택한다면 이 죄에 해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느 순간의 절망이나 질병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성령을 대항하는 죄로 간주할 만한 그 어떤 신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자살한 사람은 영원한 저주를 받는다는 주장은 성경적으로 볼 때 옳지 않다. 단순히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통설은 개혁신학적인 관점에 합당하게 다시 잘 정리되어야 하며, 이 사상을 행여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협박처럼 사용하게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교회는 하나님은 자살 그 자체의 행동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의 과정 전체를 통해 판단하신다는 점이다. 비록 우리가 나약하여 때때로 하나님의 뜻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을 막거나 무효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목회자가 자살이 구원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설교하려고 한다면 매우 신중하게 취급해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사탄에게 자살을 충동질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별력이 약한 청소년들과 신앙이 약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교회는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택과 작정으로 말미암는 것이라는 교리를 평소에 더 분명하게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고귀함과 그 생명은 하나님의 주권에 속하고, 그 생명을 하나님의 나라와 이웃을 위해 아끼며 살아야 함을 더 철저히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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