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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조지아 성지순례 실제-소코카서스 중심
최은수 교수의 역사 현장 탐방
2023년 11월 13일 (월) 15:53:24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최은수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Ph.D), Berkeley GTU 연구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아르메니아 조지아 연구소(AGSI)와 남장로교 연구소(SPSI) 대표

 
최은수 교수

성경적으로, 역사적으로, 교회사적으로 아르메니아 조지아는 가장 먼저 가야하는 성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기존의 성지를 포함하여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성지 또한 아르메니아 조지아라는 점에 대하여 고개를 끄덕이는 신앙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누군가 억지로 주장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현혹시킨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냥 이것이 드러난 진실이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종합적인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르메니아 조지아를 한 번만 다녀오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말도 폭넓은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성지를 포함하여 다시 성지를 찾는 경우도 아르메니아 조지아가 독보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필자는 앞으로 더 풍성하고 구체적인 사실들을 신앙인들과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에 산재한 코카서스는 대코카서스(Greater Caucasus)와 소코카서스(Lesser Caucasus)로 나뉜다. 대코카서스는 총길이가 1,200 KM 킬로미터에 이르고, 소코카서스는 600 KM 킬로미터다. 대코카서스와 소코카서스 중간에 펼쳐진 저지대는 남북으로 100 KM 킬로미터에 이른다. 대코카서스는 해발 5,000 M 미터 이상되는 고봉들이 8개 정도되고, 웅장한 산세로 인하여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코카서스는 일부 지역을 빼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소코카서스 중심의 아르메니아 조지아 성지순례는 흑해의 진주라고 하는 바투미(Batumi)부터 시작한다. 바투미 시내에서 조지아와 튀르키예의 국경으로 가다보면, 국경을 통과하려는 화물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지점에 안드레 사도의 유적이 나온다. 산에서 흑해로 흐르는 계곡물이 시원하게 내려와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폭포 아래쪽에 자리잡고 떨어지는 물줄기에 몸을 맡긴다. ‘안드레 사도의 폭포’는 예수님의 12 사도 중 하나인 안드레 사도가 조지아를 복음화 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은 곳을 기념한다.

   

바투미와 안드레 사도 폭포의 중간에 있는 고니오(Gonio) 요새는 네 개의 성문과 22개의 타워로 이루어진 요새다. 땅끝을 찾아 복음을 전했던 사도들 가운데 안드레 사도, 열심당원 시몬 사도, 가룟유다 대신에 12사도의 일원이 된 맛디아 사도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여진다. 초대교회 당시 사도들이 내륙의 도로를 이용해서도 복음을 전했고, 아울러 바다의 길을 따라서도 이동하며 복음을 전파했다. 흑해 연안에 위치한 고니오 요새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니오 요새의 중앙에 위치한 조지아 국기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큰 십자가 하나에 작은 십자가 네 개다.

   

고니오 요새는 맛디아 사도가 순교한 장소로 널리 알려져 왔다. 맛디아 사도가 북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로 갔다는 말도 있는데, 당시 조지아의 지명 가운데 비슷한 이름이 있어서 후대의 사람들이 오해를 한 것이 아닌가 사료된다. 세 명의 사도가 직접 와서 복음을 전하여 교회가 설립되고 성장하였기 때문에, 아르메니아와 같이 조지아도 사도직계교회로서의 정체성과 위상을 갖는다. 로마 가톨릭, 즉 천주교는 유적을 만들어 숭배하지만, 기독교는 역사적 유적을 조성하여 숭배가 아니라 기억하는 사명을 감당함으로, 성경과 교회사의 유적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흑해의 진주라고 불리우는 바투미는 고대로부터 바다를 통한 교역의 중심지 뿐만 아니라 사도들을 비롯하여 복음의 항구가 되어 생명의 역사를 잇는 가교 역할을 감당해 왔다. 바투미 구시가지에 남아 있는 고풍스러운 역사 만큼이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바투미와 흑해의 전경이 복음처럼 아름답다.

   

흑해의 바투미에서 가까운 쿨로(Khulo)에서부터 아할치헤까지 이르는 약 80 KM 킬로미터의 길을 고데르드지 패스(Goderdzi Pass)라고 부른다. 소코카서스의 등줄기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해발 2,200 M 미터를 전후하는 고지대에 완전 비포장 도로로 이루어진 위험한 길이다. 실크로드의 천산 북로에 해당하는 코카서스는 고데르드지 패스를 통해서도 상인들이 오고갔다. 모든 실크로드는 복음의 길이기도 했다. 필자가 이곳을 포함하여 소코카서스도 곳곳을 훑고 다녔으니 거의 최초가 아닌가 싶다. 고데르드지 패스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산사태로 길이 막히고, 큰 바위들이 굴러 떨어져서 피해가고, 비온후 물이 넘쳐서 간신히 빠져나오는 등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그정도로 위험한 순례길이다. 앞으로 제대로 포장되고 나면 순례자들이 감탄하는 명소가 될 것이다.

   

소코카서스의 등어리와 같은 고데르드지 패스의 정상에 가면 목축업을 하는 조지아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산다. 소코카서스가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역사의 질곡속에서 국경선이 바뀌면서 이슬람교를 숭상하는 튀르키예 사람들도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중간중간에 무슬림 사원을 짓고 산다. 세계 최초의 여성 조명자 국가이자 세계 두번째 기독교 국가인 조지아가 신앙적 정체성이 분명한 것과 같이 이슬람 신자들도 자신들의 종교적 전통을 고수하며 공존하고 있다.

   

소코카서스의 등줄기에 해당하는 고데르드지 패스의 종착지인 아할치헤 성이다. 원래는 사자라는 뜻의 롬시아로 불리다가, 아랍어로 요새화 된 장소라는 의미의 라바티 성으로 불리웠다. 아할치헤는 새로운 성이라는 뜻으로 조지아 말이다. 예로부터 이곳은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실크로드를 따라 몽골 등과 같은 침략자들의 흔적이 역력하다. 역사적으로, 기독교와 이슬람의 통치가 각 시대를 풍미했기 때문에 다양한 종교적, 문화적 흔적들이 남아 있다. 강대국들의 군웅할거의 역경을 온몸으로 체득하며 기독교의 정체성을 지켜오고 있는 저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소코카서스의 등줄기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만나는 바르지아(Vardzia) 동굴 교회와 수도원 구역이다. 조지아의 바그라티 왕조에 속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타말 여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타말 여왕이 어릴 때 아저씨를 따라서 바르지아에 와서 길을 잃었는데, ‘아저씨 나 여기 있어요’ 라는 말에서 유래된 용어가 바르지아가 되었다는 것이다. 중세시대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의 황금기를 열었던 바그라티 왕조는 ‘하나님이 지명하여 부른 사람들’이라는 뜻과 같이 교회와 민족을 떠받드는 사명을 훌륭하게 감당하였다. 바그라티 왕조는 다윗 왕의 직계라고 알려져 오고 있다.

   

소코카서스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와서 만나게 되는 커트비시 성(Khertvisi)이다. 2천미터 이상되는 소코카서스의 위험한 비포장 도로를 타고 내려와서 바르지아를 가든, 아할치헤를 가든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곳에 위치한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제가 이 지역을 정복해 나가면서 곳곳에 촘촘히 세워진 성채들을 보면서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외세의 침략에 맞서서 방어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었다는 말이다. 알렉산더 대제가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데 6개월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천혜의 요새였다고 할 수 있다.

   

조지아와 아르메니아 국경 지역에 세워진 아르메니아의 세종대왕인 메스롭 마스톳츠의 동상이다. 조지아의 국경도시인 아할칼라키에 위치한다. 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의 우정을 상징해서 메스롭의 동상을 세워 놓았을 수도 있고, 일설에 의하면, 아르메니아의 문자를 창제한 후, 조지아의 문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도왔다는 입장도 있는 것을 볼 때, 복합적인 이유로 국경 도시에 설립했을 가능성이 높다. 메스롭이 아르메니아 문자를 만드는 일에 앞장 섰기 때문에, 실크로드에 산재한 민족들이 이름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일들이 비일비재하는 상황에서 민족적, 신앙적 정체성을 지키는데 크나큰 역할을 했다. 이것은 문자를 가진 조지아도 마찬가지다.

   

성 니노의 마을이다. 세계 최초의 여성 조명자인 니노가 지나간 흔적이 마을 이름을 통해서 간직되고 있다. 니노는 로마제국에서 귀족의 여식으로 태어나 가야네 공동체에 합류한 후,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바가르샤팟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중 박해를 받고 니노를 제외한 30 여명의 여성 공동체 구성원들이 순교를 당했다. 위대한 여성 지도자인 가야네의 영적 리더십으로 조지아의 복음화를 위해 니노는 죽음의 구덩이에서 살아나올 수 있었고, 한 나라를 온전히 하나님께 바칠 수 있었다.

   

니노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니노츠민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녀가 한 민족의 구원을 위한 비전을 경험한 장소가 있다. 파라바니 호숫가에서 그녀가 신앙적인 경험을 한 것을 기념하여 아담한 채플과 포도나무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니노는 포도나무 십자가를 들고 조지아의 영적 중심지인 므츠헤타(산으로 둘러싸인)에 가서 기존의 가옥교회 성도들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대로, 조지아의 미리암 왕과 나나 왕비의 헌신을 통해 조지아는 니노와 함께 세계 두번째 기독교 국가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역사적인 마랍다(Marabda) 전투에서 국가와 교회의 독립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커클로드제 가문의 기념 묘비다. 1625년 이란계 사파비드 왕조의 지배에서 벗어나 정치와 종교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20,000명의 조지아인들이 정규군과 맞서 싸웠다. 9명의 형제들은 최선봉에 서서 싸웠고, 그들의 모친과 누이는 후방에서 전투를 지원하다가 모두가 장렬히 전사하였다.

   

소코카서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로리(Lori) 지역은 아르메니아에서도 거룩한 성지로 추앙을 받는 곳이다. 이 지역에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12개의 교회와 수도원들이 산재해 있다. 이 지역은 아르메니아의 전형적인 지형적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는데, 협곡의 아래쪽에 흐르는 강을 끼고 길게 도로와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협곡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면,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정상에 위치한 고원지역에서 목축과 농사를 짓는데, 그 끝자락은 깍아지는 절벽으로 천야만야한 계곡이 아래로 펼쳐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도원 구역이 죄를 증오한다는 뜻의 아흐팟 수도원이고, 그 옆 마을의 정상에 사나힌 수도원 구역이 자리한다. 사나힌은 아흐팟보다 약간 더 오래된 이라는 뜻이다. 아울러 사도적 기원을 간직한 오드준 교회다. 오드준은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로 기름부음 받음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언급을 하지는 않았으나, 소코카서스는 생명수의 원천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바쿠리아니 생수, 보르조미 생수, 코카콜라사가 야심차게 개발한 티스 생수, 보르조미 탄산수까지 유명세를 톡톡히 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제르묵 생수, 아라랏 생수, 제르묵 탄산수 등 다양한 물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코카서스를 제2의 천국으로 부르듯이, 노아의 방주가 도달한 아라랏산이 역사적 에덴동산을 아우르고 있다는 아르메니아인들의 변함없는 고백과 함께, 이 모든 사실들이 상호 긴밀하게 연결된 듯 하다.
 

다음에는 소코카서스와 맞대고 있는, 소코카서스의 반대쪽에 있는 아르메니아 하이랜드에 산재한 성지순례 현장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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