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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욱 목사의 기고문에 대한 반박문
정원범 교수 단상
2023년 08월 21일 (월) 10:55:22 정원범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정원범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은퇴교수

   
▲ 정원범 교수


  1. 지금은 절차의 문제를 따질 때가 아니다. 절차 문제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 가 있다.

지금은 보다 큰 문제〔교회와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교단 헌법(정치 제28조 제6항 제1호) 위반의 문제와 그것을 정당화하려는 총회의 잘못된 결정〕를 덮어두고, 그보다 훨씬 작은 절차의 문제나 따질 때가 아니다.

1) 우리 통합교단은 개신교로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의 후예이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비텐베르크 교회의 문에 붙였던 95개조 반박문이 촉매제가 되지 않았는가? 만약 마틴 루터가 가톨릭교회의 잘못(면죄부 판매 등)을 지적하고자 했을 때 가톨릭교회가 인정하는 절차를 따라 문제를 제기하려고 했다면 교회가 개혁되는 일이 가능했을까? 개혁은커녕 문서접수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상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총회장, 부총회장과의 만남, 입장문 발표, 반대서명운동, 성토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해야 개혁이 가능한 것이다.

2) 우리 통합교단은 개혁교회로서 장 칼뱅의 후예이다. 칼뱅은 “교회는 타락한 정부를 향해 그 권위의 남용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교회가 정부의 불의와 권력의 횡포에 대해서까지 저항할 수 있다면, 노회가 아닌 교회가 자기 교단의 잘못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단 말인가?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한 교회의 사이즈가 큰 교회면 어떻고, 작은 교회면 어떻단 말인가?
 

2. 원칙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곽재욱 목사는 “이제 여기서 우리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는 원칙의 관철이 아니다. 앞에서 성토를 하기 전에 뒤에서 만나야 한다.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더라도 또 만나야 한다. 그리고도 안 되면 제2안, 제3안을 만들어 두는 것을 우리는 ‘정치’라고 한다. ...일단 이제 여기서 우리는 상대에게 져주어야 한다....어쩌겠나? 답답하긴 하지만 ‘한 달밖에 안 남았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얻을 것을 웬만큼 얻었지 싶다.”고 하였다.

그러나 교단질서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무너뜨린 교회가 있고, 그것이 아무 문제가 아닌 듯 바로 그 교회에서 총회를 하자며 스스로 교단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있는데 한가로이 제2안, 제3안을 만들어 내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원칙이 무너지고 교단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는데 “상대에게 져주어야 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무슨 야합이라도 하라는 말인가? 원칙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지금은 야합이나 타협을 할 때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을 관철할 때이다.
 

3. 진리와 정의의 길을 따라가는 데는 충돌과 대립이 수반된다.

예수님이 당시의 종교권력자들과 충돌하고 대립하셨듯이 진리와 정의의 길을 따라가는 것은 충돌과 대립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그런 현상은 역사발전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곽재욱 목사는 “이제 여기서 우리는 자제하고 가다듬어야 한다. 정말 총회가 파행되고 양쪽으로 나누어지고 집회가 성토장이 된다면 우리 모두는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훨씬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투고 대립하는 교회를 보고 정의롭다고 칭송할 세상은 어디에도 없음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 세상은 교회의 성장보다 교회의 추문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는 말은 세상이 교회를 불편하게 여긴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불법이 있는데도 조용히 지나가자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다. 세상 사람들도 특권의 세습을 비판하고 있고, 교단 헌법에서도 금하고 있는 교회세습 금지 규정을 버젓이 어긴 교회가 있는데 조용히 지나가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교단 헌법을 어긴 교회를 징계는 못 할망정 그런 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런 교회에서 총회를 연다는 것은 상식에도 안 맞고, 교단의 헌법 정신에도 부합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총회의 잘못된 결정이 틀렸다고 저항하며 대립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추문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초대형교회(명성교회)와 교단의 교권주의자들이 권력을 휘둘러대고 있지만 그래도 교회에 희망이 있구나!’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4. “주의 바른 길”을 굽게 하면 안 된다.(행전 13:10)

“악에 대한 저항은 평화 만들기의 필수 요소이다.”(헨리 나우웬) “악에 직면해서 침묵하는 것 그 자체가 악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악에 침묵하는 것을 죄가 없다고 하시지 않을 것이다.”(디트리히 본회퍼)라는 말이 있듯이 불법이 있고 불의가 있을 때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사30:18)이라고 고백하는 기독교인과 교회의 마땅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의 길은 진리와 정의의 길이다.(요 14:6; 롬 14:17) 따라서 하나님의 길을 가는 사람은 굽은 길을 가서도 안 되고(잠 28:18), “주의 바른 길”(행전 13:10)과 “정의를 굽게” 해서도 안 된다.(출 23:6) 하나님의 길을 가도록 선도해야 하는 지도자의 삶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소위 교단의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마땅히 주의 바른 길을 가야 한다. 타협의 정치 운운하며 정의를 굽게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향후 교단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보존하거나 확장하려는 생각도 버리고, 이해득실에 대한 타산도 버려야 한다. 소위 교단의 지도자들에게 간청한다. 우리 통합교단의 위상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정도를 걸어가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2023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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