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목사/ 인천 선한교회(예장고신) 담임목사, 개혁주의선교회 이사

▲ 김종선 목사

  한때 한국교회에서 제일 큰 교회를 담임했던 목사님이 자신의 이름을 다윗으로 바꾸어서 많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것이 유행을 해서 많은 목사님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성경의 유명한 인물들로 바꾸기도 했다.

그런데 연합회 일을 하면서 보니까 주위에 몇몇 목사님들이 자신들의 이름을 성경의 인물이나, 아니면 성령의 열매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바꾸어 부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특히 본명은 따로 있으면서도 공식적으로 이름을 김사랑, 김충성, 김자비, 김온유, 김겸손 등으로 바꾸어서 교회에서나 공식적인 모임에서도 사용하는 것을 본다.

본명이 있음에도 이렇게 사적으로 바꾼 이름을 교회서나 공식적인 모임에 사용하는 것은 누구보다 정직해야 할 목사로서는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정말로 바꾸고 싶으면 법적 절차를 거쳐서 정식으로 개명을 하면 된다.

그리고 성품이나 인격은 바꾸지 않고 이름만 바꾸면 마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는 것처럼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분은 본명이 따로 있으면서도 교회에서나 공식적인 이름을 겸손으로 하고 있는 분이 있다. 그런데 여러 차례 만나보니까 이름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성품과 태도와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편협된 생각과 아집으로 가득 차 있고, 오직 자신의 신념과 생각이 최고로 옳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자신이 겸손하지 않기 때문에 겸손해 지려고 이름을 바꾼 것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대할수록 그렇지 않고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겸손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참 이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가 다윗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전혀 다윗처럼 살지 않고, 이름은 바울인데 전혀 바울 같지 않으면 오히려 이름을 부르면서 반감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름을 바꾸기보다 우리의 신앙 인격과 성품과 다른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기 원하신다. 목사들이 이름을 바꾸어서 마치 자신이 다윗이 되는 것처럼, 바울이 되는 것처럼, 겸손한 사람인 것처럼 폼이나 잡지 말고, 오히려 그렇게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며, 치열한 성화의 삶으로 성도들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아브라함으로, 야곱을 이스라엘로 시몬을 베드로로 이름을 바꾸어 주셨고, 그들은 그 이름대로 살았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인 성도로, 신자로, 그리스도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에 걸맞게 성도, 신자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