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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제108회 총회(2023)를 위한 기도
임희국 교수 컬럼
2023년 07월 31일 (월) 10:01:45 임희국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임희국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 임희국 목사


  1. 오는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통합 교단(이하 본 교단)의 제108회 총회 개최장소가 명성교회(서울 강동구)로 확정 발표되었다. 본 교단 총회의 부총회장이 공개적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회 개최)장소 문제를 두고 많은 분들의 심려와 의구심이 있는 것을 안다”고 했다.

부총회장이 언급했듯이, 총회 개최장소에 대하여 염려하고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다: 2013년 본 교단 총회(제98회)가 명성교회에서 열렸고 그때 전국 7개 노회가 헌의한 ‘담임목사직 세습방지 및 교회 세습방지법’을 총대 대다수의 찬성으로(870표 대 81표) 결의하여 제정했다. 그 이듬 해, 총회는 ‘목회지 대물림 금지’ 조항을 교단 헌법 제2편(정치) 제28조 6항에 신설 개정했다. 그러나 명성교회가 2017년에 교단 헌법을 위배하고 부자(父子) 세습을 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이번 총회 개최장소에 대한 염려와 걱정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혹여나 총회 개최장소를 둘러싸고 교단의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져서 갈등 상황으로 번질까 걱정하고 있다. 만약 실제로 갈등 상황이 일어난다면, 이번 총회는 ‘주여, 치유하게 하소서!’라는 주제에 반(反)하는 방향으로 틀어져서 명성교회의 세습으로 인해 발생한 교단 내 반목질시의 골이 깊어질까 우려된다고 한다.
 

2. 본 교단은 그동안 한국 장로교의 ‘장자(長子)교단’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그 위상을 견지해 왔다. 교단의 위상은 교단 『헌법』에 명시된 신앙고백과 신조에 근거한다. 본 교단은 그리스도교 2천 년 역사 속에서 시대마다 고백한 사도신경,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조(381), 웨스트민스트 소요리문답 및 신앙고백(1647), 12신조(1907) 등을 잇는 ‘신앙고백서’(1986)와 ‘21세기 신앙고백서’를 만들었다. 본 교단은 성경·복음의 신앙과 신학에 뿌리를 내렸고 또 개혁교회 정체성을 지키면서 온 세계 교회와 교류(코이노니아)하는 에큐메니칼 연합을 추진해 왔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좌로나 우로도 치우치지 아니하는 신앙과 신학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고전13:7) 믿음·소망·사랑을 실천한다.
 

3. 1990년대 중반 이래로 한국 교회의 양적 성장이 멈추었고, 2005년도에 본 교단 교인 수가 14만 4천 명 감소했다. 이즈음에 ‘만사(1만 교회 4백만 성도)운동’으로부터 ‘3백만 성도운동’(2008)까지 거의 해마다 전도운동이 펼쳐졌다. 또 병원 호스피스병동, 노숙자쉼터, 장애인·어린이·여성보호시설, 교도소 등지에서 교인들이 열심히 봉사했다. 그러나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매우 낮다(18%)”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2008, 기윤실). 교회가 사회에서 다양하게 봉사했으나 교회와 사회의 상호 소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었다. 교회가 – 사회로부터 단절되어서 - 마치 외딴섬처럼 존재하기에 교회의 봉사가 사회적으로 인지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몇몇 개(個) 교회에서는 –멈추어진- 양적 성장을 위하여 담임목사 세습을 선택하고서 목회지 대물림을 실행했다. 이에 맞서, 본 교단의 노회들은 교회가 사회와 소통하고 신뢰 관계 형성에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노회는 세습방지법을 제정함으로써 “한국 개신교가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회복해야 한다”며 제98회 총회(2013년)에 이것을 헌의했다. 그리고 목회지 대물림 금지조항이 본 교단의 헌법으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본 교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교회가 교단 헌법을 위배하고 부자세습을 함으로써 교단 산하의 교회들은 수렁에 빠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한두 대형교회가 세습했다. 여기에 하나 더 얹혀서, 2020년 2월부터 확산된 코로나19 팬데믹은 대다수 교회를 걷잡을 수 없는 곤경으로 몰아넣었다.
 

4. 이제는, 교회마다 대면 예배가 회복되었고 다양한 모임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본 교단 총회 임원회에게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 온 전환기 시대의 과제를 파악하며 거룩한 공교회의 회복을 견인하는 책무가 막중하다. 그러나 임원회는 제108회 총회 개최장소를 명성교회로 확정 발표함으로써, 교단 내 교회에서 세습의 상처가 덧나면서 재차 갈등의 수렁에 빠질까 염려가 크다.

그러기 때문에 교단의 지도자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묵상하여 그들에게 “정한 마음이 창조되고 그 안에 정직한 영이 새롭게”(시51:10) 되기를 기원한다. 성령께서 본 교단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히11;6) 선한 길로 인도하시길 기도드린다.

1)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요2:19)

예루살렘성전을 헐어버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성전 뜰이 희생 제사에 쓸 물품을 사고파는 시장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제사장들의 얼굴에서 탐욕이 이글거렸다. 예수님은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쫓으시고 환전상들의 돈을 쏟으며 상을 엎으셨다. 그리고 46년 동안 지은 예루살렘성전을 헐라고 하시며, “내가(예수)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심으로써 현현되는 성전을 말씀하셨고, 부활하신 그 몸이 성전이라고 밝히셨다. 무려 46년 동안 지은 웅장하고 화려한 성전을 헐라고 하셨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 교회의 근원이다. 그 몸이 교회이고, 그 몸의 지체인 성도가 교회를 이룬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12:27).

2)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마태16:18)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머물 때 하신 말씀이다. 예수님은 당신에 대한 대중의 여론을 청취하시고 이어서 제자들에게도 물어보셨다. 이때 제자 베드로가 “주(당신)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16절)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 ‘고백=반석-베드로’ 위에 “내(예수 그리스도) 교회”를 세우리라고 하셨다.

빌립보 가이사랴는 헤르몬 산기슭 아름다운 마을이다. 구약 시대에는 이곳에 바알 신전이 있었다고 전해온다. 그 이후 희랍인들이 그 신전을 자기네 신을 모시는 신전으로 바꾸면서 “파네아스(Paneas)”로 불렀다. 또 그 이후 분봉 왕 헤롯 대왕이 자신에게 이 마을을 하사한 로마제국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에게 대리석 신전을 지어 바쳤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몬 베드로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것은 실로 대단하며 경이롭다. 바알 신전, 희랍 신전, 로마제국 황제숭배로 이어져 온 이곳에서 예수를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했기 때문이다. 베드로는 풍요와 번영을 안겨준다는 신 바알을 거부하고, 희랍의 온갖 신들을 물리치고, 로마제국 황제 권력에 무릎 꿇지 아니하고, 오직 살아계신 유일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했다.

시몬 베드로의 이 고백은 교회의 반석이다. 이 반석 위에 그리스도 예수의 교회가 세워졌다.

3)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마태4:4)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을 금식하신 후에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 마귀는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고 했다. 40일 밤낮 굶은 예수님의 눈에는 광야에 널린 무수한 돌멩이가 떡덩이로 보였을 텐데, 먹어야 살 수 있고 입에 풀칠이라도 해야 생존할 수 있기에, 돌을 떡이 되게 한다면, 당장 예수님 자신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겠고, 또 배고픔으로 고통받는 대중의 절대빈곤도 해소할 수 있겠고, 이를 통해 예수님은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 임을 입증할 수 있었다. 마귀의 시험은 한 편으로 예수님을 메시아로 뜨게 하는 기회였다. 그러나 그것은 함정이자 유혹이었다. 그 순간, 예수님은 인간이 먹고사는 존재이고 먹어야 생존이 가능한 존재이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명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한다고 선포하셨다.

예수님의 선포는, 구약성경 출애굽기에서, 여호와 하나님의 인도로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홍해를 건너 광야에 도착한 히브리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해방의 기쁨에 들뜬 그들은 이제부터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풍요롭게 사는 그림을 그렸는데, 정작 이들의 눈에 보이는 광야에는 거처할 집도 먹을 음식도 마실 물조차 없었다. 해방의 기쁨이 낙담으로, 자유의 환호성이 원망으로,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면서 애굽에서 종살이가 다시 그리워졌다. 그때는 힘든 육체노동으로 고달팠지만 고기도 배불리 먹었는데 이제는 광야에서 굶어 죽게 될 판이었다. 그러나, 이 광야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히브리인들을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여 주셨고 또 바위를 쳐서 마실 물도 주셨다. 배부른 노예의 습성에서 벗어나, 배고파도 하나님이 주시는 해방을 누리는 자유인을 연습하고 훈련했다. 하나님은 자유인이 된 히브리인들과 언약을 맺으사 십계명을 주셨다. 첫 번째 계명이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20:3). 이 계명은 예수님이 선포하신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와 합치된다.

사람에게 여호와 하나님이 주시는 만나와 메추라기에 대한 감사를 잃어버리거나 아예 없다면, 그는 먹고 또 먹어도 만족함이 없는 풍요와 번영을 갈구할 것이고, 그로 말미암아 점차 맘몬의 지배를 받아서 그 종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
 

5. 정리하고자 한다.

1) 요한복음 2장에서 묵상한 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육체가 성전’(21절)이라고 하셨다. 이 육체는 십자가에 달리사 3일 만에 부활한 몸이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교회이다. 그 몸에 –마치 사람의 신체처럼- 붙어 있는 지체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이다(고전12:27).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시며, 그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 교회이다. 부활하신 주님으로부터 샘솟듯 터져 나오는 생명의 역사가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에 임하셔서 이 교회를 예수생명공동체로 이끄신다.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런데 그 몸의 세습이 가능하겠는가?

2) 마태복음 16장에서 묵상한 대로, 예수가 그리스도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한 그 위에 교회가 세워졌다. 그 신앙고백은 교회의 역사 속에서 시대마다 사도신경,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 12신조, 그리고 한국 장로교회 신앙고백으로 이어져 왔다. 이 신앙고백과 신조들이 본 교단 『헌법』에 채택되었다. 이로써 본 교단은 2천 년 그리스도교 신앙고백을 계승한다.

이 가운데서 사도신경, 즉 한국과 세계 모든 교회가 매 주일 예배에서 사도신경으로 “거룩한 공(公)교회”를 고백한다. 공교회는 온 세상 모든 대륙의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도적(Apostolic)·보편적(catholic)‧거룩한(holy)·하나(one, 일치)의 교회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고백하는 사도신경이다.

그런데, 세습한(하는) 교회는 주일 예배에서 사도신경을 고백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신앙 양심에 자문해야 할 것이다. 교회 세습은 그 교회를 사유화(私有化)함으로써 공교회로부터 이탈하는 것이다.

3) 마태복음 4장에서 묵상한 대로, 오늘 한국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을 받으셨듯이-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본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떡으로만 살고자 하는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고자 하는가? 떡은 돈의 은유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돈은 대다수 사람에게 성공과 번영을 좇아가게 하고, 그러다가 탐심과 욕심의 올무에 걸려들게 하고, 결국 풍요의 신 바알을 숭배하게 한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6:10).

교회의 기초는 신앙고백이고 또 장로교 총회의 기반은 교단 헌법이다. 이 헌법에는 다음의 원리가 있다: ①입헌주의(장로교회는 헌법에 따라 다스려진다.) ②대의민주주의제도(장로교회는 교인이 선출한 직원에 의해 운영된다.) ③장로교회는 치리회(당회, 노회, 총회)의 집단 지도체제로 운영되는데, 교회의 치리가 어느 특정인의 힘에 이끌려 독재정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④장로교회는 전(全) 세계 교회의 일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세계 모든 신앙인이 유기체적으로 연결된 신앙공동체이다. 개 교회(당회)-지역 교회들의 연결(노회)-전국 교회들의 모임(총회)-세계 모든 교회들의 에큐메니칼 교류와 연합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룬다.

본 교단 제108회 총회가 거룩한 공교회를 회복하도록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2023년 7월 31일

임희국 목사(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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