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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가조 역사문화 순례길을 걷다
최은수 교수의 역사 현장 탐방
2023년 07월 20일 (목) 14:50:25 최은수 교수 webmaster@amennews.com

최은수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교회사 Ph.D. Berkeley GTU 객원교수, IME Foundation 이사장. 아르메니아 조지아 연구소(cafe.naver.com/armeniageorgia) 대표, 저서: ‘아르메니아 조지아 성지순례 핸드북’    

   
▲ 최은수 교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필자는 ‘일본의 조선인 노동자 학살 현장을 가다’를 통해, 1926년 1월 3일에 기노모또 터널 공사를 하던 이기윤 씨와 배상도 씨가 지역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학살되었던 사건에 대하여 기술했었다. 이 글을 통해 필자가 명명한 ‘최은수 교수의 오니가조 역사문화 순례길’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보편화 되어 역사의식을 견지한 신앙인으로 성장해 가기를 소망했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이 순례길을 다녀갔는지 알 수는 없다. 이번에 필자를 포함한 네 명의 순례자들이 함께하여 기독교인의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필자를 포함하여 양동훈 목사(오사카 카리스 채플 카미지 담임), 장승희 선교사, 최수아 선생(미국 캘리포니아 고등학교 영어 교사)이었다. 

   
▲ ‘최은수 교수의 오니가조 역사문화 순례길’은 동쪽 입구에서 출발한다. 주차장과 각종 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서 순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오니가조가 도깨비 성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순례가 시작되는 지점에 도깨비의 입과 두 도깨비 조형물이 위치하여 포토존 역할을 한다.

 

   
▲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오니가조는 바다와 맞닿은 절벽을 따라 기암괴석이 순례자들을 맞는다. 오니가조의 중요 지점들이 표기된 지도가 순례자들을 안내한다.

 

   
▲ 오니가조이 입구를 지나면 약 1500평 규모의 기암괴석이 순례자들에게 놀라움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깍아지는 절벽 아래로 가느다랗고 길게 놓여진 순례길이 아슬아슬하다.

 

   
▲ 기암괴석을 감상하고 촬영도 하면서 순례길을 걷다보면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산 정상에서부터 흐르는 물줄기가 이 지점에서 작은 폭포를 이룬다.

 

   
▲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오니가조의 끝 부분에 특이한 모양들이 있어서 관심을 끈다.

 

   
▲ 오니가조의 해안가 바위들을 지나면 졍겨운 오솔길이 순례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 길의 끝자락에 1926년 1월 3일에 군, 관, 민으로 구성된 주변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학상당한 이기윤, 배상도 씨의 희생을 기리는 작은 추모 동산에 다다른다.

 

   
 당시 25세로 가정을 꾸리고 있었던 이기윤 씨와 29세의 배상도 씨를 기리는 추모비 앞에서 마음을 모은다. 경주 출신인 이기윤 씨나 부산 출신인 배상도 씨 모두 구한말에 선교사들이 전한 복음을 접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 두 명의 학살된 조선이 노동자의 희생을 기억하며 일본과 일본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울러 상호 반목과 미움과 다툼을 넘어서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되기 위한 기도와 복음화를 기도도 함께 드린다. 역사는 생명이기에 기억하는 순간 살아나고, 잊는 순간 죽는다. 

 

   
▲ 조선인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기노모또 터널 앞에서 그들의 희생을 생각한다. 터널 안을 걸으면서 장승희 선교사가 부른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가 오랫동안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영문학을 전공한 최수아 선생은 ‘영문학에서 터널은 삶과 죽음으로 연결된 의미로 묘사된다’고 하면서 기노모토 터널의 의미에 인문학적 색채를 가미했다.

 

   
▲ 고쿠라쿠지에 학살 당한 조선인 노동자 이기윤 씨와 배상도 씨의 무덤과 묘비가 있다. ‘차별’이라는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오며 그들이 당했던 차별을 생각하니 아프다. 이 묘비가 2000년에 조성되었으니 23년의 역사를 지닌다. 과연 한국인들 가운데 몇 명이나 이곳을 알고 찾아와서 기억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영광스러운 역사든, 치욕스런 역사든 후대가 기억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죽어버린다. 삶과 생명을 원한다면, 사생결단하고 기억해야 한다.

 

구마노 고도 순례길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더불어 세계에서 단 두 군데밖에 없는 순례길이다. 두 곳 모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이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구마노 고도 순례길에 있는 종교적인 유적들을 방문한다고 해서 숭배하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역사와 문화 순례 차원에서 경험하면 좋을 것이다. 오사카에서 이른 아침 출발하여 요시노 국립 공원의 수려한 자연을 만끽하며 구마노시에 있는 오니가조에 도착하여 순례를 시작한다. 조선인 노동자들의 추모비와 많은 사연을 안고 있는 기노모토 터널을 거닌 후,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다 보면 거의 산 정상에 위치한 나치 폭포의 수려한 장관을 보게 된다. 산림욕도 할겸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고 나서 차량으로 더 남쪽으로 가면 혼슈의 땅끝마을인 구시모토가 나온다. 그 한 켠에 하시구이 이와(바위)의 장관이 펼쳐진다. 그 즈음이면 해질 무렵이 다가오는데 방향을 북쪽으로 잡아서 오사카를 향해 가다 보면 쉬라하마에 다다른다. 거기에 키 테라스 호텔의 수영장에서 보는 석양이 최고다. 그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접근이 가능하며 뷔페식 저녁식사를 하면서 감상할 수도 있다. 

 

   
▲ 나치 폭포가 장관이다

 

   
▲ 혼슈의 땅끝마을, 구시모토에 있는 하쉬구이 이와(바위)들이 바다 가운데 질서정연하게 늘어져 있다

 

   
▲ 쉬라하마에 있는 키 테라스 호텔 수영장에서 바라본 석양

 

역사는 역사를 낳고, 생명은 생명을 낳는다

필자가 마르고 닿도록 사용하는 문장이다. 역사는 생명이라는 말이다. 살아있는 생명이라야 또 다른 생명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진행된 ‘최은수 교수의 오니가조 역사문화 순례길’ 체험과 구마노 고도 순례길의 중요 지점들을 방문하면서 일본인 듯 일본이 아닌 듯한 모습에 모두들 경탄을 금치 못했다. 아무쪼록 역사를 기억하여 생명을 낳고, 기독교인으로서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되새기는 일들이 이 순례길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를 소원해 마지 않는다.

‘최은수 교수의 오니가조 순례길’에 대한 문의.
양동훈 목사(오사카 카리스 채플 카미지 담임)
장승희 선교사. https://charis-kami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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