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방식 교수 / 호남신학대학교

◆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

1. 개인이 하는 렉치오 디비나의 단계
렉치오 디비나를 할 때마다 성경은 하나님이 우리(나)에게 보내신 사랑의 편지임을 다시 기억한다. 성경 말씀을 펼치기 전 “오소서 성령님” 하고 성령님의 도움을 청한다.

A. Lectio(Reading: 말씀을 읽음)
성경 말씀을 천천히 읽는다. 여기서 읽는다는 것은 우리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자신을 열어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말씀의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씀이 우리를 변화시키도록 우리를 말씀 앞에 열어드리는 것이다. 성경의 저자에게 영감을 준 성령, 그 성령이 내 안에 계시므로, 성령께서 우리의 스승이 되신다.

성경 말씀을 천천히 소리내어 반복하여 읽는다. 말씀을 읽다가 한 줄의 글이나 단어가 마음에 부딪혀와 관심을 사로잡으면, 거기에 멈춰서 그 말씀에 머문다. 그리고 그 말씀을 주의 깊게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

B. Meditatio (Meditation: 말씀 묵상)
그 말씀이 왜 나의 마음을 touch했는지, 그 말씀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우리의 마음과 이성과 감정, 즉 우리의 전 인격을 동원하여 묵상한다. 여기서 묵상은 말씀에 대해 지적인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단어나 구절을 반복할 수도 있다. 이것은 소의 되새김질에 비유할 수 있다. 삼킨 음식을 꺼내어 씹고 또 씹듯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계속 되새김질하는 것인데, 주어진 말씀을 반복함으로써 말씀이 내면 깊이 뿌리를 내려서 말씀과 내가 하나가 되어지는데 있다.

C. Oratio (Speech)
Oratio는 ‘말한다’, 즉 ‘기도한다’는 의미이다. 주어진 말씀과 그 말씀의 의미를 통해서 하나님이 오늘 나의 삶의 어떠한 부분으로 인도하시는지를 발견한다. 이 단계는 말씀이 나의 존재의 가장 깊은 것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나를 더욱 말씀 앞에 열어 놓는 단계이며, 주신 말씀에 대하여 나의 생각, 뜻, 결심, 느낌을 동원해서 하나님께 응답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성 키프리안은 이렇게 말했다.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말합니다.”
 
D. Contemplatio (Contemplation)
관상은 말씀을 통해서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의 현존 앞에 머무르는 단계이다. 성령이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해 주시고 인도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나님의 품안에 깊은 사랑과 평화 속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다. 우리가 Lectio Divina를 행하는 가운데 우리에게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임재하시는 하나님 앞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관상의 경험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다.

2. 그룹이 함께 하는 렉치오 디비나
A. 읽음(들음)의 단계
ㄱ. 마음의 내적 고요함을 유지하며 성령께서 이 모든 과정을 인도해 가시도록 도움을 구한다. 내적 고요함을 위해 조용한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
ㄴ. 인도자가 정해진 성경 본문을 3번 천천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반복하여 읽는다. 회중들은 마음을 열고 자신의 마음을 터치하는 말씀에 주목하면서 듣는다.
ㄷ. 5분 동안 침묵 속에서 받은 말씀을 반복하여 마음에 되새긴다.
ㄹ. 내가 받은 말씀 한 단어나 구절을 그룹 안에서 나눈다.

B. 말씀 묵상의 단계
ㄱ. 인도자가 성경 본문을 다시 읽는다.
ㄴ. 5분 정도 침묵하면서 오늘 받은 말씀이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왜 나에게 그 말씀이 주어졌는지, 그 말씀이 왜 그리고 어떻게 나에게 중요한지를 묵상한다.
ㄷ. 오늘 받은 말씀이 왜(어떻게) 나에게 중요한지를 한 두 문장으로 서로 나눈다.

C. 기도의 단계
ㄱ. 인도자가 성경 본문을 다시 읽는다.
ㄴ. 받은 말씀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 5분 동안 묵상하면서 침묵기도를 드린다.
ㄷ. 나의 응답을 한 두 문장으로 서로 나눈다.
D. 관상의 단계
ㄱ. 말씀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5분 정도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며 하나님의 품안에 머무른다.
ㄴ. 천천히 주기도문을 드림으로 마친다.

◆  깊이 깊이 말씀 속으로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기를 원하시는 분에게 다음의 책을 권장한다.
저자: 텔마 홀
제목: 깊이 깊이 말씀 속으로-거룩한 독서(Lectio Divina)의 재발견
출판사: 성서와 함께
실제로 거룩한 독서에 대해 좋은 책들이 여러 권 나와 있다. 위의 책은 아주 쉬우면서도 알차게 쓰여져 있어서 입문서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수도생활의 시작부터 기원했던 거룩한 독서를 통하여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관상기도 안내서이다.

전체 2부로 되어있으며 제 1부, 1장에서는 거룩한 독서에 대한 기원과 설명,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거룩한 독서의 기도는 그리스도교 초기 전승부터 시작되었고 오늘날도 수도원의 고유한 기도(특히 베네딕토 계열의 트라피스트회)로 수도승들에 의해 전해져 행해지고 있다.

2장에서는 주어진 삶과 존재가 사랑의 선물임을 실제로 깨닫게 될 때에 무조건적인 자아포기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해설과 함께 ‘살기 위한 죽음’을 역설로 풀어나가고 있다. 3장에서는 사랑의 관계가 “기쁨과 슬픔, 출생과 사망, 성공과 실패, 오해와 화해 등 이 모든 것을 통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삶을 나누면서 하나되고 성숙한 사랑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가듯이 거룩한 독서의 과정에 담겨있는 기도의 차원도 지속적으로 심화시켜 가는 것에 비유한다. 4장에서는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1. 읽기(Lectio) :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들음.
-2. 묵상(Meditatio) : 말씀을 묵상함.(하나님에 관한 우리의 지적활동과 상상)
-3. 기도(Oratio) : 말씀이 마음을 건드림.(기도 중에 우리 마음은 열리고 그분의 얼이 들어올 수 있다.)
-4. 관상(Contemplatio) : 침묵으로 들어감, 말씀에 깊이 잠김.

제 2부에서는 한 개의 주제에 10개의 성서구절이 열거되어 있다. 전체 50개의 주제가 가나다순으로 들어 있다. 이 부분은 거룩한 독서 혹은 다른 형태의 기도에 사용할 수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어가며 자신 안에 인격적인 응답이 일어날 때까지 읽는다. 이런 방법은 거룩한 독서의 원리와 일치하며 성서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

기도에 대한 갈망은 하나님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주신 열망이며, 하나님의 선물이고, 우리를 향한 그분의 열망의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거룩한 독서’로 알려진 기도방법을 설명한 이 책을 통하여 관상기도에 관심이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어린이처럼 단순하게 읽는 가운데 관상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