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동섭 교수/ 미국 리폼드 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 백석대학교 선교학 교수 역임, 글로벌 비전교회 담임
 

▲ 방동섭 교수

  이 세상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고상한 행위는 예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건하게 예배드리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만일 사람이 예배하는 자세로 일생을 살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참된 경건을 이루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무엇보다 잘 훈련을 받아야 할 영성의 분야가 예배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소홀히 여기거나 무너진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최근 교회 안에서 예배의 진정한 회복이 이루어지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예배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다가 예배가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이 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고 있는 한국 교회의 영적인 회복의 역사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무엇보다 ‘예배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무너진 예배가 회복되면 한국 교회가 다시 일어나 어두운 세상을 향해 새롭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무나 예배드릴 수 없다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는 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아무나 예배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은 아무나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에베소서 1장에 보면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는 자의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에베소서 1:3-6).

이 말씀을 자세히 보면 우선 예배에 대한 개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예배는 “우리에게 거저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예배는 ‘하나님이 거저 주신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누가 하나님의 영광을 이렇게 찬미할 수 있는가? 사도 바울은 세 가지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는 “내가 그리스도를 통해 하늘에 속한 복(spiritual blessing)을 받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엡 1:3). 두 번째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이미 나를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하시고 부르셨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엡 1:4). 마지막으로는 “내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엡 1:5). 이 세 가지 조건은 상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개념이며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내가 진정한 예배자가 되려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을 받고 그의 자녀가 되었다”는 확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구원의 목적은 예배

바울이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강조점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는 목적은 바로 ‘예배’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원 전부터 택하시고 때가 되어 구원을 베풀어주신 목적은 단지 우리를 ‘죄악’으로부터 건져주시고 우리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로 만들어 주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해 예배드릴 수 있는 자격자로 세워주시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가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은 영원토록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선포하고 찬양하는 자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아무나 예배를 드릴 수 없으며 구원을 받은 자, 구속의 감격을 누리는 자만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 대한 영광의 찬미는 이처럼 구원의 감격이 있는 사람의 마음과 입술에서만 흘러나올 수 있는 것이다.

기독교와 일반 종교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일반종교는 그들의 종교 의식이나 소위 그들이 말하는 예배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구원이나 얻고자 하는 종교적인 목표에 이르는 것이라면 기독교는 먼저 하나님으로부터 구원을 받았기에 그를 향한 예배가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이 주신 구원을 받기 위해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구원을 확신할 수 없는 자는 종교 의식은 가능해도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불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말하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는 아무에게나 열려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요즈음 교회 안에서 ‘열린 예배’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만일 ‘열린 예배’라는 용어가 “누구에게나 예배가 열려있다”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용어이다. 그렇게 열려진 예배는 없다.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살아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신령한 구원이 무엇인지’ 또 ‘그 구원이 어떻게 그들에게 주어지는 것인지’ ‘하나님의 구속의 은총은 무엇을 의미한 것인지’를 깨우치게 하고 구원에 이르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원에 이르지 못한 자들은 선교의 대상일 뿐 아직 그들은 진정한 예배자가 될 수 없다. 예배에 참석할 수는 있어도 종교적인 차원에서 예배를 구경할 뿐 예배를 드릴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