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5장17절-21절에 나타난
바울의 ‘en Christo ’사상과 선교적 함의

황종한 / 주안대학원대학교, Ph.D Cand.
 

국문 초록

바울의 시작된 종말론의 사유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는 ‘엔 크리스토’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 창조’를 이루셨고, 세상과 ‘화해’하셨으며,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셨다. 그러나 본문의 ‘새 창조’, ‘화해’, ‘의’는 전통적인 해석처럼 직설법으로만 볼 수 없다. 바울이 구원론을 제시하기 위해서 본문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도권을 변호하는 맥락에서 복음의 내용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문의 독법은 우리의 신분 변화(새 피조물됨, 화해됨, 칭의)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직설법보다는 고린도 교인들을 향한 명령법으로 읽어야 한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참여를 통한 새 피조물로서의 관점 변화, 화해, 하나님의 의와 정의 구현이라고 하는 변화에로의 초대이다.

바울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본받음으로서, 자신의 삶과 사역이 복음의 구현이 되었던 것처럼, 교회가 세상에 화해의 전달자가 되고, 하나님의 의를 구현하는 것 역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본받는 변혁적 참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엔 크리스토’ 사상은 변혁적이고, 참여적이며, 선교적인 특성을 가진다.

주제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선교, 새 창조, 화해, 정의
 

Ⅰ. 들어가는 말

루터와 칼빈을 비롯한 종교개혁자들과 그 후계자들은 ‘이신칭의’를 바울 복음의 핵심으로 보았으며, 기독교 구원교리의 사활이 걸려있는 중요한 교훈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20세기 초반부에 다이스만(Adolf Deissmann)을 기점으로 바울 신학의 중심을 ‘칭의’가 아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연합’으로 보려는 시도가 일어났고¹⁾, 슈바이처(Arbert Schweitzer)에 이르러서는 ‘그리스도 안에 있음의 신비주의 구속론’을 중심 분화구로, ‘칭의’를 보조 분화구로 보았다.²⁾ 이후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참여를 바울 신학의 중심으로 바라보려는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바울 서신에서 ‘그리스도 안에서’(ἐν Χριστῷ)라는 용어처럼 빈도수가 높은 어휘도 없을 것이다. 물론 빈도수가 중요도를 결정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엔 크리스토’를 빼고 바울 신학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³⁾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치사 ‘안에서’(ἐν)의 어의적 다양함은 ‘엔 크리스토’의 의미를 규정하는데 어려움과 모호함을 제공한다. 따라서 본 소고에서는 바울의 ‘엔 크리스토’ 사상을 조명하기 위해, 연구 범위를 고린도후서 5장 17-21절로 한정하고, 석의 작업과 선교 신학적 고찰을 통해 그 의미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고린도후서 5장 17-21절에 나타난 ‘엔 크리스토’와 연결된 신학적 주제들인 ‘새 창조’, ‘화해’, ‘하나님의 의’를 본문 석의 작업과 함께 신학적 고찰을 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이러한 주해와 신학적 작업을 기초로 고린도후서 5장 17-21절의 ‘엔 크리스토’사상에 나타난 선교 신학적 고찰을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관점에서 진행하고, 그것의 선교적 함의를 다루고자 한다.⁴⁾

Ⅱ. 고린도후서 5장 17-21절 본문의 석의적 고찰

1. 문맥과 배경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⁵⁾에 대한 대적자들과 고린도 교인들과의 갈등 속에서 본문을 기술했다. 따라서 본문에 나타난 ‘새 창조’, ‘화목’, ‘칭의’사상들은 일차적으로 구원론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술된 것이 아님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⁶⁾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과의 갈등과 사도로서의 그의 수고가 헛된 것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사도로서의 부르심과 사역이 얼마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닮은 모습인가를 보여주는 변호의 논증을 2장에서 7장까지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본문 석의에 앞서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울 사유의 주요한 틀로서 종말론적 구조와 바울의 사도직에 대한 자기 이해이다.

본문의 ‘새 창조, 화해, 의’라는 용어들에 대한 바른 해석을 위해서 바울의 종말론적 사유 구조 파악은 필수적인데, 바울 신학에서 종말론의 중요성은 여러 학자들이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다.⁷⁾ 헤르만 리델보스(Herman Ridderbos)는 “바울 설교의 개별적인 모든 주제가 통일성 속에서 그리고 상호관계 속에서 이해되고 파악될 수 있는 것은 이 중요한 공통분모(종말론) 아래 있을 때다”라고 말했다.⁸⁾
그레고리 비일(Gregory Beale)은 바울 사상의 지배적 개념을 넘어서, 신약 성경 전체를 지배하는 개념이 ‘시작된 종말론’이라고 주장한다.⁹⁾

바울의 사도직에 대하여 김세윤은 이사야 42장을 중심으로 한‘야훼의 종’(Ebed YHWH)의 소명과 사역이 바울 자신의 사도직 이해의 배경이 되는 것으로 본다.¹⁰⁾ 그러나 강보영은 김세윤이 별도로 설명하지 않은 부분으로서 바울이 ‘야훼의 종’을 메시아로 인식함과 자신의 사도적 부르심 사이의 상호 연결성의 문제를 질문한다. 강보영은 ‘야훼의 종’ 모티프와 ‘종말론적 복음 선포자’(Eschatological Heralds) 모티프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지만, ‘종말론적 복음 선포자’를 ‘야훼의 종’의 한 측면으로 보아야 한다고 논한다.¹¹⁾ 바울의 사도로서의 자기 이해는 ‘야훼의 종의 종’으로서 직능적 연속성을 가지며, 종말론적 선포자들 중 하나로 본 것이다.

비록 바울이 하나님의 백성과 이방인들을 위한 대리적인 고난/죽음/옹호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적 행위를 구현하고 또 열방의 빛으로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개시한 메시아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존재론적으로 (야훼)의 종의 역할을 취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바울은 메시아와 사도 자신 모두를 그의 도구로 세우시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선포자들’이라는 생각에 의거해서, 그의 선교를 메시아적 종의 사역의 ‘연장’ 혹은 ‘연속’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¹²⁾

바울은 이러한 종말론적 구조와 자신의 사도직에 대한 종말론적 선포자로서의 인식을 가지고 사도로서의 사명을 수행했다. 본문을 살피면서 우리가 파악하겠지만, 바울의 요지는 죽음에까지 이른 예수의 사역 패턴이 지금 사도들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것과 바로 그것이 사도들의 진정성의 표시라는 것이다.¹³⁾

2. έν Χριστῷ와 새 창조 (καινὴ κτίσις 5:17)

사도 바울이 ‘새 창조(새 피조물)’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 다메섹 도상 부활 예수 체험을 통해 변화된 자신을 암시한다고 보기도 하고,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이것을 중생(거듭남)이라는 개인적인 차원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바울의 종말론적 지평은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에 맞닿아 있으며, 그것은 개인적이고 사적인 차원이 아니라, 모든 창조 세계를 새롭게 하는 하나님의 새창조 사역의 우주적 지평 속에서 보아야 한다.¹⁴⁾

17절은 새 창조에 관한 이사야 43장 18-19절과 65장 17절의 예언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허버드(Moyer V. Hubbard)는 새창조 관련 예언들이 이사야가 예언한 완전한 갱신으로 실제로는 성취되지 않았다고 보기에 본문을 순전한 비유로 본다.¹⁵⁾ 그러나 “새 것이 되었도다”라는 표현으로 바울은 성취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았음을 알 수 있다. 17절은 15절에 언급된 그리스도의 부활을 새 창조의 시작으로 간주하고, 이 새 창조 속에 신자들은 참여한다. 신자 개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아직 다가올 물리적, 우주론적 새 창조의 완성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새로운 종말의 시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궁극적인 종말이 미래적이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부분적이면서도 비 물리적인 방식으로, 옛 것은 지나갔고, 새 것이 이미 온 것이다.¹⁶⁾

그레고리 비일은 이사야의 예언들이 새 창조에 참여하는 자들의 지성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새 창조에 참여하는 자들은 새로운 피조물이기 때문에 옛 피조물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판단할 것이다(사 43:18, 사 65:17).¹⁷⁾ 새로운 피조물은 ‘외모로 자랑하기(5:12)’, ‘자신을 위해 살기(5:15)’, ‘육체대로(kata sarka) 판단하기(5:16)’등과 같은 이전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벗어난 자들인데, 바울의 강조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통적인 해석은 신자의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지위(신분)를 강조했다. 누구든지(tis)라는 표현에서 회심 이전 육체대로 메시아와 그리스도인들을 판단하고 잔해했던 바울 자신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다.¹⁸⁾ 그러나 바울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의도는 무엇일까? 그것은 고린도 교인들이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직설법)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바울은 궁극적으로 고린도 교인들이 변화된 존재로서 이전과는 달리 육체대로(kata sarka) 바울을 바라보지 말고, 그들이 예수를 이해했던 방식으로 바울 자신을 보라는 암시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본문의 새로운 피조물 언급은 직설법뿐만 아니라 명령법을 내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διὰ Χριστοῦ와 화해(καταλλαγή 5:18-20)

캠벨(Constantine R. Campbell)과 블랙웰(Ben C. Blackwell)은 18절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διὰ Χριστοῦ)와 19절의 ‘그리스도 안에’(ἐν Χριστῷ)에 대하여 문맥의 평행 의미상 후자를 영역적 용법 대신 도구적 용법으로 본다.¹⁹⁾ 반면 해리스(Murray J. Harris)는 후자를 영역적 용법으로 본다.²⁰⁾ 연구자는 18절과 19절을 평행절로 보고 후자에 대한 도구적 용법 해석을 지지한다. 화해의 행위에 있어서 두 번씩이나 하나님이 주체가 되신다. 하나님께서 주체적 동인이시고 그리스도는 매개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를 자기와 화목하게 하셨다’(18).‘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셨다’(19). 비록 그 관계를 깨뜨린 것은 인간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 회복하시는 분이시다. 사람들의 범죄(paraptoma)가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저희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않으신다.

구약성경에는 ‘화목’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가 전혀 없는데, 고린도후서 5장 14-21절에서는 화목에 해당되는 동사 Katallaso, 명사 katallage가 총 5회에 걸쳐 등장한다. 그 동안 고린도후서 5장 17절의 배경으로 이사야서 본문이 일반적으로 거론되었지만, 고린도후서 5장 18-20절의 화해 본문에 대한 배경은 연구가 많이 되지 않았다고 그레고리 비일은 옳게 주장한다.²¹⁾ 윌크(Florian Wilk)의 연구도 고린도서에 나타난 이사야 본문을 고찰하지만, 고린도후서 5장 18-21절의 화목 사상에 대한 부분은 놓치고 있다.²²⁾ 그레고리 비일은 야훼의 종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 포로 되었던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평화로운 관계로 회복된다는 측면에서 화목의 개념을 이사야서 40-66장의 종합적인 주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²³⁾

김세윤은 바울의 독특한 ‘화목’이라는 단어와 사상 속에는 하나님의 원수로 교회를 박해하였던 회심 이전의 바울의 모습과 다메섹에서 그를 부르시고 사명을 주신 체험이 반영되어 있다고 본다. 바울이 화해의 직분과 사신을 강조하는 것은 자신을 더 이상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원수로 살았던 과거로 인해서 판단하지 말라는 의도라는 것이다. 바울의 화목 사상은 예수 전승을 사용한 것이지만, 그 기원은 다메섹 체험에 있고, 화목이라는 신학용어인 katallassein / katallage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바울이었다고 강조한다.²⁴⁾

해석상 난해한 부분은 첫째로, 말씀을 맡고 화목의 직분을 맡은 ‘우리’, 그리스도의 사신이 된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²⁵⁾

둘째로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말을 이미 신자가 된 고린도 교인들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N. T. 라이트(N. T. Wright)를 비롯한 몇몇 주석가들은 하나님이 맡기신 화해의 말씀과 화해의 직분, 그리스도의 대사 지위를 맡은 ‘우리’를 사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았다.²⁶⁾ 그러나 엘링튼(Ellington)은 18, 19, 20절의 ‘우리’를 모든 신자들에게 적용한다. 화해의 직분, 화해의 말씀을 맡은 것, 그리스도의 사신이 되는 것을 모두 신자들에게 적용한다. 그것은 바울의 사도권을 묘사하지만, 또한 고린도 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주장할 수 있도록 초대하는 기능을 한다고 엘링튼은 여긴다.²⁷⁾ 그는 ‘엔 크리스토’의 변혁적, 참여적 성격과 교회론적, 선교적 의의를 잘 강조했지만, 18-20절의 우리를 모든 신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적용함으로, 바울의 1차적 저술 의도를 다소 희석시킬 위험성을 보여준다.²⁸⁾

‘우리’의 지칭 대상을 규명하는 어려운 논의 속에서 강보영의 관점은 매우 유용해 보인다. 그는 바울의 선교 구조가 ‘종말론적 선포자’와 ‘종말론적 공동체’로 분기(bifurication)하는 이중 구조의 형태를 가지며, 사도와 교회간 ‘선교적 의도’면에서는 연속성이, ‘선교적 기능’면에서는 불연속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²⁹⁾ 연구자는 강보영의 주장이 타당성을 가진다고 보며, 18, 19절의 ‘화해의 직분’, ‘그리스도의 대사’라는 말을 십자가를 본받는 삶과 상관없이 모든 신자들에게 부여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분’(diakonia)과 ‘대사’(presbeuõ)라는 말에는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자기 인식과 함께 가졌던 엄중한 책임의식과 십자가를 본받는 희생이 그 속에 내포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울의 종말론적 선교 구조 속에서 사도 그룹이 종말론적 선포자들로서 ‘야훼의 고난받는 종의 종들’이라는 인식 속에 그리스도의 고난을 몸소 재현함으로 그 사도직과 화해의 직분, 그리스도의 사신이 됨을 증거한 사실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이 본문은 일차적으로 사도 그룹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에 대한 해석 부분이다. N. T. 라이트는 확신을 가지고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표현이 고린도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권면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사신으로서 화해의 직분을 맡은 바울이 일반 세상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적 표현을 기술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본문을 개인적으로 사역하면서 ‘너희는’이라는 단어를 생략하였다.³⁰⁾

그러나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바울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를 보내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셈이 되는 것이기에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것은 바울의 사도권을 인정하고 바울과 소원했던 관계를 정리하고 화목하라는 말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바울의 종말론적 구조의 틀에서 직설법은 명령법과 함께 간다. 그것은 이미 메시아의 새로운 시대, 새 창조의 하나님 나라가 시작되었지만, 완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따라서 바울은 신자가 “새 사람을 입은 존재다” (골 3:10, 직설법)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새 사람을 입으라” (엡 4:24; 골 3:12, 명령법)고 말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하나님과 이미 화목한 신분 가운데 있는(직설법) 고린도 신자라도, 6장, 7장에서 그들의 거룩하지 않은 삶, 즉 일시적 우상 숭배와 음행, 불의한 행실을 경계하는 내용들이 내포하는 바는, 고린도 교인들이 주변의 믿지 않는 불신자들과 동화된 삶을 살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바울의 메시지는 고린도 교인이 이미 하나님과 화목한 존재들이지만(직설법), 사도 바울의 사도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 하나님의 복음과 그 복음을 전하는 바울 자신으로부터 멀어짐에서 다시 화목을 요청하는 말(명령법)로 볼 수 있는 것이다.

4. ἐν αὐτῷ와 하나님의 의(δικαιοσύνη θεοῦ 5:21)

21절은 ‘그리스도 안에서’와 ‘하나님의 의’를 다룬다. 고먼(Michael J. Gorman)은 캠벨과 달리 전치사 ἐν을 영역으로 해석한다. “‘되다’(ginomai)는 십자가에 못박히고 부활하신 메시아의 영역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비록 이동의 언어는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영역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이 여기서 비인격적인 장소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인격적 관계를 묘사하는 것”³¹⁾으로 본다.

고먼은 고린도후서 5장 21절을 법정적 칭의로 이해하는 전통적인 해석³²⁾을 반대한다. 본문은 ‘동적인 변화’를 언급하기 때문이다. 동사 ‘되다’(ginomai)의 사용은 이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바울이 앞서 언급한 새 창조 역시 각 개인이나 그리스도 안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경험하는 새로운 실재에로의 ‘변화 용어’로 볼 수 있다.

5장 21절은 5장 15절에 대한 의미적 평행 구절로 볼 수 있는데, 두 구절은 모두 ‘목적’(hina)이 표현되고 있다. 15절은 그리스도의 죽음에 연합한 사람은 그리스도를 위한 삶으로 삶이 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21절에서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죄가 되신 것은 우리가 의가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본문을 새로운 삶을 언급하는 ‘변화’의 언어가 아닌 다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³³⁾ 이러한 고먼의 관점은 헤이스(Richard B. Hays)의 지지를 받는다.

공동체가 이렇게 종말론적으로 변형된 모습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님의 화목 사역의 목적이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5:21)이라는 바울의 놀라운 확증을 설명해 준다. 그는“우리가 하나님의 의에 대하여 알도록 하심이니라"고 말하지 않았고,“우리가 하나님의 의를 믿도록 하심이니라”고 하지도 않았고,“우리가 하나님의 의를 받도록 하심이니라”고도 하지 않았다. 대신, 교회는“하나님의 의 자체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다 같이 삶 속에서 세상과 화목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형상화할 때, 새로운 창조가 밝히 드러난다. 교회는 하나님의 의를 육화한 것이다.³⁴⁾

고먼은 21절 ‘의’가 참여적이고 변혁적 성격을 가짐과 함께 그것이 언어적으로 ‘정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보복/비폭력(고전 4:11-13)과 화해(고후 5:18-20)와 가난한 자들에 대한 헌신(고후 8, 9장)이라는 ‘정의로운 행동’을 포함한다고 하여 고린도전후서를 ‘하나님의 정의 구현하기’의 관점에서 신선하게 재해석했다.³⁵⁾

고먼의 관점에 대체로 동의를 하지만 고먼이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케제만이 말한 바, ‘하나님의 의’가 ‘하나님의 성품과 능동적인 구원의 능력(행동)’이라는 측면에서 전자를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고먼은 ‘칭의’와 ‘정의’를 연결하면서 고린도후서의 ‘정의’에 관련된 본문으로 고후 8-9장을 언급했다. 그러나 후커가 옳게 말했듯이 신자들의 ‘의’와 ‘정의’는 고린도후서 6장 14절-7장 1절에 나타난 우상숭배와 부도덕과 함께하지 않는 거룩한 삶을 또한 포함하는 것이다.³⁶⁾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함께 하지 못하듯이, 의와 불의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바울이 말하면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른 것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는 ‘하나님의 의’가 거룩과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녀는 또한 그 ‘의’가 8-9장의 예루살렘 가난한 성도들에 대한 구제로 구현되는 것으로 옳게 언급한다. 후커는 여기서 하나님의 의와 성도의 의가 서로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³⁷⁾ 그런 면에서 후커의 제안은 균형을 보여준다. 라이트(N. T. Wright)가 21절의 ‘우리’를 사도 그룹에게만 제한하여 해석한 것과 달리, 후커는 일차적으로는 사도 그룹에 제한하여 해석하면서도 동시에 신자들의 삶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는 매우 타당성 있는 주장이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본받고, 십자가를 본받는 삶과 사역의 방식을 통해 하나님의 의, 구원 활동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모든 신자들 역시 하나님의 의가 되고 그 의가 모든 신자들의 삶에 드러나야 한다. 그것은 사도들만의 몫이 아니다. 그리스도가 의와 거룩함의 근원이시라면(고전 1:30),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와 같이 되며, 의와 거룩을 구현하도록 되어 있다.³⁸⁾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21절 또한 사도의 십자가를 본받는 사역 양식을 변호하는 맥락 속에 있다. 그렇다면, 전통적 해석처럼 사도 바울이 법정적 신분의 변화를 말하는 ‘칭의’를 제시했다고 보기 어렵다. 바로 뒤에 나오는 6장 14절-7장 1절과 8-9장에 비추어, 거룩한 삶을 살고 동시에 경제적 정의를 실천함으로 ‘하나님의 의’를 세상 속에 구현하라는 명령법으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고먼이 옳게 지적한 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들의 변혁적 참여를 통한 테오시스(theosis)를 이루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³⁹⁾

Ⅲ. 고린도후서 5장 17-21절 ἐν Χριστῷ의 선교신학적 고찰과 선교적 함의

1. ἐν Χριστῷ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교

1)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종말론적 새 창조 사역

고린도후서 5장 17절-21절 본문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하나님의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본문에서 성령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새 창조의 사역, 화해의 사역, 의의 사역은 성령의 사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바울은 고린도후서를 통해 웅장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하나님의 새 창조가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났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옛 시대 악의 세력을 이기셨고,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으로 종말론적 구원의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일부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개인적, 수직적, 종교적 차원이라는 협의의 구원에 익숙해 있지만, 하나님의 새 창조, 화해, 의의 사역의 범위는 우주적이다. 바울이 이해하는 종말론적 이중 구조에서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의 새 창조는 한 개인의 영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피조 세계를 향한다.⁴⁰⁾

이것을 라이트(Christopher Wright)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의 선교는 보내시는 하나님만이 아니라, 그 분의 창조 세계 전체에 대한 중요한 목적을 지니신 하나님과 그 목적을 성취하시기 위해 끊임없이 선교하고 계신 하나님을 가리킨다.”⁴¹⁾ 따라서 우리가 복음을 단순히 ‘죄 사함’이나 ‘이신칭의’의 메시지로 축소할 때 우리는 그 복음을 손상시키는 것이다.⁴²⁾

2)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화해 사역

바울이 하나님의 화해 사역을 말할 때에도 새 창조와 같은 어법으로 말한다. 화해의 주체는 성부 하나님이시다. 그런데 이 화해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일어났다고 말한다. 여기서 전치사 ἐν을 도구적 용법으로 보든지, 아니면 영역적 용법으로 보든지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화해의 사역 또한 성부 하나님이 주체요 동인이 되시고, 예수 그리스도가 매개가 되어 일어났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화해 사역은 한 개인에게 그치는 것이 아니며 그 지평은 공동체와 사회, 창조세계 전체에까지 확장된다. 하나님의 화해는 수직적 차원뿐만 아니라 수평적 차원(엡 2:12), 우주적 차원을 가진다(골 1:14). 하나님의 관심은 ‘세상’에 있으며,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다고 성경은 말한다. 따라서 화해의 영역이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주시는 사랑을 통해 이렇게 세상에 나타났다.⁴³⁾ 그리고 하나님은 이 사랑에 근거해서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신다. 하나님이 제공하시는 화해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십자가라는 값진 희생과 댓가 지불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고린도후서 5장 18-19절에서 하나님의 화해 행위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났다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신 사랑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그 십자가에서 이루신 화해의 다른 쪽에는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를 대신하여 철저히 버려두심(“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과 징벌하심을 전제로 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십자가는 자기 아들을 형벌에 내어주시기까지 죄에 대하여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정의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화해가 함께 만나는 곳이다.

그러므로 고린도후서 5장 18-19절에 나오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표현은 상투적인 관용어구라고 볼 수 없다. 그 속에는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숭고한 희생과 심오한 사랑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한다. 십자가에서 우리를 대신하신 그리스도의 처절한 분리와 단절(소외), 형벌 당함이 메아리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본문에서 성자 하나님을 십자가에 못 박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사 보내시고 내어주신 성부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보게 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화해의 중심에는 바로 이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이 놓여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3)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의의 사역

고힌(Michael W. Goheen)은 십자가의 중요성에 대한 전통적인 복음주의적 관점이 가진 세 가지 문제점으로 첫째, 개인적 측면으로 해석하고 십자가형 이야기의 성경 전체 내러티브적 상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둘째, 속죄의 공동체적이고 우주적인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것, 셋째, 십자가의 변혁적인 능력의 메시지를 무시하는 것을 지적한다.⁴⁴⁾ 이것은 속죄의 개인화가 십자가로부터 공동체적, 우주적 회복의 차원을 빼앗는 것이며, 십자가를 변혁된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보지 않고, 십자가를 악하고 폭력적인 인간과 타락한 구조들을 실제로 변화하지 않게 내버려두는 ‘구원 거래’(saving transaction)로 축소시킨 것이다.⁴⁵⁾ 이러한 해석은 죄책의 문제는 해결하지만, 죄의 세력을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옛 시대를 끝내고 종말론적 새 시대를 시작했고, 회복되고 변혁된 하나님의 백성을 만드는 사건이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연합한 신자들은 더 이상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그리스도를 위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고후 5:14-15). 삶의 방향이 전환된다. 신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할 때, 그리스도를 통한 죄와 죄의 세력에 대한 창조 세계 전체의 승리를 공유하게 되며, 변혁적 종말론적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케제만은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행동하는 구원의 능력이다. 고린도후서 5장 21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의’는 종말론적인 하나님의 정의 아래서 살아가는 자들 안에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고 언급했다.⁴⁶⁾ 불트만은 케제만의 이러한 해석을 반대하며,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여김을 받는 것이라고 보았다.⁴⁷⁾ 그러나 후커는 케제만의 관점에 동의하며⁴⁸⁾, 연구자도 케제만의 해석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고 본다. 하나님의 의는 죄와 불의, 압제와 학대, 억울함과 차별을 없애고 하나님 나라의 구원과 정의의 통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성부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의 의를 드러내셨을 뿐만 아니라,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따라 변화됨으로 하나님의 의를 구현하는 삶을 살도록 변화시키신다.
 

2. ἐν Χριστῷ가 보여주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바울과 교회

1) 종말론적 선포자로서 하나님의 화해 말씀과 직분을 맡은 바울

강보영은 이사야서의 ‘종말론적 선포자’ 모티프가 바울의 선교와 그의‘종말론’이 깊이 연결된 것임을 보여주며, 시작된 종말론적 사건으로 바울 선교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울의 복음 선포는 단순히 타자의 구원을 위해 기꺼이 나서는 행위가 아니라, 그에게 드리워진 숙명이자(고전 9:16),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하나님의 종말론적 백성들이 모두 들어오도록 하나님의 구원의 종말론적 메시지가 선포되는 종말론적 드라마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이었다(롬 11:25-26, 사 59:20-21). 그러므로 ‘종말론적 사건으로서의 선교’라는 사유는 바울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과 그 사명의 수행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그 선교적 내용이 발생해야 하는 특정한 종말론적 상황에 대한 사도 바울의 인식을 포함한다.⁴⁹⁾

따라서 바울이 자신의 사도적 사역 양식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기술한 ‘화해의 직분’(diakonia)과 ‘화해의 말씀을 맡은 것’(tithemi),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신’(presbeuõ)이라는 표현은 일반 신자가 아닌 사도 자신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우선적으로 옳다. 고린도 교인들이 볼 때, 바울의 어눌한 언변, 육체의 가시, 가난과 역경, 고난 등은 사도와 어울리지 않는 것들로 여겨졌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이 사역을 하면서 겪은 약함과 온갖 고난이 바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며, 그로 인해 하나님의 구원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린도후서 6장 8-9절의“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은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의 역설적인 표현들은 그리스도께 적용되었던 죽음과 부활, 자발적 가난과 타인을 부요케 하심(고후 8:9)의 역설 패턴이 사도 바울의 사역 속에 동일시되어 일어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바울의 사도직의 진정성을 증거하는 것이 된다.⁵⁰⁾

후커는 사도 바울의 사역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도 바울의 사역 양식은 정확히 복음을 본받는 것이었으며, 그 안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했고, 하나님의 의가 된 것이라고 말한다면 놀라운 말일까? 이것이야말로 바울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해서 산다는 말이며, 화목의 메시지를 부탁받아 그리스도의 사신이 된다는 것의 의미이다.”⁵¹⁾

바울은 고린도후서 4장 12절에서 “사망은 우리 안에서 역사하고, 생명은 너희 안에서 역사한다”고 말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본받는 삶과 사역의 방식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활동,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였다. 그는 종말론적 선포자로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을 구현한다. 그런 측면에서 그 역시 의의 도구가 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을 오직 말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자로 묘사하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예루살렘의 가난한 자들을 위한 모금을 전달하는 일은 딘 플레밍(Dean Flemming)의 말대로, “교회의 ‘진짜’선교에 ‘부차적’이거나 ‘보조적’인 활동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은혜를 실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복음에 육신을 입히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정의와 긍휼의 성품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요, 복음을 구현하는 것이다.”⁵²⁾

바울의 종말론적 선포자로서의 선교 사역에 있어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울이 어떻게 수많은 고초와 역경을 감당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레이몬드 브라운(Raymond E. Brown)은 사도 바울의 십자가를 본 받는 삶에 나타난 고난의 중심은 사랑이라고 말한다.⁵³⁾ 바울의 고백은 온통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셨다(갈 2:20).”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5-37).”“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고후 5:14).”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사로잡힌 사람이었다.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바울의 선교에서 온갖 고난을 비롯한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십자가를 본받는 그의 사역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하나님 앞에 원수로 행하며, 예수를 알지 못해 교회를 잔해하던 그를 용서하시고 새 피조물이 되게 하시고, 하나님과 화목케 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이야말로 바울 선교의 원동력이었다.⁵⁴⁾

2) 하나님의 새 창조, 화해, 정의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은 교회

바울의 선교 구조는 강보영이 옳게 주장하듯이, ‘종말론적 선포자’와 ‘종말론적 공동체’로 분기(bifurication)하는 이중 구조 속에서 사도와 교회간 ‘선교적 기능’면에선 불연속성이 존재하지만, ‘선교적 의도’측면에서는 연속성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⁵⁵⁾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종말론적인 새 시대, 새 창조가 시작되었다. 예수님은 새 창조의 첫 열매이며, 성령은 종말론적 새 창조 완성의 보증이다. 교회는 다가올 시대의 능력 안에 참여하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베커의 말대로 교회는 “새 시대의 여명이며, 역사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선취적 발현이다. 그것은 새 창조의 교두보이자, 옛 시대 안에 드러난 새 시대의 표지이다.”⁵⁶⁾ 교회는 종말론적 공동체로서 새 창조의 삶을 구현할 때 열방에 매력적인 존재가 되고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 데이비드 보쉬는 이렇게 말한다.

바울의 이해에 따르면 교회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세상이며, 구속받은... 새 창조다. 교회의 세상에서의 주된 선교는 이러한 새 창조가 되는 것이다. 교회의 참 존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외부인들에게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신자들은 그들의 행동을 통해 외부인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거나 밀어낸다. 그들의 생활양식은 매력을 줄 수도 있고, 혐오를 줄 수도 있다. 그것이 매력적일 경우, 심지어 교회가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가 전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교회에 이끌려 오게 된다.⁵⁷⁾

교회는 또한 하나님의 화해를 이웃과 세상에 증거할 사명을 가진다. 바울서신에서 화해 표현이 가지는 넓이만큼 그것은 개인적 수직적 차원을 넘어서, 수평적 차원(엡 2:14), 우주적 차원(골 1:20)을 가지는 것이다. 고린도 교회는 바울로부터 하나님과 화목하라는 말을 듣는다. 그것은 바울과의 화목을 목적으로 한 표현이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교회는 화해를 증거 하기에 앞서서 먼저 화해를 보여주고 구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화해의 복음은 “하나님께로 돌아가라는 소명이며, 인간을 하나님 자신, 다른 사람들, 전 피조물과의 교제로 끊임없이 초대하는 하나님께 회심하여 우리의 믿음을 갱신하라는 소명이다.”⁵⁸⁾ 그리스도를 통해서 가능케 되어진 화해를 교회 안에서 또 세상 다른 곳까지 확대하도록 교회는 부르심 받는다.

동시에 교회는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부름 받는다. 1986년 작성된 ‘남아프리카에서의 복음주의적 증거(the Evangelical Witness in South Africa)’는 인종차별, 억압, 경찰의 난폭성 가운데 복음 전도와 함께 사회 구조적 악에 대항하여 사회정의를 위한 교회의 책임을 호소했다.⁵⁹⁾ 르네 파딜라(Rene Padilla)는 “서구 기독교가 개인 영혼의 구원에 집중해 왔지만, 가난한 자를 위한 희생적 사랑과 정의로 새로운 인류를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목적을 자주 간과해 왔다. 속죄에 대한 고전적 이론들에서는 그리스도의 사역이 새로운 인류를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의도와 무관하다”고 지적한다.⁶⁰⁾

바울은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새 창조, 화해, 하나님의 의를 언급하고, 그 하나님의 선교에 교회를 초대하고 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구분없이 통전적 선교에 참여하도록 부름받는다.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의 말처럼“말이 없는 행위는 벙어리고, 행위가 없는 말은 공허하다”⁶¹⁾ 양자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복음 선포는 입술만의 선포가 아니며, 말이 행위와 분리될 수 없다. 말씀은 행위를 해석하고 행위는 말씀을 확증한다. 교회는 말씀이 육신이 되는 현존의 선교를 하도록 부름 받는다.

엘링튼은 교회가 하나님의 정의로 변화하는 수단은 다름 아닌‘그리스도 안에서’라고 말한다. “그 변화는 인간의 노력으로 되는‘의’가 아니다. 변화는 하나님의 사역이며, 그리스도와의 연합과 참여를 통해 일어난다. 14, 15절에서 모든 사람을 대신한 죽음 속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사랑이 연합된 신자의 삶의 방향과 목적을 변화시킨 것처럼,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복음과 그리스도와의연합이 우리가 그리스도를 닮도록 변화시킨다.”⁶²⁾

교회가 진정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고 복음의 해석자가 되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이루어진다. 이런 측면에서 고먼의 말대로, 그리스도에의 참여는 변혁적일 뿐만 아니라, 선교적이다.⁶³⁾

3. 이 시대를 위한 선교적 함의

얼마 전 미국 흑인 남성 플로이드(George Floyd, 46)의 사망으로 인한 인종차별 반대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과 세계 중심 도시들에서 확산되었다. 이들이 시위를 하면서 외친 슬로건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와 “정의 없이 평화 없다”였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정의와 화해를 함께 이루셨다. 그렇다면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하나님의 생명에 변혁적으로 참여함을 통해, 오늘날 죄, 억압, 불의로 인한 분쟁과 갈등, 상처로 고통 받는 이웃과 신음하는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새 창조, 화해, 의의 통치를 나타내는 선교의 동역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통전적 선교 이해와 실천이 요청된다.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있다는 것은 참여적인 언어요, 변혁적인 언어이며 선교적인 것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본받는 제자도를 붙들 때, 직설법과 명령법이 만나며, 칭의와 정의가 만나고, 화해가 함께 노래될 것이다. 고먼의 다음과 같은 진술은 옳다.

바울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이며, 교회는 정의의 공동체다. 정의는 신적 특성이자 교회의 실천이다. 따라서 정의는 바울및 기독교 복음을 보완해주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정의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을 보여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를 보여주고, 또 앞으로 완성될 그것을 보여준다. 교회의 이름은 하나님의 정의다. 정의를 포함하지 않는 칭의는 비유대적이며, 비바울적이고, 또 궁극적으로는 비기독교적이다.⁶⁴⁾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는 이분법적으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영적인 복음과 물질적인 복음은 예수 안에서 하나다. 십자가에서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이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셨던 것과 같이 교회는 통전적인 선교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선취다. 하나님의 선교의 도구이자 복음의 해석자로서 교회가 하나님의 정의와 화해를 증언하고 구현하는 일로 부름을 받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그리스도 안에서’십자가를 본받는 변혁적 참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Ⅳ. 나가는 말

고린도후서 5장 17-21절을 중심으로 바울의 ‘그리스도 안에서’(ἐν Χριστῷ) 사상과 선교적 함의를 살펴보았다. 죄로 신음하는 인류와 모든 피조세계를 향하여 하나님은 새 창조 사역, 화해 사역, 의의 통치의 사역을 시작하셨는데, 그것은 메시아의 종말론적인 십자가와 부활을 통하여 결정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바울은 메시아의 부활로 인해 시작된 종말 그러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될 종말이라는 지평 속에서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새 창조, 화해, 의의 통치를 선포한다.

그러나 본문의 새 창조, 화해, 의는 전통적인 해석처럼 직설법으로만 해석되어질 수 없다. 그것은 사도 바울이 본문을 기록한 의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구원론을 제시하기 위해서 본문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복음의 내용을 자신의 사도권을 변호하는 수단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문의 독법은 우리의 신분 변화(새 피조물됨, 화해됨, 칭의)에만 국한되지 않아야 하며, 직설법보다는 명령법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이 새 창조 영역 안에서 변화된 존재이므로, 육체대로(kata sarka, 옛 인간적인 판단 기준으로) 바울의 사도권을 판단하지 말고 새 관점으로 바라보라는 것, 이미 하나님과의 화해되었지만 그 화해는 현재적으로 사도인 바울과의 화해(사도권 인정, 관계 회복)를 요청하며, 그것이 하나님과의 화해의 연속성 속에 있다는 점,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주어졌지만, 고린도 교인들은 우상숭배와 음행, 불의를 떠난 거룩한 삶을 살고, 예루살렘의 가난한 자들을 향한 구제를 통해서 하나님의 정의를 구현하라는 명령법으로 읽혀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문의 새 창조, 화해, 의는 직설법과 함께 명령법으로 읽어야 하며, 그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참여를 통한 변화에로의 초대이다. 그것은 제임스 던(J. D. G. Dunn)이 말한대로, “신비적인 체험으로서 그리스도 안에 존재함을 통해서도 아니고, 성례전적인 의식을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외적인 의로서 전가된 의를 소유하는 것만도 아니고, 펠라기우스적인 자기노력을 통해서도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같은 모습으로 점진적으로 변화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⁶⁵⁾

바울의 종말론적 이중 구조 속에서 화해와 칭의는 새 창조와 함께 가는 것이며, 테오시스를 향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울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본받음으로서 자신의 삶과 사역이 복음의 구현이 되었던 것처럼, 교회가 세상에 화해의 전달자가 되고 정의가 되는 것은 그리스도를 본받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말은 신비적 체험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테오시스를 지향하는 것이다. 레슬리 뉴비긴의 말대로, 교회는 복음의 해석자가 됨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다.⁶⁶⁾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인격과 죽음과 부활에 변혁적으로 참여하게 될 때 선교적 본질을 구현할 수 있다. 십자가에서 정의와 화해가 만나고, 그리스도 안에서 신성과 인성이 만나듯이,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말과 행동, 영성과 사회정의, 선교와 목회, 칭의와 정의, 믿음의 수직적 측면과 이웃사랑의 수평적 측면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만나는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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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ngton, Dustin W.,“So that we might become the righteousness and justice of God: Re-examining the gospel in 2 Cor 5:21 for the church’s contribution to a better world.” Missionalia 44:2 (2015): 175-191.

Hooker, Morna D.,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Another Look at 2 Cor 5:21.” in Novum Testamentum, vol. 50, Fasc. 4 (2008): 358-375.

Seifrid, M. A., “In Christ.” in Hawthorn, Gerald F. & Martin, Ralph. P. (Eds.), Dictionary of Paul and his letters (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Press, 1993): 433-436.

주(註)

1. J. D. G. Dunn, The Theology of Paul the apostle (1998), 박문재 역, 『바울 신학』 (고양: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538.

2. Arbert Schweitzer, Die Mystik des Aposteles Paulus (1954), 조남홍 역,『사도 바울의 신비주의』(서울: 한들출판사, 2012), 284.

3. 고먼(Michael Gorma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늘날 바울을 심도 깊게 연구하면서 그의 영성과 신학의 중심에 (‘그리스도 안에’) 참여가 있다는 것을 인식 못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리스도 안에’) 참여함은 단순히 바울 신학과 영성에 있어서 한 면이 아니며, 보다 더 근본적인 주제에 대한 보충물도 아니다. 그것은 바울의 사고와 삶의 심장과 같다. …바울의 영성과 구원론은 ‘그리스도 안에서’변혁적 참여로 특징 지워져야 한다.” Michael Gorman, “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 in Michael J. Thate, Kevin J. Vanhoozer, and Constantine R. Campbell (Eds.), “In Christ” in Paul: Explorations in Paul’s Theology of Union and Participation (Tubingen: Mohr Siebeck, 2014), 181-182. 괄호 안은 독자 이해를 위해 연구자가 보충함.

4. 사실 ‘엔 크리스토’에 대한 연구자의 관심은 사역적 필요성에서 시작되었다. 연구자의 사역 대상인 이란인 MBB(Muslim Background Believers) 교회들은 오늘날 수많은 분열, 미성숙, 내세적 신비주의, 이원론적 신앙이라는 혼란 속에 있다. 이러한 이란 교회가 당면한 혼란과 교회의 본질 회복을 위하여 바울의 ‘엔 크리스토’사상이 보여주는 신학적 사유와 선교적 실천은 매우 함축적인 메시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황종한, “페르시아인 디아스포라 선교에 관한 소고”, 「복음과 선교」 47(2019): 295-310 참조.

5. H. D. Betz, “Apostle,” in D. N. Freedman (Ed.), The Anchor Yale Bible Dictionary vol. 1 (New York: Doubleday, 1992), 309-311; K. H. Rengstorf, “ἀποστέλλω (πέμπω), ἐξαποστέλλω, ἀπόστολος, Ψευδαπόστολος, ἀποστολή,”in G. Kittel, G. W. Bromiley, & G. Friedrich (Eds.), TDNT vol. 1 (Grand Rapids, MI: Eerdmans, 1964), 414-420; P. W. Barnett, “Apostle” in G. F. Hawthorne, R. P. Martin, & D. G. Reid (Eds.), DPL(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Press, 1993), 45-51; 강보영, “바울의 ‘아포스톨로이’ 개념의 범위 이해를 위한 주석적 고려”, 「미션네트워크」 5(2015): 17-52.

6. Ralph P. Martin, 2 Corinthians, WBC vol. 40 (Dallas: Word Books, 1986), 152, 158.

7. Geerhardus J. Vos, The Pauline Eschatology (1930, repr. 1979), 박규태 역, 『바울의 종말론』 (서울: 좋은씨앗, 2015); Richard B. Gaffin, The Centrality of the Resurrection: A Study in Paul’s Soteriology (Grand Rapids: Baker Academic, 1978).

8. Herman Ridderbos, Paul: An Outline of His Theology, 박영희 역, 『바울신학』 (서울: 개혁주의신행협회, 1988), 44.

9. Beale, G. K., A New Testament Biblical Theology, 김귀탁 역, 『신약성경신학』 (서울: 부흥과개혁사, 2013), 42. 그레고리 비일은 바울뿐만 아니라, 다른 사도들 역시 종말론을 미래적으로만 이해한 것이 아니라, 구속사의 결정적 배경 안에서 현재를 이해하는 사고방식으로 이해했다고 본다. 사도들은 자기들이 이미 마지막 때에 살고 있고, 그리스도 안에서 현재 얻은 구원이 이미 마지막 때의 실재가 된 것으로 이해했다.

10. S. Kim, “Paul as an Eschatological Herald,” in T. J. Burke and B. S. Rosner (eds.), Paul as Missionary: Identity, Activity, Theology, and Practice (London: T & T Clark, 2011), 13-18; idem, 『바울신학과 새관점』 (서울: 두란노서원, 2002), 171-210.

11. B. Y. Kang, Heralds and Community (Cumbria: Langham Monographs, 2016), 58-164.

12. B. Y. Kang, Heralds and Community, 130.

13. N. T. Wright, New Testament and the People of God, 박문재 역, 『신약성서와 하나님의 백성』 (고양: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3), 677.

14. Michael W. Goheen, A Light to the Nations, 박성업 역, 『열방에 빛을』 (서울: 복있는사람, 2012), 313.

15. 허버드(Moyer V. Hubbard)는 17절의 ‘새로운 피조물’이 구원-우주론적 실재가 아닌 구원-인간학적 실재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는 ‘새로운 피조물’ 언어가 구약 성경에 예언된 우주론적 새 창조가 아닌 인간의 구원을 가리키기 위한 은유적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Moyer V. Hubbard, New Creation in Paul's Letters and Thought, SNTSMS 119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2), 133-187. 그러나 그레고리 비일이 보기에 허버드는 고린도후서 5장 15절을 설명하면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데, 그것은 부활이 새 창조의 시작으로서 갖는 함의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실제 새 창조의 시작을 나타내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시작된 새 창조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글라스 무(Douglas J. Moo), 존 예이츠(John W. Yates), 잭슨(T. Ryan Jackson)도 허버드의 관점에 대한 비판한다. Douglas J. Moo, “Creation and New Creation,” in BBR 20 (2010): 39~60; John W. Yate, The Spirit and Creation in Paul, WUNT 2/251 (Tübingen: Mohr Siebeck, 2008), 122-123, 172-173, 176-177; T. Ryan Jackson, New Creation in Paul’s Letters: A Study of the Historical and Social Setting of a Pauline Concept, WUNT 2/272 (Tübingen: Mohr Siebeck, 2010), 83-114, 115-149; Beale, 『신약성경신학』, 314에서 재인용.

16. Ben C. Blackwell, Cristosis: Pauline Soteriology in Light of Deification in Irenaeus and Cyril of Alexandria, WUNT 32 (Tubingen: Mohr Siebeck, 2011), 223.

17. Beale, 『신약성경신학』, 316.

18. 김세윤, 『바울복음의 기원』 (서울: 엠마오, 1994), 33.

19. Constantine R. Campbell, Paul and Union with Christ (2012), 김규섭 역, 『바울이 본 그리스도와의 연합』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8), 97; Ben C. Blackwell, Cristosis, 225.

20. Murray J. Harris, The Second Epistle to the Corinthians, NIGTC (Grand Rapids, Mich: Eerdmans, 2005), 440-443.

21. Beale, 『신약성경신학』, 544. 그레고리 비일의 소논문으로는 G. K, Beale, “The Old Testament Background of Reconciliation in 2 Corinthians and its Bearing on the Literary Problem of 2 Corinthians 4:14-7:1,” NTS 35(1989): 550-581; 그레고리가 동의하는 호피우스(Otfried Hofius)는 고린도후서 5장 18-21절이 이사야 52-53장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Otfried Hofius, “Erwägungen zur Gestalt und Herkunft des paulinischen Versöhnungsgedankens,” ZTK 77(1980): 186-199; 최근에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한 기그닐리앝(Mark Gignilliat)은 그레고리 비일과 호피우스의 사전적 및 개념적 평행 관계에 대한 방법론적 고찰을 인정하며, 이사야의 구속적 드라마가 고린도후서 5장 14-21절의 기초를 놓는데, 이사야 40-55장에서 나타난 야훼의 종의 중심적 사명이 대속적 죄를 속하는 사역을 통해 종말론적 새 창조를 가져오는 것과 연관되며, 고린도후서 6장 1-13절은 이사야 56-66장의 야훼의 종의 종들의 사역, 즉, 야훼의 종의 사역과 선교에 대한 선포자들로서 야훼의 종처럼 의로운 고난을 동일하게 받는 종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논한다. Mark Gignilliat, Paul and Isaiah’s Servants: Paul’s Theological Reading of Isaiah 40-66 in 2 Corinthians 5.14-6.10. LNTS 330 (London: T&T Clark, 2007), 45-54; 김세윤은 아래의 논문에서 바울의 화목 개념이 헬라적, 헬라 유대적 배경을 반영하면서도 근본적 상이한 것을 논하며, 바울 화목 사상의 기원이 주로 다메섹 체험에 있는 것으로 규정한다. Seyoon Kim, “2 Cor. 5:11-21 and the Origin of Paul’s concept of ‘Reconciliation’,”Novum Testamentum vol. 39, fasc. 4 (1997): 360-384.

22. Florian Wilk, “Isaiah in 1 and 2 Corinthians,” in Steve Moyise and Maarten J. J. Menken (eds.), Isaiah in the New Testament (London. New York: T&T Clark, 2005), 149-158. 윌크는 이사야 49장 4-9절과의 간본문성을 제시하지만, 거기엔 대속과 화목의 개념과 연관된 본문이 없고, 다만 직분에 대한 신적 소명만이 연결될 뿐이다.

23. Beale, 『신약성경신학』, 545-551. 그리스도 안에서‘화목’은 포로의 단절에서의‘회복’에 대한 이사야서의 약속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속죄와 죄 사함으로 말미암아 성취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바울의 방법으로 본다. 중심되는 이미지들은 진노, 버림, 거부, 가림, 단절과 고난의 종의 희생적인 죽음을 통한 허물 도말, 평화 등이다, 비일은 ‘새 창조’와 ‘화목’의 관계에 대해서는 화목이 새 창조의 포괄적인 다이아몬드의 한 국면이기는 해도,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본다.

24. 김세윤,『바울복음의 기원』, 37-39.

25. 바울은 고린도후서 1-7장에서 사도권을 변호하면서 ‘우리’라는 표현을 자신과 동료 그룹을 지칭하는데 사용하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모두’(πάντων)라는 표현을 통해서 고린도 교인 전체를 포함하기도 한다(고후 3:18, 5:14-15). 또, 5장 17절에는 누구든지(τις)가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20절에는 ‘우리’와 ‘너희’를 여전히 나누어서 구별하여 사용하고 있기에 해석상의 어려움이 제기된다.

26. N. T. Wright, Paul and the Faithfulness of God (2013), 박문재 역,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 하 (고양: 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15), 415-417.

27. Dustin W. Ellington, “So that we might become the righteousness and justice of God: Re-examining the gospel in 2 Cor 5:21 for the church’s contribution to a better world,” Missionalia 44:2 (2015): 179.

28. Dustin W. Ellington, “So that we might become the righteousness and justice of God: Re-examining the gospel in 2 Cor 5:21 for the church’s contribution to a better world,” 179-180.

29. Kang, “Heralds and Community: Paul’s Conceptualization of Mission as a Bifurcated Eschatological Event,” in Heralds and Community, 158-164, 184-190. 강보영은 ‘사도로서의 부르심’과 ‘교회로서의 부르심’모두 종말론적으로 대등한 무게를 가지는 부르심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복음의 선포는 전자의 사역으로, 복음의 실현을 후자의 사역에 비중을 두어 위치시킨다.

30. N. T. Wright, Justification: God’s Plan & Paul’s Vision, 최현만 역, 『톰 라이트 칭의를 말하다』 (평택: 에클레시아북스, 2011), 218-220.

31. Michael J. Gorman, “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194. 고먼의 관점과 달리 캠벨은 21절의‘그리스도 안에’를 신자들이 하나님의 의의 영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하나님의 의가 되는 것으로 묘사하기 때문에 영역 이동의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신자들이 그리스도를 통해(도구적 용법) 하나님의 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의에 참여함으로써 의롭게 되는 것이기에‘연합적 용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Constantine R. Campbell, Paul and Union with Christ (2012), 김규섭 역, 『바울이 본 그리스도와의 연합』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8), 242-244.

32. 대표적으로 Margaret E. Thrall, 2 Cornthian 1-7, ICC (London: T & T Clark. 1994, 2004), 442.

33. Michael J. Gorman, “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196.

34. Richard B. Hays, The Moral Vision of the New Testament: Community, Cross, New Creation; A Contemporary Introduction to New Testament Ethics (1996), 유승원 역, 『신약의 윤리적 비전』 (서울: IVP, 2002), 55.

35. Michael J. Gorman, Becoming the Gospel: Paul, Participation and Mission, 홍승민 역,『삶으로 담아내는 복음: 바울과 하나님의 선교』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9), 369-450. 고먼은 말한다. “바울에게 칭의와 정의는 분리가 불가능하다. 칭의된 공동체는 정의의 공동체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고 영화되고 재창조된 공동체다. 이들은 서로 다른 경쟁하는 구원론이 아니며 심지어 한 구원론 파이의 준독립적인 조각들이 아니다. 한 구원론적 실재를 나타내는 서로 친밀하게 연결된 차원들이다. 하나는 다른 하나에 대해서 서로를 언급함이 없이 완전한 분리될 수 없다”, Michael J. Gorman, “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 205.

36.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Another Look at 2 Cor 5:21,” in Novum Testamentum, vol. 50, Fasc. 4(2008): 373.

37.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Another Look at 2 Cor 5:21,” 374.

38.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Another Look at 2 Cor 5:21,” 373. 후커는 21절의 신자가‘하나님의 의’가 된다는 표현을 ‘제자도’의 관점으로 본다.

39. 테오시스(theosis)는 초대 교부들부터 사용해 온 단어이다. 테오시스는 하나님이 사람의 상황을 공유하신 것처럼, 사람이 하나님의 속성을 공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먼은 테오시스가 도덕적 변화나 서구의 성화 개념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테오시스는 현재와 종말론적 변화를 포함하는 것이며, 단회적이면서 계속적인 구원의 실재이기도 하다. 도덕적 변화같은 측면도 있지만, 종말론적 부활과 몸의 영화까지를 말한다. 테오시스는 정의, 영광, 불멸과 같은 신적 속성에 참여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인간으로 남는 것을 말한다. 고먼은 그리스도와 같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이 사람에 대해 최초에 의도했던 하나님의 형상으로 재형성되는 것이라고 본다. 이것은 신성화이면서 동시에 인간화이다.” Michael J. Gorman, “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 197-198.

40. Herman Ridderbos, 『바울신학, 76-77. 』

41. John Stott & Christopher Wright, Christian Mission in the Modern World, 김명희 역,『선교란 무엇인가』 (서울: IVP, 2018), 44. 케이프타운 서약은 하나님의 포괄적인 선교를 잘 요약 제시한다. Cape Town Commitment, I. 10; John Stott & Christopher Wright, 『선교란 무엇인가, 45. 』

42. Dean Flemming, Recovering Full Mission of God: A Biblical Perspective on Being, Doing and Telling (2013), 한화룡 역, 『하나님의 온전한 선교』 (서울: 대서, 2015), 228.

43. M. J. Gorman, Cruciformity: Paul’s Narrative Spirituality of the Cross (2001), 박규태 역,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십자가 신학과 영성』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0), 269.

44. Michael W. Goheen, A Light to the Nations, 박성업 역, 『열방에 빛을』 (서울: 복있는 사람, 2012), 208.

45. Michael W. Goheen, A Light to the Nations, 211.

46. Ernst Kasemann, “The Righteousness of God’ in Paul,” in New Testament Questions of Today (London: SCM, 1969), 181.

47. Rudolf Bultmann, “ΔIKAIOΣYNH ΘEOY,” JBL 83 (1964): 12-16;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371에서 재인용.

48.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372-373.

49. Kang, Heralds and Community, 25. 바울의 시작된 종말론 안에서는 ‘이미’라는 차원에서 ‘이스라엘의 회복’이 먼저 일어나고, ‘이방의 시온에로의 순례’가 다음에 일어난다. 하지만 ‘아직’이라는 차원에서는 두 사건이 종말에 최종적으로 완성될 때까지‘서로 긴밀히 연관된’ 종말론적 사건으로 이해되고 있다.

50.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372.

51. Hooker, “On Becoming the Righteousness of God,” 373.

52. Flemming, 『하나님의 온전한 선교』, 262.

53. Raymond E. Brown, An Introduction to the New Testament, 김근수, 김경식, 이은순 공역, 『신약개론』 (서울: CLC, 1997), 449.

54. Gorman,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344.

55. Kang, Heralds and Community, 193. 강보영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울의 선교 개념은 (교회 외부를 향한) 불신자들 전도와 유입만을 말하지 않으며, (교회 내부를 향한)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교회의 회복적 차원에서 계속적인 교화(edification -building up) 노력을 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모델로 해서 계속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사역으로서, 교회의 목적론적(존재론적)이고 윤리적인 소명을 이루는 것이다.” : 이에 비하여 웨어(J. P. Ware)는 교회를 또한 ‘종말론적 선포자’로 해석하여 바울과 교회 사이의 연속성을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J. P. Ware,The Mission of the church in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in the Context of Ancient Judaism, NovTSup (Leiden: Brill, 2005), 274-279.

56. J. Christiaan Beker, Paul the Apostle: The Triumph of God in Life and Thought (1980), 장상 역, 『사도 바울』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2009), 487.

57. David J. Bosch, Transforming Mission, 김만태 역, 『변화하는 선교』 (서울: CLC, 2017), 286.

58. Jacques Matthey (ed.), You are the Light of the World: Statements on Mission by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1980-2005 (Geneva: WCC Publications, 2005), 123.

59. Bosch, 『변화하는 선교』, 631.

60. C Rene padilla, foreword to Understanding the Atonement for the Mission of the Church, by John Driver (Scottdale, PA: Herald Press, 1986), 9-10; Goheen, 『열방에 빛을』, 210에서 재인용.

61. Lesslie Newbigin,“Crosscurrents in Ecumenical and Evangelical Understandings of Mission,”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 6(1982): 146.

62. Ellington,“So that we might become the righteousness and justice of God,”180.

63. Gorman,“Paul’s Corporate, Cruciform, Missional Theosis in 2 Corinthians,”206.

64. Gorman, 『삶으로 담아내는 복음: 바울과 하나님의 선교』, 445.

65. James. D. G. Dunn, The New Perspective on Paul: whence, what, whither? (2005), 최현만 역, 『바울에 관한 새관점』 (평택: 에클레시아북스, 2012), 104.

66. Lesslie Newbigin, The Gospel in a Pluralist Society, 홍병룡 역,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 (서울: IVP, 2007), 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