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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타난 이단의 정체(4)
김정훈 교수의 성경 논단
2021년 06월 08일 (화) 14:00:49 김정훈 교수 webmaster@amennews.com

김정훈 교수 / 영국 글라스고(Glasgow) 대학교 신약학 박사, 백석대학교 신약학 은퇴 교수, B and C Mission Center 현대표
 

   
김정훈 교수

2. 구약성경에 나타난 이단

1) 금송아지 사건에 나타난 이단적 요소(지난 원고)
2) 발람 사건에 나타난 이단적 요소(지난 원고)

3) 바알브올 사건에 나타난 이단적 요소

이 사건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떠난 지 거의 40년이 되어 갈 무렵에 발생한 일이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의 백성이 바른길(소위 정통)을 걷고 있느냐의 기준을 언약(공식적으로 명문화한 것으로는 ‘율법과 율례들’)에 두고 있기 때문에 브올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이단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대표적 사건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 서편(西便)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싯딤에 머무르고 있었다(민 25:1; 33:49). 그들은 출애굽 여정의 대미를 장식할 요단강 도하 직전 지점에 있었다. 싯딤은 사해 북단의 모압 평지 한 곳에 있는 성읍이다. 이곳은 모세가 죽은 후 여호수아가 새로운 지도자로서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두 정탐꾼을 파견했던 성읍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여정 막바지의 중요한 시점에 싯딤에 머물면서 모압 여인들과 음란행위를 하기 시작하였다(민 25:1). 그들은 광야에서 죽은 제1세대 사람들이 아니라 제2세대 사람들이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대대적으로 벌인 이 음행 사건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제1세대 사람들의 원망과 불평, 애굽 복귀 운동, 하나님께 대한 반역, 지도자 모세에 대한 저항도 문제였지만, 제2세대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도 그에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였다. 모세가 이 사건의 심각성을 두 번씩이나 언급하고 있고(민 31:16; 신 4:3-4), 시편 기자가 이때의 일을 뼈아프게 회상하고 있고(시 106:28-29), 호세아 선지자가 그때의 사건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있고(호 9:10), 바울이 그때의 사건을 성찰하며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음행하지 말라고 권면하는 것을 보면, 그때의 사건이 하나님의 백성에게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한 사건이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요단강 도하(渡河)를 앞두고 이스라엘 백성이 음행에 빠진 것은 복술가(거짓 예언자) 발람의 음모로 시작된 일이다. 발람은 발락의 요구에 응하여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축복 의도에 압도되어 그들을 위해 네 차례나 축복하였다. 발람은 세 번째 축복 예언을 마친 시점에 발락이 매우 실망스러워할 때 나중에 그들을 무너뜨릴 비책을 알려주겠다고 하였다(민 24:14). 발람이 생각해 둔 비책이란 미인계를 써서 이스라엘 백성을 음란에 빠지게 하고, 그들을 바알 제사에 유인하여 그들의 신(神) 여호와를 버리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모세는 발람의 꾀를 따라 미디안 여인들이 “이스라엘 자손을 브올의 사건에서 여호와 앞에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의 회중 가운데에 염병이 일어나게 하였[다]”(민 31:16; 비교. 민 25:1-9)라고 진술한다. 바알브올 사건을 다루는 오경(五經) 기사에(민 25:1-5) 미디안 여자들이 이스라엘 남자들을 유혹했다는 직접적 언급은 없으나 미디안 여인들도 모압 여인들과 합세했던 것으로 보이며, 바알브올 사건기사의 연장으로 “미디안의 한 여인”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민 25:6), 미디안 여인들도 바알브올 사건에 크게 협력했던 것이 분명하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압 여인들과 음행한 것은 그들이 도덕적 타락을 넘어 다른 족속과 영적으로 연합한 것을 의미한다. 바울은 음행이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행위이며(고전 6:18), 창녀와 합하는 자는 그와 한 몸이 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고전 6:16). 언약 백성이 이방 여인들과 음행하는 것은 제7계명을 범하는 행위이며(출 20:14), 그들의 민족적 특별성 곧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출 19:6)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였다. 그들의 행위는 민족적 참변을 예고하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모압 여인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기들의 제사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즉, 자기들이 섬기는 신들에게 경배하는 제사에 함께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여인들의 초대에 응하여 바알브올 곧 브올 산의 바알에게로 나아갔다. 바알은 셈족어로 “왕, 주인, 소유자”라는 뜻이며, 고대 가나안 지역의 토속신(또는 주신[主神])으로 풍요와 다산과 풍우(風雨)의 신이다. 브올산은 발락이 발람으로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기 위해 데리고 올라갔던 산으로 7개의 제단을 설치해 놓은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알브올의 제사에 참여하여 우상의 제물을 함께 먹고 그들의 신들에게 절하였다(민 25:2).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하여 40년 동안 광야의 고통을 이겨내며 가나안 땅이 보이는 모압까지 온 것은 오로지 하나님을 섬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와서 그들이 다시 가나안의 토착신 바알신 제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여인들을 따라 브올산 바알 신당으로 가서 그들의 제사에 가담하였다(민 25:3). 이것은 그들이 바알 신과 결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행위는 시내산 금송아지 숭배사건과도 유사하다. 바알신 숭배의 특징 중 하나는 음행이다. 모압 여인들은 브올산 바알 신당의 창기들이었던 것 같다(참조. 왕상 14:23; 왕하 17:20). 하나님은 이 바알브올 사건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감염병이 돌게 하셨다. 이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였다.

하나님은 모압 여인들과 함께 브올산 바알 숭배에 가담한 이스라엘에 대해 격노하셨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바알브올 제사에 가담한 수령들을 붙잡아 태양을 향해 교수형에 처하라고 명령하셨다(민 25:4). 이는 당대에 중대 범죄를 저지른 자를 처형하는 방식이었다. 모세는 이스라엘 재판관들에게 명하여 브올 산의 바알 신과 결합한 자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이 명령은 그대로 시행되었고, 백성들은 슬픔과 고통으로 인해 회막 문에 서서 통곡하였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유별난 행동을 하는 한 이스라엘 남자가 있었다. 이 남자는 모세와 온 회중이 보는 앞에서 드러내놓고 미디안 여자 하나를 자기 막사로 데리고 들어갔다. 남자의 이름은 시므리이고 미디안 여자의 이름은 고스비였다(민 25:14, 18). 두 사람의 행동을 지켜보던 비느하스(아론의 손자)가 손에 창을 들고 그 남자를 좇아가 여자와 함께 배를 뚫어 죽였다. 이 일 후에 감염병이 그쳤다. 이 사건은 하나님의 공의가 충족된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비느하스가 취한 행동이 이스라엘을 “속죄”하는 행동이었다고 칭찬하셨다. 이스라엘 백성 중 감염병으로 인해 죽은 자의 숫자는 24,000명이나 되었다.

바알브올 사건은 몇 가지 이단적 특징을 보여 준다.

첫째, 모압 여인들에게 미혹된 자들은 바알의 산당으로 올라가 바알에게 절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는 오직 여호와만 섬기고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명한 언약서(십계명) 제1, 2계명을 어기고 바알과 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참조. 시 106:28). 그런데 그들이 지금까지 자기들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모세의 영도하에 있었다. 그들은 얼마 후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야 할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의 이런 모순된 행위는 그들이 하나님과 바알을 동시에 섬길 수 있다고 하는 무분별한 다종교주의적 행동이었다.

둘째, 바알 신 숭배에 가담한 자들은 음란행위를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들이 모압 여인들의 바알 숭배 초대에 주저함 없이 응한 것은 산당에서 그녀들과의 음란행위에 가담한 것을 의미한다. 이 음란행위는 바알에게 자기 몸을 바치는 일종의 종교의식과 같은 것이었다(호 9:10). 더구나 한 이스라엘 남자가, 감염병에 의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인해 사람들이 애곡하고 있는 상황 중임에도, 최고 지도자 모세와 모든 회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골적으로 미디안 여인을 자기 침실로 끌어들인 것은 음란행위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음란행위는 이단자들에게 거의 공통된 특징이기도 하다.

셋째, 백성의 대표자들인 두령들도 바알 숭배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도덕적, 영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에 있었는지 시사해 준다. 백성의 대표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본이 되어야 할 뿐 아니라 그들을 감독하는 기능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커녕 자신들이 음란한 바알 숭배에 나섰으니 그들의 행위는 이스라엘의 타락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잠시 뒤에 요단강을 건너 정복전쟁에 돌입해야 할 중대 시점에 중간급 대표자들이 행한 바알 신 숭배는 이스라엘의 전투력를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가나안 정복의 의지를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였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하나님은 24,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감염병으로 인해 죽도록 내버려 두셨다. 이것은 하나님이 그들의 행위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셨는지에 대한 반증이다. 이 숫자는 고라의 반역 사건으로 인해 모세를 거역했던 250명의 반역자들이 땅에 삼킴을 받고 죽은 후에(민 16:1-2, 31-33)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원망하며 백성을 죽인 자라며 저항할 때 감염병이 퍼져 죽은 14,700명보다 큰 숫자다(민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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