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홍선 목사  /대전 다모아침례교회 협동목사. 성바협 지도목사

김기동은 하나님께서는 신들의 하늘에서 하나님께 도전했던 루시엘을 가두고 심판과 형벌을 가하는 곳으로 우주를 창조했다고 하며, 이 우주를 ‘음부’라고 한다. 즉 김기동 신학에서 음부란 신들의 하늘을 기준으로 하여 ‘떨어진 곳, 빛이 없는 어두운 곳’으로 지칭된다(김기동, <요한복음 강해I>, 123∼133쪽).

계속해서 김기동의 주장을 살펴보면, 루시엘을 우주에 가둠으로써 루시퍼(마왕)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루시엘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대표적인 천사장 가운데 하나였으나 하나님께 반역하여 불법자가 되었는데, 이후 우주에 가두어 놓음으로써 루시퍼(마왕)가 되었고, 그로 말미암아 공중 권세를 잡은 합법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기동은 창세기 1:2의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를 해석하며, “하나님께서 마귀를 흑암에 가두어 놓았을 때는 ‘흑암 권세자’였는데, 창조의 둘째 날에 궁창을 만들어 공중에 가둠으로써 ‘공중권세 잡은 자’가 되었으며, 아담을 꾀어 사망을 가져오게 한 뒤에는 ‘사망 권세자’로 합법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마귀를 합법화시킨 것은 하나님의 아들이 오셔서 합법적으로 심판하고 형벌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또 김기동은 “이 우주는 영광이 없으니 흑암이고, 진리가 없으니 거짓뿐이고, 생명이 없으니사망뿐이다. 우주는 어두움과 거짓과 사망 뿐이다”라며 “하나님께서 이 우주를 합법적으로 장악케 했으니 마귀를 세상 임금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그는 “세상 임금은 다른 말로 바알세불, 즉 ‘똥집의 주인’인데, 이는 신들의 하늘에서 우주를 볼 때 인분통과 같은 곳”이라고도 말하고 있다(베뢰아아카데미 제 20기; 베뢰아아카데미 사범반 제1기 제9강, 1991. 5.6).

이렇듯 김기동 신학이 영계의 하늘에 비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하나님의 의도’라는 미명 아래 천시하고 있는 것은, 초대교회의 영지주의자들이 영과 육을 구분하여 육체를 영혼의 감옥이라고 보아 육체가 속한 물질계(우주)를 악하다고 주장했던 점과 매우 유사하다. 영지주의자들은 악한 육체에 대하여 금욕주의 생활을 한 반면, 김기동 신학에서는 성도의 남은 육체의 세월을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골 1:24)’을 채우는 전도의 길, 물질 헌신의 길밖에는 없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김기동의 말처럼 성경이 우주를 악하다고만 말하고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창조 가운데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하며(시 8장, 19:1, 148장; 롬 1:19),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고전 11:7)이라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 선악과와 범죄양상

김기동은 하나님께서는 ‘신들의 하늘’에서의 범죄가 율법이 없기에 죄를 죄로 여기시지 않았으나, 사탄을 음부에 가두어 놓은 후에 사탄의 마각을 드러내기 위해(사탄을 잡은 유도장치와 같은 이치로 - 사탄을 정죄하기 위하여) 인간을 창조하시고 선악과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의 근거로 “죄가 율법이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느니라”(롬 5:13)는 말씀을 들고 있다. 선악과는 죄가 죄 되게 하는 에덴 동산에서의 율법이며, 아담은 뱀의 꾀임에 의해 선악과를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아담은 용서를 받지만, 마귀는 용서가 없이 심판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마귀의 범죄 양상(사 14:12∼14; 겔 28:15∼17)과 인간의 범죄 양상(창3:1∼7)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기를 하나님과 비교하여 하나님이 유일신임을 부정하고, 천사가 자신을 신격화하였다는 점,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일과 하나님의 환경 질서를 파괴했다는 점이 마귀의 범죄 양상이다. 그런데 이 범죄 양상은 아담에게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즉, 뱀이 ‘너희도 하나님 같이 되어’라고 했는데, 이것은 ①하나님 같이 되어 유일신을 부정하고 ②피조물이 자신을 신격화하며 ③‘정녕 죽지 않는다’고 하여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 부정한 것이다. 십계명도 마귀의 유혹을 경계하라는 명령이고, 이는 다시 예수그리스도의 시험에서도 반복된다.

마귀는 인간을 타락케 하고 그를 지배하게 되어 세상 임금, 사망권세자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고 오실 길로 창조되었다. 예수가 육신으로 오신 것은 죽기 위해서 오셨고 예수의 그리스도의 사망으로 사망 권세자를 없이 하기 위해서이다(히 2:14)”(김기동 직강, 베뢰아아카데미 제20기 31강; 베뢰아아카데미 사범반 제1기 제7강, 1991. 4. 2; 김기동 저, <하나님의 의도>, 23∼24쪽).

   ◆ 우주 창조와 여호와

김기동은 “신들의 하늘에는 하나님을 대신한 여호와라는 이름을 관리하는 여호와라는 천사가 있었다”고 하며, “이 천사는 여호와라는 이름을 하나님께 부여받은 천사로, 성경에서 여호와라는 이름을 가지고 나타난 천사(갈 3:19; 행 7:8)”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바로 이 여호와라는 하나님의 천사가 사탄(마귀)을 가두기 위하여 우주를 창조했다는 말이다. 즉, “구약의 여호와 하나님은 예수의 아버지가 아니고 여호와라는 천사로서,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하는 천사가 천지를 창조한 것이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것이 아니다”(김기동 설교 집회, <죽어야 사는 길>, 2000. 9. 4)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김기동의 주장은 우리의 기독교 전통 신앙과 신학적 관점에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철저하게 반기독교적인 것이다. 성경은 어느 곳에서도 하나님께서 천사를 시켜서 천지를 창조한 것으로 말씀하고 있지 않다. 다만,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히 11:3)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을 뿐이다.

   ◆ 인간 창조

여호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창 1:26) 창조하셨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그런데 인간 창조에 대해서도 김기동은 기존의 해석을 완전히 뒤엎는 불신자적인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김기동은 한국교회의 이단 정죄 당시까지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지었다”(김기동 저, <하나님의 의도>, 37쪽)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베뢰아아카데미 20기와 사범반을 강의하던 1991년부터는 기존의 입장을 선회하였으며, 자신의 이단사설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교회의 요직을 완전히 장악한 시점인 2000년에 들어서는 그 이단적인 주장을 노골화하였다. 그러면 김기동이 말하는 ‘우리’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 살펴보자.

김기동은, “천사는 형상이 있는 영적 존재로서, 여기서 ‘우리’라는 것은 여호와 하나님, 즉 여호와라는 천사를 포함한 천사들을 말하는 것인데, 인간은 이러한 천사의 형상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김기동 설교 집회, 죽어야 사는 길, 2000. 9. 4)고 한다. 즉 이 여호와라는 이름을 가진 여호와의 사자(천사)가 마귀(사탄)를 가두기 위해 우주를 만들고, 자기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동은 인간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마귀를 멸하기 위한 유도장치로서 피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귀로 하여금 하나님의 형상의 모양인(천사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인간에게 도전하도록 유도해 그 범죄 현장을 적발함으로써, 마귀를 정죄하고 멸하기 위한 덫의 구실을 하는 도구로 인간이 창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과 같이 김기동은 인간 창조를 마귀 진멸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전락시켜 버렸다. 그러나 초대교회부터 이어온 성경해석과 전통적인 신학의 입장은 “‘우리’란 ‘성부, 성자, 성령’의 하나님을 말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시므로(고후 4:6; 빌 2:7; 히1:3) 인간은 그리스도의 형상의 모양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그리스도인들은 당연히 이를 믿고 따르고 있다. 왜냐하면,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대상이요 대화의 대상이며 구원의 대상임을 분명히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