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목사 / 좋은문화선교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어린 시절의 행복하고 아름답기만 했던 성탄절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 시절, 성탄 전야제는 온 마을의 잔치였습니다. 평소에는 교회를 시큰둥하게 바라보던 동네 어르신들도 이날만큼은 손자, 손녀의 재롱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강대상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계셨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전야제가 끝나면, 교회 가까이에 계시는 권사님 댁으로 몰려가 성탄절 선물을 주고받으며, 밤이 맞도록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성탄의 새벽이 오고, 우린 저 들 밖에서 양 무리의 틈에 자다가 천사로부터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들었던 목자들처럼, 벌떡 일어나 새벽송을 나갔습니다. 밤새 내린 새하얀 눈을 밟으며 산을 넘고 개울을 지나던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환하게 불을 밝혀두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성도님들의 문 앞에 서서 성탄절 찬양을 드리고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힘차게 외치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항상 제일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곳은 우리 교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사시는 어느 집사님의 집이었습니다.

밤샘을 하고 새벽녘에 20여 리가 훌쩍 넘는 길을 걸어다녔기에 지칠 법도 했지만, 집사님께서 주시는 잘 익은 홍시와 삶은 고구마를 입에 넣는 순간 모든 피로는 한순간에 사라지곤 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즐거움과 기쁨을 주신 분이 유대 땅 베들레헴에 나신 아기 예수님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성탄절 카드도 잊을 수 없는 성탄절의 추억입니다. 성탄절 카드를 누가 더 많이 받았나를 두고 다른 아이들과 은근히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성탄절 카드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습니다. 그 시절에 주고받았던 성탄절 카드엔 산타할아버지 그림도 있었고, 루돌프 사슴도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공이셨습니다. 동방박사 세 사람이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모습도 있었고, 말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를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요셉과 마리아의 그림도 생각이 납니다. 아닌게 아니라 성탄절 세속화의 역사는 성탄절 카드의 역사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성탄절 카드에 예수님이 엑스트라가 되시더니, 몇 해 전부터 성탄절 카드에 아예 예수님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에 엽기 토끼, 엽기 돼지, 엽기 고양이, 쥐, 펭귄들이 가득히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성탄절 메시지도 성탄절 카드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고, 대신 그 자리에는 우스개 비어, 속어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온 세상에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에 감사해야 할 성탄절이 웃기는 날, 엽기적인 날로 변해 버린 것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이 세대에는 더 이상 성탄절을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정말이지 성탄절을 우스꽝스러운 캐럴송이나 부르는 ‘캐럴송 데이’로 부르든지, 흰눈이나 내렸으면 좋겠다는 ‘화이트 스노우 데이’ 아니면, 기업들의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당첨되었으면 좋겠다는 ‘대박 데이’로 부르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오죽했으면 1999년 영국의 버밍햄시(市)가 의회에다 제출한 의견서에서 크리스마스를 겨울에 열리는 축제라는 뜻으로 ‘원터벌’이라고 부르자고 했을까요.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크리스마스에는 그리스도가 없어진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중학교 시절, 성탄절 카드에 적힌 ‘X-MAS’의 X가 헬라어 ‘크리스트’의 이니셜인 줄 몰랐습니다. 그저 영어 대문자 X인줄 알고 친구들끼리 천연덕스럽게 “메리, 엑스마스!”라고 불러댄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습니까? ‘엑스마스’가 지금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예언자적 외침이 될 줄을 말입니다.

우리는 성탄절의 위기가 곧 기독교문화의 위기이자, 기독교 신앙의 위기임을 서구라는 현장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의 현장은 고스란히 우리에게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성탄절이 기왕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면, 차라리 교회만이라도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를 지켜야 할 대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령, 12월 25일은 세상사람들이 원터벌로 즐기고 내버려두고, 다른 날을 성탄절로 지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아예 교회력에서 성탄절을 빼버리고, 성탄주일을 성탄절로 지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 16세기의 종교개혁자들이 없애기를 원했던 절기 중의 하나가 성탄절이었고, 17세기 초 미국으로 건너간 청교도들 역시 성탄절 지키기를 금지했던 역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제 주장이 그다지 억지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교회부터 성탄절 문화를 다시 회복합시다. 성탄절은 우리를 위하여 구주가 나신 날입니다.

“요즘 성탄절은 상술에 오염” 서대경 기자 상당수의 크리스천들이 요즘과 같은 크리스마스 문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갓피플닷컴(www.Godpeople.com, 대표 조한상)이 11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네티즌 1천1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요즘 크리스마스는 향락적, 소비적이고 상술에 의해 이끌어져 나가는 것 같다’란 질문에 무려 97%가 ‘그렇다’ 내지 ‘다소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아니다’라는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각 교회에서 어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을까?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들 역시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 네티즌들은 ‘오늘날 교회와 크리스천의 크리스마스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갗라는 질문에 40.2%가 “별 생각 없이 세상 문화를 따라 지내는 것 같다”고 응답해 크리스천조차 세상 문화에 휩쓸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믿는 사람들끼리의 축제 같다’는 의견은 48%였고,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잘 지키고 전하고 있다’는 의견은 8.9%에 그쳤다. 또 응답자의 93%가 ‘크리스마스는 왠지 특별하게 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답변해,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부각되는 것으로는 각종 이벤트 및 행사(49.4%), 연인/미팅/데이트 (14.6%), 트리/장식(11.3%), 산타클로스(7%) 순이었다. 예수님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6.9%로 나타나 크리스마스 문화가 변질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응답자들은 또 크리스마스에 교회나 기독단체가 해주었으면 하는 일로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문화행사(49.2%)’, ‘촛불행진과 같은 크리스마스 의미를 알릴 수 있는 대규모 집회(21.3%)’, ‘초청 전도행사(19.8%)’, ‘구제·봉사·기부의 창구 마련(8.4%)’ 등을 꼽았다.

            

일부 이단집단의 성탄절 비판에 답한다 진용식 목사 / 안산 상록교회 기독교 대표적 명절 중 하나가 성탄절이다. 그런데 몇몇 이단들은 성탄절이 태양신을 숭배하는 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안상홍증인회 하나님의 교회’(이하 안증회)측에서는 성탄절 축하는 우상숭배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12월  25일은 로마의 태양신 축제의 날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일은 언제인지 정확한 근거가 없다. 그러면 왜 성탄절 축하를 12월 25일에 하게 되었을까? 안상홍증인회의 주장대로 초대교회가 태양신을 숭배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반대이다. 초대 교회는 로마에서 크게 번성하였다. 12월 25일은 로마에서 공휴일이었다.  상당한 규모의 이교도 태양신 축제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교회의 초신자들과 어린아이들이 이 행사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일이 발생했다. 따라서 교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즉, 성도들이 이교도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이 날에 성도들을 모아서 교회 자체의 행사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회마다 여러 가지의 행사를 하였으나 교회에 마침 성탄절이 없으므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행사로 통일하게 되어 이것이 오늘날 성탄절 행사가 된 것이다. 결국 성탄절이란 우상숭배나 태양신 축제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우상숭배나 태양신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성탄 축하는 예수님 탄생의 축하다. 그 날이 우상의 축일이었다는 것이 무슨 문제라는 말인가? 만일 석가탄신일에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고, 기도회를 열면 석가를 숭배하는 것인가? 문제는 그 날이 무슨 날이냐가 아니라 그 행사가 어떤 행사냐가 중요한 것이다. 안증회측의 논리대로 따진다면 그들이 그렇게도 강조하는 1월 14일 유월절은 달(월신)을 숭배하는 날이었는데 그 날 유월절 행사를 하는 것은 우상숭배라는 말이 된다. 또 안증회측이나 안식교가 그렇게도 강조하는 안식일인 토요일은 토성신을 숭배하는 날이었다. 안증회측은 토성신을 숭배하는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 안증회측은 “성경에 없는 성탄절을 지키는 것은 불법”이라고 한다. 우리는 성탄절, 그 날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성탄절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다. 생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축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과 지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교회 설립 일이나, 생일 등은 기념하는 것이지 지키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성탄절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념하는 날인 것이다. 우리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의 기쁨을 온 세상에 알리고 축하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