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사회 사이에 자꾸만 벽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벽은 사회가 쌓은 것보다 교회 쪽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회와 손을 끊고 교인들과 살아가는 것이 좋은 신앙생활의 모습인 걸로 착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중세의 수도원처럼 말이다.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거나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친척들과 관계를 거의 끊고 사는 신앙인들도 없지 않다. 이는 일종의 도피형 신앙으로 볼 수 있다.

▲ 텃밭을 가꾸는 교인.

그러나 이렇게 되면 교회와 세상은 만날 접점(Contact Point)이 없어지고 만다. 수도원을 찾는 사람은 수도사나 교인들뿐이다. 교회가 수도원처럼 되어간다면 교회를 찾는 사람들 역시 교인 외에 비그리스도인들은 전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교회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즉 세상과 쉽게 접할 수 있는 ‘접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교사가 다른 나라에 가서 선교를 할 때, 이 ‘접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이러한 접점을 피하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전도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교회가 어떻게 하면 주민들과 만날 것인지 고민을 한다면 전도의 문도 넓게 열릴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리스도인들은 동창회, 친척 모임, 이웃 반상회 등에 누구보다 더 열심히 나가야 한다.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교회(031-426-3027 김종을 목사)는 이런 점에서 ‘접젼의 포인트를 잘 활용하는 사례 중의 하나일 것이다.
교인과 주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하여 가꾸게 하고 있다. 텃밭은 학의동교회의 ‘접젼인 셈이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천 여 평의 땅을 교인과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분양하고 주말농장식으로 운영한다.
봄이 되면 교회가 땅을 갈아주고 비료도 넣어준다. 그러면 분양 신청자들이 그 땅에 마음대로 농작물을 심는다.

대략 한 집에 10평 정도씩 분양을 하며, 약간의 비용을 받는다.
토요일이나 주일이 되면 텃밭을 가꾸러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 그러면 교인들이 그들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교인들과 텃밭 가꾸러 온 이들은 주말마다 만나게 되면서 어느새 친숙해진다.
그게 인연이 되어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도 있다. 교인이든 비교인이든 텃밭가꾸는 이들은 서로 수확한 것을 나눠주면서 정을 표하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남은 것을 모아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텃밭을 가꾸는 교인들은 이곳의 농민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말 농민들은 외부인들이다.
학의동교회는 앞으로도 이 텃밭 분양의 폭을 넓혀 많은 이들이 농사를 지으러 오도록 유도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서울 중앙대학교는 학교 담을 헐었다. 지역사회와 막힌 담을 헐고 그 자리에 숲을 조성하고 있다. 학교가 지역주민과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준 것이다.
교회도 세상 사람들이 접근하기 편하도록 문을 열고 텃밭이 보이도록 벽을 허물어보자. 그러자면 과연 무엇이 교회를 둘러싼 벽인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자료제공:교회문화연구소(http:// www.churchcultu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