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장 7절

볼지어다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 그를 찌른 자들도 볼 터이요 땅에 있는 모든 족속이 그를 인하여 애곡하리니 그러하리라 아멘(개역성경).

▲ 92년 10월 28일일 시한부종말론 집회현장

지난 호에는 이만희 씨가 요한계시록 1장 7절 성경본문을 왜곡 해석한 예를 살펴보았다. 그는 성경의 ‘찌른 자’의 용어를 자신과 관련시켜 ‘자신을 핍박하는 자’라는 식으로 해설했다. 이번 호에는 같은 성경 본문의 이장림 씨의 해설을 살펴볼 것이다.

이장림 씨(‘이답게’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지난 92년 시한부종말론(10월 28일 휴거설)으로 한때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휴거설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한때 교회 이름을 다미선교회에서 새하늘교회로, 이름을 이장림에서 이답게로 바꾸며 개혁되는 듯해 보였다. 그러던 그가 7년 뒤인 99년에 <요한계시록 강해>라는 책을 통해 교계에 또다시 얼굴을 내밀었다. 비록 비매품으로 발행한 것이지만, 이 책을 통해 그는 자신이 시한부종말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왔으며, 또한 앞으로 어떠한 생각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단초를 보여주었다.

실망스럽게도 이 씨의 강해집을 통해, 그가 시한부종말론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에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는 최근 새하늘교회도 떠나 자신의 집에서 일부 신도들과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계시록 1장 7절 중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라는 구문에 대한 이 씨의 해설이다. 
“주님이 재림하실 때에는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게 된다. 휴거 때는 주님이 공중으로 오시기 때문에 땅에 있는 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상 재림 때에는 예루살렘 동편 감람산으로 오시기 때문에 지상에 터치다운 하기 전에 전세계 매스콤이 그것을 생중계하게 되므로 지구촌 전역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보게 될 것이다”(이답게(이장림), <요한계시록 강해>, 서울: 새하늘교회 문서출판부, 1999, p.44.).

 이러한 그의 사상은 그의 책(<요한계시록 강해>) 서론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는 그가 이러한 말을 실수로 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만간에 수억의 거룩한 무리를 이끌고 백마를 타고 예루살렘 동편 감람산에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장엄한 모습을 전 지구촌 주민들이 TV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지켜보게 될 것이다”(이장림, p.17).

▲ 이답게 씨 이름으로 쓴 이장림 씨의 <요한게시록강해>.

이장림 씨는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라는 요한계시록 1장 7절 본문의 해설을 통해 ‘TV 위성중계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때 감람산에 TV방송국을 설치한다는 말도 있었다”는 근거 없는 말을 의미 있듯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이장림 씨의 주장은 예수님의 재림의 광경을 ‘각인’이 지켜보기 위해서는 TV 위성중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즉, 예수님이 TV 위성중계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는 말이 된다.

그는 이러한 성경해석과 그에 따른 행위가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 구문에 철저히 따르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TV 위성중계 시스템이 없이는 예수님이 재림하실 수 없다는 말을 가능케 한다. 이것은 또한 예수님의 재림의 시기를 인간이 조절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예수님의 재림의 시기를 인간의 의도대로 적어도 늦출 수는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TV 위성중계 시스템을 인간이 건설하지 않으면 되니까 말이다.

또한 반기독교인들에 의해 위성중계 시스템 건설이 지연되거나, 심지어 예수님 재림 순간 시스템이 파괴된다면 매우 곤란한 일(?)이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장림 씨는 <요한계시록 강해>를 통해서도 여전히 시한부종말론 사상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그는 “본서에서는 시한부에 대하여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날짜 계시에 대한 환상적인 믿음은 버려야 한다”는 등의 자기 반성적인 면을 그의 강해집을 통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떠돌았던 ‘2000년 재림설’을 언급하면서, “2000년 재림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믿지는 않는다”며 이상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부정하지 않는다’와 ‘믿지 않는다’는 상반된 내용을 동시에 수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시한부종말론 사상에 대한 동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그는 그의 강해집을 통해 “시한부종말론을 말했다고 해서 이단은 아니다”, “인간의 뇌에는 천상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수신 장치가 있는지도 모른다”, “예루살렘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재림의 때를 알 수 있다”는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시한부종말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가 힘들다.

 예수님의 재림 광경은 모든 사람이 보게 될 것이다(막 14:62).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라는 표현이 그렇다. 주의 재림 광경은 어느 특정인만이 특정한 장소에서 보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이 장소와 관계없이 볼 수 있는 ‘우주적인 모습’이다. 본문에서 요한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the lordship)이 지금 우주적 현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비록 믿는 자들 곧 성도들만이 인식하고 고백하고 있는 사건이지만, 앞으로 주님의 재림 때에는 온 세계가 피할 수 없는 우주적 사건으로, 모든 만민에게 그 주권이 나타나게 되리라는 것이다.

또한 ‘각인의 눈이 그를 보겠고’의 구문은 ‘모든’ 무릎이 그 앞에 꿇을 것이며, ‘모든’ 입이 그의 주 되심을 인정할 것이라는 빌립보서 2장 10절의 말씀을 연상케 한다. 이러한 가운데 그를 찌른 자들도 예수님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TV 위성중계설’이 옳다면, 그 순간 TV가 없거나 불가피하게 TV를 볼 수 없는 사람은 예수님의 재림을 맞이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된다. 예수님의 재림 순간 TV를 안 보는 사람이나 TV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은 이 광경을 볼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