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섬김의 눈 가질때
목회사명 성실히 감당
영적·육적인 것 동시에 봐야

오정호 목사 / 대전 새로남교회, 대전충청 학원복음화협 공동대표

“정상 성인의 안구는 약 7g정도이고, 앞뒤의 직경은 23~24mm정도이다. 이 조그마한 크기의 눈은 전체 감각기능의 80%를 차지하고 그 나머지는 코, 귀, 혀 등이 15%, 나머지 5%는 전신의 피부에서 담당한다. 따라서 안구의 크기는 매우 작아도 그 역할은 매우 큰 고효율의 기관이다.” 안과의사가 기술한 눈에 대한 묘사이다.

목회자에게 있어서도 눈은 보배이다. 수많은 정보를 채집하는 강력한 기관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목회의 희비의 쌍곡선이 나타난다.

눈은 사실을 인지하는데 유용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생산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음을 깨닫는다. 다른 종류의 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믿음의 눈, 섬김의 눈 말이다.

주일 낮 1부에서 4부 예배에 참석한 교우들과 환영인사와 배웅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은 마치 컨베이어 시스템이 돌아가듯 한다. 사관학교 졸업시에 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졸업생도가 악수를 나누듯 촌각을 다투면서 인사가 진행된다. 이렇게 경황없는 인사라도 담임목사의 손끝과 눈끝은 칼날같이 정확하다. “누구와 인사를 나누었고, 누구는 보이지 않았고….”

예배시간 전체를 섬기기 위하여 서서 대기하는 부교역자들이 훨씬 더 예배 참석교우들과 불참교우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과는 항상 담임목사의 손을 들어준다. 부교역자들의 여러개의 눈이 담임목사의 눈을 당해내지 못하다니, 예정된 결과인가? 숙련됨의 산물인가?

상황을 인지하는 눈의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이 모든 일의 발생은 순전히 속사람의 눈, 사명감의 눈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양상이리라.

나이가 젊어도 영적인 수정체가 우유처럼 흐려지는 백내장에 걸린 교역자가 있다. 반면에 육신의 나이가 들었지만, 반짝이는 지성과 영성의 눈을 가진 이가 있다.

초점이 분명한 눈은 그것이 신체적인 것이든, 영적인 것이든 그 눈을 가진 자를 복되게 하는 능력을 가져다준다. 교역자의 깨어 있는 눈은 자신과 회중을 축복의 자리로 이끈다.

균형이 깨어진 눈은 사물과 사람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에 해석도 어려워진다.

멀리 있는 물체만 선명히 볼 수 있는 원시, 가까운 곳만 잘 보이는 근시, 눈에 들어온 빛이 여러 곳에 초점을 맺어 물체가 흔들려 보이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난시는 육체를 괴롭히는 것으로 값을 치르게 한다. 흐려진 영안으로 인해 손해보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목회자의 눈은 지상의 일과 천상의 영광을 동시에 보아야 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 눈은 하나님께서 열어 주시는 눈이기도 하다.

감았어도 볼 수 있는 특이하고 신비한 눈의 소유자인 목회자는 육신으로 보는 일에는 남이 못 보는 것을 보아야 하는 꼬리표가 달려 있기도 하다.

사랑하는 만큼 볼 수 있고, 보는 만큼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목회자의 주님과 교회, 그리고 성도사랑은 눈을 열게 하는 힘이 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봄으로 일할 수 있기도 하니, 이래저래 소원은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로 귀결된다.

바로 저효율 목회가 아니라 고효율목회자로 서기 위한 평범한 목회자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마음의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