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 소장 / 교회문화연구소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의 하나는 가족의 해체일 것이다.
하나님이 최초로 설립하신 가정 공동체가 여러 원인으로 약화되거나 해체되어가고 있다.
이혼율의 급증, 결손가정의 증가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가정의 핵인 부부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또 맞벌이 부부의 증가, 일로 인한 분주함 등으로 가족간에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한 주간에 식사를 한끼라도 함께 하는 가정이 10%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정 공동체의 취약해짐으로 가장 피해를 받는 계층은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설 곳, 갈 곳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집으로>라는 영화가 말하는 대로 돌아갈 집이 없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물론이고 심리적으로도 그들이 설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이들을 내몰고 있는 곳이 또 있으니 그곳은 바로 학교다. 학교는 서바이벌 게임 같이 경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정에서 소외당한 청소년, 학교에서 소외받은 청소년들이 갈 곳은 ‘거리’밖에 없다. 청소년의 80% 정도가 가출 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중대하다.

가출 청소년이 늘고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 내쫓긴 이들은 결국 사회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누가 이들을 안아줄 것인가?

청주명성교회(박노동목사 043-231-2677/011-465-2677)는 이러한 청소년들을 위해 ‘가출 청소년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가출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잠자리, 식사, 그리고 상담이다. 2002년 2월에 문을 연 청주명성교회의 가출청소년을 위한 쉼터는 청소년들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는 말씀대로, 이 쉼터는 자신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말 그대로 ‘쉼터’다.

거리를 떠돌다가 지쳐서 이곳에 온 아이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며 상담, 진로교육, 문화 체육활동, 등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된다.

이들을 수용하는 데에는 비용도 들고 시설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교회는 기쁨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며 회심하고 원래의 길로 돌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이들은 ‘구원’을 경험하며 명설교보다 감동적인 은혜를 체험한다.
앞으로 주 5일 근무제가 확대되면 부유층의 가정은 한결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빈곤층은 주 7일 근무를 하게 되어 가정이 더욱 약화될 게 틀림없다.

가정에서 밀리고 학교에서 밀려난 아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누가 이들을 돌봐야 하는가? 교회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다. 이들을 ‘가출 청소년’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들은 학교를 나온 ‘교출 청소년’이기도 하다.

유일한 해결책은 학교 교육의 회복, 가정의 회복뿐이다.
그리고 이들을 돌봐줄 손길은 교회밖에 없다.

교회는 이 일을 위해 전문 사역자를 확보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는 효과가 적다. 그러나 그보다 절실한 것은 이들에 향한 교인들의 따뜻한 관심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가정, 학교에서 뛰쳐나온 청소년들을 교회와 가정, 지역사회, 학교가 함께 협력해서 가정과 학교로 돌려보낼 것인가?

이 시대 교회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어차피 하나님의 가정에서 도망 나왔던 가출자 출신인 우리들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