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이 불구속 기소한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의 재판을 맡게 된 전주지법 제2형사부 배석판사가 박 목사 측 변호사와 부부 사이인 것으로 밝혀져 재판 전부터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즉각 ‘탄원서’를 제출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주지법은 구랍 31일에 특경법상 사기·주식매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옥수 목사의 사건을 전자배당을 통해 제2형사부 맡겼다. 통상적으로도 선거법 위반, 성범죄, 특정경제법 위반 등의 사건은 합의부인 제2형사부에 배당되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박옥수 목사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은 5명을 사건담당 변호사로 지정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가운데 한 변호사가 제2형사부 배석판사와 배우자였던 것. 따라서 재판 공정성에 대해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이 사건을 ‘회피’시킨 후 제4형사부에 재배당하는 방안과 제2형사부에 사건을 계속 맡기는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피’는 형사소송법상 사건과 관련한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법원이 취할 수 있는 조치로써, 기피원인에 의해 공정한 재판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자발적으로 직무집행을 하지 않는 제도이다. 또 제2형사부에 계속 맡기는 방법으로는 법원 인사를 한 달여 앞둔 상황이니만큼 재판부를 다른 법관들로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재판 진행이 늦어지게 된다.

기쁜소식선교회 설립자 박옥수 목사는 설교 등을 통해 “회사가 생산한 건강기능식품이 암과 에이즈 치료 등에 특효가 있다.”며 주식 매입을 부추긴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목사가 지난 2008년 5월부터 지난 2013년 8월까지, 신도들에게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건강보조식품 업체 주식을 800명의 신도들에게 252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게 해 피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 목사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261억원 상당의 증권을 발행하고 매매한 혐의와 분식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15억 5000여만원을 대출받은 데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박옥수 목사 측은 “신도들을 속여서 본래 가치보다 비싸게 주식을 사도록 한 사실이 없으며, 거액을 챙긴 사실도 없다.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가 없고 회사의 고문으로 활동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 재판부 문제가 불거져 나와 공정성 논란의 도마에 올랐고, 한교연은 1월 7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결의하는 등 신속히 대응에 나섰다. 피해자 모임측도 1월 7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한 인사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박옥수 목사는 권신찬 유병언 등의 기독교복음침례회와는 다른 ‘구원파’ 계보로 분류되며 예장통합 등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