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덴성회 내부집회 장면.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 다룰 성경 본문도 요한계시록 1장 4절이다. 주어진 성경 본문에 대한 이만희 씨(시온기독교신학원, 이희재)의 해설 부분은 지난 호에 다루었다. 이번 호에서는 이영수 씨(기독교에덴성회)의 해설을 살펴볼 것이다. 성경 본문(계 1:4)에 대한 이씨의 해설을 비교해서 살펴본 후,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가능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밝혀볼 것이다.

요한계시록 1장 4절

요한은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편지하노니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와 그 보좌 앞에 일곱 영과(개역성경)

본문에 대한 이영수 씨의 해설을 보자.

“여기 일곱 영도 마찬가지이다. 일곱 영은 일곱 교회에 보내는 영으로, 각 교회의 처지와 형편이 각각 다르며, 성도의 신앙 전도도 다르므로, 영은 같지만 주는 은사와 지시가 달라야 하기 때문에 일곱 영으로 역사하게 된다. 그러니까 일곱 영이란 다 같은 성령을 뜻하지만 일곱 교회에 알맞게 보내는 일곱 가지의 은사이다”(이영수, <계시록 강해> 서울:집문당, 1975. p. 25).

이영수 씨는 본문을 해설하면서, 일곱 영을 갑자기 ‘은사’라는 것과 연결시킨다. 즉 일곱 영을 ‘교회에 보내는 영’, ‘성령’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느닷없이 일곱 교회에 보낸 ‘일곱 가지의 은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영수 씨는 본문 이후 해설에서 은사에 대한 또 다른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일곱 영이 어떻게 은사가 되며, 또 그 은사라는 것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본문에 나오는 일곱 영은 ‘성령’으로 보는 것이 주석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일곱 영’은 요한계시록의 상징세계에 있어서 독특한 표현이다.

이것에 관한 언급은 네 번 나타난다(계1:4; 3:1; 4:5; 5:6). 버컴(Bauckham)은 그의 논문(<The Theology of the Book of Revel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3. chapter 5)을 통해서 ‘일곱 영’을 “온 땅에 보내심을 입은 하나님의 권능의 충만”이라며, 그것이 요한계시록 본문에 4번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어린 양의 승리가 신적인 권능의 충만함을 통하여 전 세계에 걸쳐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요한은 편지의 서두인 1장 4~5절에서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라는 표현으로 하나님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  등의 표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언급한 것과 함께 성령을 ‘일곱 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요한은 편지를 쓰면서 받는 이들에게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문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윌리암 바클레이(William Barclay)는 ‘일곱 영’에 관해서 ‘성령’의 견해 외에 두 가지의 설명이 더 거론되고 있음을 제시했다(William Barclay, <The Revelation of John volume 1.> The westminster press, philadelphia. 1976. pp.30~32). 하나는 ‘천사’라는 견해다.

유대인들의 입장이라며, 일곱 영을 천사로 보는 해석을 소개했다(그의 책, p.31 “The Jews talked of the seven angels of the presence, whom they beautifully called ‘the seven first white ones’ - 1 Enoch 90:21”). 다른 하나는 이사야 11장 2절과 연관시키면서 일곱 영을 ‘the sevenfold gifts of the Spirit’로 보는 견해다. ‘seven parts’로 되어 있는 ‘gifts’(선물)라는 개념이다(그의 책, p.31. “The second explanation connects them with the famous passage in Isaiah 11:2; as the Septuagint, the Greek version of the Old Testament. This passage is the basis of the great conception of the sevenfold gifts of the Spirit.”).

하인리히 크래프트(Heinrich Kraft)는 ‘일곱 영’의 표현은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연결시켜주는 성령의 표현이라며, 그 기원을 오히려 이사야 11장 2~3절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한 일곱 영은 성령을 일곱 가지로 설명하려는 표현이라고 했다. 

“이사야서는 이새의 순에서 나오는 가지와 가지의 꽃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하나님의 영, 지혜와 슬기의 영, 의지와 힘의 영, 지식과 경건의 영이 내린다. 하나님의 두려움의 영이 그를 채운다’”(Heinrich Kraft, International Biblical Commentary, 국제성서주석, <요한묵시록>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1988, p.55.).

본문 문맥상 ‘일곱 영’을 ‘성령’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본다.  ‘그의 보좌 앞에 (서 있는) 일곱 영이라는 표현에서 보좌 앞에 있는 존재를 ‘은사’로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색하다. 또한 본문 4~5절은 편지의 수신자에게 ‘은혜와 평강’을 기원하는 내용인데 그 기원에 대한 근거로 ‘은사’가 등장하는 것도 어색하다. 이런 점에서, 이영수 씨의 ‘일곱 영=은사’라는 표현은 무리한 해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성경 본문 중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라는 구문에 대해서 이만희 씨는 전혀 해설을 하지 않은 반면에, 이영수 씨는 “하나님을 가리킨다”는 정도로만 언급을 한 후, 갑자기 “내가 이상 중에 본 것을 말하겠다”는 말로 화제를 바꾸었다.

그러나 위 구문은 하나님의 어떠함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매우 중요한 구문으로 결코 소홀이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 아니다(지난 호 참조). 이영수 씨는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라는 구문의 내용이 무엇인지, 또 그 구문의 삼중적 시제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직 자신의 신격화에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