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 수해복구에 참여하여 도움을 주신 울산 동구 전아3동 바르게살기 회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울산광역시 동구청, www.donggu.ulsan.kr).

“안녕하세요? 초등학생을 둔 엄마입니다. 용현 5동 동사무소 도서실에 자주 갑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제 이름까지 불러 주면서,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권장 도서를 따로 빼놓고 빌려주시는 최양순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천광역시 남구청, www.namgu.inchon.kr).

“이런 공무원이 있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저의 민원을 친절하게 처리해주신 교통지도과 권순익님과 구청창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 종로구청, www.jongno.go.kr).

“웃는 얼굴로 생활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늘 그런 모습 간직하시길… 민원 도우미 안갑숙씨 화이팅!”
(서울 중랑구청, www.chung-nang.seoul.kr ).

“이 노인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와부읍에 거주하는 정해영 씨입니다. 우리 율석 2리에는 백천사 계곡의 각종 쓰레기를 정 노인이 매일 새벽 5시부터 청소하는 관계로 새로운 계곡으로 탄생하였습니다”
(남양주시청, city.namyangju. gyeonggi.kr).

“하나은행 백궁 지점장 김성엽입니다. 어제 분당구청 세무과 직원 신현정 씨로부터친절한 업무처리와 대우를 받아서 칭찬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성남시 분당구청, www.bundang-gu.or.kr).

마치 칭찬 릴레이라도 하는 것과 같은 위의 글은 전국 상당수의 시·구청 인터넷 사이트 내의 ‘칭찬합시다’ 난에 올려진 내용들이다. 어려운 경제, 혼란한 정치 등으로 어두워지기 쉬운 우리의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칭찬들이다. 특히, 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를 위해 땀흘린 많은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는 진정한 이웃을 생각하게 하는 흐뭇한 대목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사)선행칭찬운동본부(회장 박성규)는 ‘선행칭찬’ 대상자를 선정, 시상을 해오고 있다. 김윤영 씨(사무총장)는 “3년 전 MBC TV의 ‘칭찬합시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저희 기관이 발족된 것”이라며, 우리 사회 칭찬 문화를 계속 확산시키기 위해 ‘선행 칭찬 100만 명 서명운동’을 비롯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잇는 사랑의 삼각끈’,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에 휴대용 소화기 기증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탤런트 최재원, 음악인 ‘김권식과 주비’ 등이 선행칭찬 대상자로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서점가에서는 ‘칭찬’과 관련된 서적들이 속속 출간되거나 판매 순위 상위권 대열에 오르기까지 하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21세기 북스), <칭찬 한 마디의 기적>(용혜원, 청우), <칭찬 한 마디의 기적>(이재명, 기독교연합신문사), <사랑의 언어>    (예영) 등이다. 이중 <칭찬은 고래도…>는 KBS TV 방송 모 프로그램의 테마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연 ‘칭찬’이란 무엇일까?

김대의 씨(51)는 “상대를 높이고, 공손히 대하는 것이 아닐까요. 말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라며, 칭찬은 마음 상태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목사(대구염광제일교회 담임, 칭찬문화연구소장)는 “칭찬은 관심과 사랑의 구체적 언어 표현”이라고 강조한다. 칭찬함으로 인해서 관심과 무관심이 구분된다는 말이다. 칭찬한다는 것은 곧 관심을 보인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목사는 ‘한 마디의 칭찬이 열 마디의 훈계보다 낫다’고 말한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 직전까지 갔던 한 중년의 여성이 칭찬문화연구소 프로그램을 통해 남편으로부터 그리고 가족들의 노력으로 그 마음 상태가 회복된 바가 있다고 이 목사는 말한다. 또한 자폐증, 의처증 등도 가족과 주변의 적극적인 칭찬으로 치유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칭찬은 단지 아름다운 언어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상대를 바뀌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상태도 중요하지만, 직접 그것을 표현할 때 실질적인 사랑의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말이다.

그러면, 무조건 높여주고 공손히 대하기만 하면 칭찬이 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나친 칭찬은 경계의 대상이 된다. ‘속마음이 무엇일까’라며 의심을 하게 되는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칭찬은 립서비스(Lip service)가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칭찬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칭찬의 기술이 있는가?

이재명 목사는 ‘관심, 이해 그리고 인정’을 칭찬의 3요소라고 말한다.
“이 3요소를 포함해서 칭찬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훨씬 더 사랑스러운 관계가 맺어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단순히 ‘공부 잘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학교가 늦게 끝났는데’ 또는 ‘몸의 상태가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라는 자녀의 처해진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태를 인정하는 말을 덧붙이는 방식입니다.”

이 목사는 마치 칭찬의 3요소를 사용이라도 하듯, 기자에게도 “바쁜 와중에 저에게까지 전화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시인인 용혜원 목사도 칭찬할 때의 3가지 자세, 즉 ‘멋지게’, ‘진실하게’, ‘자연스럽게’를 언급했다.

“가능한 한 최고의 멋진 용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진실해야 합니다. 칭찬과 아첨은 분명히 다릅니다. 칭찬은 진실된 마음 속에서부터 울려나오지만, 아첨은 혀끝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용 목사는 계속해서 ‘소질이 많은 분 같습니다’, ‘참 매력이 있습니다’, ‘참 여유가 있군요’, ‘참 독특한 분인 것 같습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해 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이렇듯 진실되고 멋진 칭찬은 사람이 아닌, 돌고래도 길들일 수 있다는 것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켄블랜차드 외)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다. 항상 ‘참 잘했다’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돌고래를 훈련시키는 한 돌고래 조련사의 이야기를 통해서 칭찬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칭찬을 통해 까다롭다는 돌고래도 훌륭히 훈련이 되는데, 사람은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저자는 “가끔은 스스로를 칭찬하라”며, 칭찬의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사고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칭찬은 하는 것뿐 아니라, 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칭찬을 받는 사람은 어떠한 반응을 보이면 좋을까? ‘아이고 아닙니다’, ‘별말씀을’, ‘아유! 부끄럽습니다’ 등이 흔히 들을 수 있는 대답들이다. 김대의 씨는 자신이 칭찬을 받으면 몸둘 바를 몰라 그 자리를 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박형택 목사(화평교회)는 칭찬 받는 마음 자세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한 것이 아니고, 주님이 하신 일임을 드러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겸양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가서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용기(힘)가 생깁니다”,  또는 “더욱 열심히 하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등으로 적극적인 반응도 제안했다. 받은 칭찬을 통해 용기를 얻는 것뿐 아니라, 상대를 더 높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거울 앞에서든 다소의 연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칭찬을 주고받는 방법이 그리 독특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하거나 칭찬을 받는 사람을 주변에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수직적 교육 문화 가운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칭찬보다는 훈계에 더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정동섭 원장(가정경영상담 아카데미)은 그 이유를 ‘유교 문화’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남편을 하늘같이’, ‘선배, 어른 먼저’ 등 윗사람 중심의 권위주의적 수직 윤리 문화에서 훈계와 선언적 가르침이 한국 사회에 오랫동안 강조되어 왔기에 칭찬이 들어갈 자리가 좁아진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국이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보다 또 일본보다 더 실질적인 유교문화의 국가입니다. 매우 수직적이죠. 기독교는 ‘사랑’입니다. ‘피차 복종하라’, ‘서로 사랑하라’는 수평적 문화죠.”
한국의 이혼률이 세계 2위라는 부끄러운 통계, 또 이혼을 신청하는 이가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도 바로 정 원장이 지적하고 있는 수직 문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이러한 권위주의적 수직문화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특히 부부 간에 칭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몇 가지 멘트를 제시한다. 오늘 밤 아내(남편)에게 직접 사용해 보라는 권유다.

 남편이 아내에게 할 수 있는 칭찬은 ‘만약 다시 결혼한다고 해도 당신과 하겠어요’, ‘당신을 만난 것이 큰 복입니다’, ‘시집올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예뻐요’라는 등이다. 아내가 남편에게는 ‘당신 때문에 가정이 든든해요’, ‘당신만한 남편이 어디 있겠어요’, ‘당신이 최고예요’ 등으로 말할 수 있다.

이재명 목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칭찬 뒤에 하나님의 축복의 말을 덧붙이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큰 복이 있을 것입니다’, ‘반드시 기도가 응답될 것입니다’는 등의 표현을 제시했다.

칭찬. 지금 바로 실천할 숙제다. 

칭찬할 때 쓰는 말 1. 미소가 참 밝습니다. 2. 책임감이 놀랍습니다. 3. 재치가 대단합니다. 4. 기대 이상입니다. 5. 당신을 알고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6. 유모 감각이 뛰어나군요. 7. 맡긴 일 잘 하는 것이 멋집니다. 8. 예상보다 훨씬 놀랍군요. 9. 소문이 맞습니다. 10. 역시 다릅니다. 해서는 안되는 말 1. 너 때문에 내가 못살아! 2. 너한테 질렸다. 3. 너 때문에 미치겠다. 4. 너는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 5. 너는 언제나 이기적이다. 6.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 7. 너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8. 너는 문제 투성이야! 9. 나가든지 들어오든지 마음대로 해라. 10. 너 때문에 부끄럽다. <칭찬 한 마디의 기적>(용혜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