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요? 섹시하고 솔직한 연예인이에요. 거기에다 ‘쿨’하고 용감하기까지 해요. 저는 그런 이효리가 너무 좋아요”(30대 크리스천 이상근 씨).

요즘 가수 이효리(25) 씨의 인기가 ‘신드롬’이라는 말이 무색치 않을 정도로 치솟고 있다.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음은 물론, 각종 스포츠신문의 1면을 도맡아 장식한 지도 한 달이 넘는다. 한 스포츠신문사 소속 기자는 “연예계에 광풍(狂風)은 처음이다. 신문사마다 이효리 담당기자가 따로 있어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이효리가 1면에 등장하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신문 판매부수가 확 달라진다. 마치 과거의 박찬호를 보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효리 씨가 방송에 입고 나온 옷은 며칠 지나지 않아 품절이 되고, 그가 광고 모델로 나선 상품들은 눈에 띄는 매출 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

대중을 흡입하는 이효리 씨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연예 관계자들이 첫번째로 꼽는 그의 장점은 단연 ‘섹시함’이다. 이효리 씨는 가슴이 깊게 패이고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으로 특유의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한껏 강조한다. 여기에 털털함과 솔직함, 순발력 등이 어우러져 그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잘 짜여진 방송용 멘트보다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어투로 감춰졌던 보이시(boyish)한 매력을 거리낌 없이 발산했다.

임상심리학자 심영섭 씨는 “이효리의 망고주스 CF는 2000년대형 섹스 아이콘의 이미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순진하거나 고급스러워 뵈지 않는다. 오히려 적당히 세속적이며 자유분방하고 서민적이다. 이것이 ‘쉽다’, ‘편하다’는 이미지로 연결되면서 남성팬을 폭넓게 끌어 모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섹스 어필’ 권하는 사회
이효리 씨처럼 섹스 어필(Sex Appeal)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으로 말미암아 고민하는 크리스천들이 늘고 있다. “외모를 취하지 말라”는 성경 말씀과는 달리, ‘성적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외모를 칭찬하는 세상은 크리스천의 기를 꺾이게 만든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상담소를 비롯한 내적치유사역연구원 등 국내의 대표적인 기독 상담 사이트에는 성형수술과 관련된 상담 내용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특히 기독 청소년 사이트에는 외모 관련 상담 내용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이현아(17세) 양은 한 기독교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얼마 전 남자 친구로부터 절교를 선언 당했기 때문이다. 현아 양은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까닭에 뚱뚱한 몸매를 지니고 있다. 때로는 자신조차 거울 보기에 거부감이 드는데, 남자 친구가 이를 용납할 리 없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또 날씬한 친구들이 멋진 몸매를 자랑하며 입은 옷은 그녀를 한없이 절망하게 만들었다. 현아 양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두렵기만 하고 이제는 죽고 싶은 심정이다. 할 수만 있다면 지방흡입 수술로라도 살을 빼고 싶어한다.

김상우(31세) 씨는 최근 콧날을 세우고 각진 왼쪽 턱을 깎아냈다. 김씨는 평소 날카로운 인상으로 혐오감을 준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교회에서 그의 인품과 넉넉한 성격을 신뢰한 몇몇 분들이 맞선을 주선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맞선 상대 여성들은 그의 외모가 섹시하지 않고 성적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다고 귀띔했다.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크리스천
LA 동양선교교회 강준민 목사는 기독교인의 ‘섹스 어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강 목사는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본성은 영과 육으로 인간을 아름답게 창조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섹스 어필을 통해 아름다운 매력을 물씬 발산하면 인간 관계에 자신감을 얻게 되고 긍정적인 자아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는 모습을 갖기 위해서나 지나친 외모 지상주의 추구는 반성경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노영성형외과 노영 원장은 “기독교인은 과거 인위적인 섹스 어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다”면서, 이는 아마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는 손댈 수 없다는 유교적 관념과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성경적 세계관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노 원장은 “택한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살아가야 할 크리스천이 아름다움을 더 가꾼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송탄신경정신과 차준구 원장은, 현대인의 심리 중에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그들에게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깊이 눌린 패배의식과 억압된 감정인 열등감이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열등감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했다. 차 원장은 우리의 나약한 모습 그대로를 하나님께 의존시키고, 지나친 섹스 어필보다 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숙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반석교회 강임춘 목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화론적인 세계관이 지배하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한 영혼의 무한한 생명의 가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모와 풍체가 없을 지라도, 가난하고 병들고 고운 모양이 없을지라도 온유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신 예수님처럼 외적인 섹스 어필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성숙한 문화 형성에 크리스천이 앞장 설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