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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위에 선 남자, 하나님의 길을 간다 |
| <증언> 책 낸 길거리 예배자 김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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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규장)을 읽고 김길 목사(명신교회)를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의 솔직함 때문이다. 그는 이 책을 한 달 동안 썼다고 했다. 솔직함이 주는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내가 솔직하지 못함으로 인해 끌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솔직함을 통해 그의 삶의 어떠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함이 좋은 남자
책에서 그는 자신의 욕심을 솔직하게 말했다. 남자가 가지는 성적인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음란은 담배나 술 같은 기호식품처럼 현대인들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기독교인들도 이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 암약하고 있는 고정간첩처럼 괴롭히는 문제가 음란의 문제다. 그런데 김길 목사는 <증언>에서 내놓고 이야기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남성 크리스천들에게 반가운 책이다. 그의 솔직함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그럴싸한 목회를 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목회자라면 번듯하고 폼 나는 목회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마음을 접었다.
“온누리교회 같은 교회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아니라고 하시잖아요.”
어떤 교회를 하고 싶었느냐고 물었을 때 김길 목사는 그렇게 대답했다. 현대 도시의 교회는 상가를 빌리거나, 혹은 건물 매입, 혹은 종교부지에 예배당 건축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이것은 지극히 장소와 관련된 이야기지 실제로 교회의 본질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다른 틀의 교회를 하고 싶어
누구나 알듯이 건물 자체는 교회가 아니다. 십자가가 있는 건물은 믿는 그리스인들로 구성된 교회의 표시일 뿐이다. <증언>에서 김길 목사는 현대 도시목회와 전혀 다른 목회를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교회에 대해 말을 아꼈다.
“거창하게 교회론이라고 말하기가 그렇습니다. 제가 거리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옳고 건물을 짓거나 빌려서 예배드리는 것은 문제가 있는 교회라고 말해서는 안 되잖아요. 하나님께서 제게는 기존 교회와 다른 틀의 교회를 하라고 하신 겁니다.”
김길 목사는 명동에서 예배를 드린다. 오전 10시 30분에 중앙우체국 앞에서 2,30명의 사람들이 모인다. 오전에는 예배보다 기도회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오전은 그룹 중심으로 모입니다. 잠시 전체로 모였다가 기도나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곧 바로 흩어집니다. 네다섯 명으로 구성된 그룹들이 명동 곳곳을 밟으며 기도를 합니다. 일종의 땅 밟기 기도라고 보면 됩니다. 도시를 위한 중보기돕니다. 그리고 다시 오후 2시에 중앙우체국 세미나실에 모입니다. 거기서 예배를 드리죠.”
건물을 장기 임대하거나 소유하지 않고도 예배를 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하지만 김길 목사의 예배는 그것과 좀 다르다. 왜 그런 교회를 시작했을까?
“처음 분당에서 안디옥선교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개척하고 5년 뒤에 분립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뜻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성도들이 300명이 넘었을 때 저는 적임자만 나타나면 곧 바로 교회를 넘겨줄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적임자가 나타나는 것과 상관없이 교회를 내려놓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제 것이 아니라 하나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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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YWCA 앞에서 예배 드리는 명신교회성도들 |
잘 나가는 교회 사임
잘 나가는 교회를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개척을 위해 함께 할 멤버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교회 담임을 사임했다. 그가 성남 모란에서 교회를 설립할 때 가진 원칙은 “사람은 하나님이 보내신다”는 것이었다. 선교단체에서 사역할 때 체험한 진리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다르지 않은가. 김 목사는 염두에 둔 사역지를 생각해보았다. 신촌, 강남, 명동은 안디옥선교교회 있을 때 기도했던 곳이다.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과 이 곳에 교회를 분립 개척하자고 약속했다. 그 중에 신촌을 가고 싶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명동에 가라는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 때가 2008년 5월 18일 주일. 그는 가족들을 집근처 교회로 보내고 홀로 명동에 갔다.
“하나님은 제 계획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명동에서 벤치에 앉아 기도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마땅치 않았습니다. 등을 돌려서 앉았더니 ‘제중원 터’라는 표지석이 보였습니다. 의사 알렌이 명성황후의 조카 민영익의 병을 고쳐서 고종이 세워준 병원이 제중원입니다. 이곳은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가 초기 사역을 위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마음으로 처음 기도를 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시는 마음이 있었다. ‘조선에 교회가 없을 때는 눈에 보이는 교회를 많이 세웠는데, 이제는 눈에 보이는 교회가 많으니 너는 나랑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를 해보지 않겠니?’
김 목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란 보이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의 이름과 영향력이 나타나는 교회를 하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바울처럼 떠났지만 사람들은 그를 칭찬하기보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내 길을 하나님이 정하셨다”는 생각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자신과 하고 싶어 하시는 교회를 위해 명동을 돌면서 계속 기도해 나갔다.
명동에서 홀서 서서 예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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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교회 사역뿐만 아니라 그의 신앙의 삶과 새로운 교회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증언>(규장) |
그는 중앙우체국에 가서 예배하는 마음을 주어서 그곳에 서서 혼자 찬양하고 예배를 드렸다. 교회 이름도 정했다. 명동의 신실한 교회라는 뜻을 가진 ‘명신교회’(明信敎會)로 지었다. 개척할 때 그는 핸드폰에 아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모조리 지워버렸다. 혹시 사람을 기대어 개척을 할 마음이 생겨서다. 홀로 명동에서 기타를 매고 기도하고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처량하지 쉽게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는 그런 몇 개월 동안 신실하신 하나님을 여러 번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오고 결국 홀로가 아닌 여러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성남에서 교회를 개척했을 때, 저는 사람들이 사명에 불타 교회 밖으로 나가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는 복음의 삶을 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개척했던 멤버들을 훈련시키고, 이들이 교회 밖을 향해 나가는 외부지향적인 교회로 성장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교회는 너무도 빨리 내부지향적인 교회로 변해버렸습니다. 위로받고 싶은 성도들이 채워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들에게 사명감을 고취시키려고 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첫 개척경험을 통해 그는 명신교회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건물 안에 갇혀 내부지향적으로 서로 좋은 것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예수 믿지 않는 사람을 향해 나가는 교회로 나가고 싶었다. 그는 그런 사역을 하기 위해 현재 그룹의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그는 명동이 그의 교구라고 했다. 명동에서 드리는 주일 예배는 날마다 새롭다고 했다. 마치 전도여행을 가서 기도하면 부어주는 은혜가 있는데 그런 감동과 은혜를 명동 주일예배에서 맛본다고 했다.
“누군가 도시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그룹이름을 비전그룹이라고 지었더니 리더들이 좋아들 합니다. 2시 예배를 두 시간 가량 드리고 소그룹으로 흩어서 제자훈련을 합니다. 저는 이 리더들이 잘 설 수 있도록 돕고 섬깁니다.”
도시들을 목표로 한 교회
그는 설교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전을 찾아 나아가게 한다. 현재 공식리더는 17명 정도. 그는 이들이 아시아의 도시들을 목표로 삼아 기도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목회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리더들 대부분은 2,30대 청년들이고 직장을 다닌다. 김 목사는 리더들이 직장에서도 섬기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실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라고 권한다. 전에는 직장에서 상처 받고 오면 위로 주었는데 지금은 직장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도전을 준다. 자기 비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도전을 주지 않으면 나약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는 설교가 좋아서, 예배가 좋아서, 혹은 위로 받을 데를 찾아 가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변화 시키려는 교회로 가게하기 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명신교회의 소명이라고 했다.
“삶의 필요가 급한 사람이 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교회가 그런 구조로 가게 됩니다. 위로받고 싶고 사명도 감당하고 싶은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연약한 사람이 오면 리더가 책임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리더는 제가 책임지고 리더는 연약한 사람을 책임지는 구조로 교회를 끌어갈 생각입니다.”
김길 목사는 현재 교회가 고정화된 틀이 아니라고 했다. 앞날을 어떻게 교회가 변할지 모른다고 했다. 단지 현재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명령을 따라 갈 뿐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만이 명신교회를 이끌어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교회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놓지 않았다. 단지 방향을 세우고 그때그때마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데로 순종할 뿐이다. 그는 “예수님이 하라고하신 사명이 소중합니다. 잘못된 일에서 타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라고 하신 것을 벗어나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20년 동안 훈련 받은 것이 하나님 뜻대로 하는 것입니다.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
자기는 없고 오직 하나님만 있어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김길 목사는 믿음은 역사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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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4.28 일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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