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교수/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장.

최근 한국교회의 성장이 멈춰지고 있다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교회 지도자들이 변화에 대해 무감감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와 함께 21세기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선교와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목회자 자신이 새롭게 변해야 됨과 공시에 교회와 교단 모두가 새롭게 되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 협의회'는 그 움직임의 일환으로 탄생된 기구다. 동협의회는 지난 4월 1일 사랑의 교회(옥한흠 목사)에서 '교회 갱신을 위한 21세기 비전'이란 주제로 제 1회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회 갱신을 위해 협의회에 소속된 목회자 자신부터 변화되자는 작은 목소리인 것이다 <편집자 주>

21세기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다. 20세기 후반의 전면적이고 구조적이고 급격한 변화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포스트'라는 접두어를 붙여 표현한다.
  
 포스트 모던(근대 이후), 포스트 콜드워(냉전 이후), 포스트 소시얼리즘(사회주의 이후), 포스트 카피털리즘(자본주의 이후)을 말한다. 21세기는 포스트 시대다.

 다가오는 21세기는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에 의하여 산업사회에서 후기산업사회(postindustrial society)로 옮아가고 있다. 후기산업사회는 컴퓨터에 의하여 주도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라고도 한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과학 기술과 문화의 발전하는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에 토플러는 이것을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디지털로 사회 각 구석으로 스며들어 가는 대중 문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종교는 시대에 뒤떨어진 가치 체계로서 더 이상 영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필자는 여기서 21세기의 문화적 도전을 진단하고 여기서 비롯되는 교회가 직면하게 되는 위기를 진단하고 그 처방을 제시하고자 한다.

1. 21세기의 문화적 도전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적 도전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특징지워진다.

1) 정보화 시대
 현대 인류는 농업혁명(제 1의 물결)과 산업혁명(제 2의 물결)을 거쳐 21세기에는 정보화의 물결(제 3의 물결)로 나아간다. "천연자연(제 1의 물결)이나 노동력(제 2의 물결)에 의존한 경제가 지식과 정보에 의한 경제(제 3의 물결)로 이행하고 있다. 이처럼 전쟁도 육박전에서 지력전(知力戰)으로 변하고 있다. 일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근육작업을 기계와 기계화로 대체했다면, 이차산업 혁명은 인간의 두뇌작업을 컴퓨터와 텔레콤(Telekommunikation)으로 대체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권력은 정보의 지배에 의하여 결정된다. 현대화는 료타르(F. Ryotard)가 말하는 것처럼 지식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의 정보화다. 정보사회의 특징은 "언어의 보편화와 보편적 언어를 통한 전체화"이다. 그리하여 전자화, 소형화, 디지털화,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통한 첨단산업의 발전으로 인하여 옛날에는 환상적으로 나타나던 인류의 이상사회가 실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후기산업사회가 도래했다. 이 사회는 뉴미디어와 전자기술로 특징지워진다. 때문에 후기산업사회를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정보화시대(information age), 또는 전자시대(electronic age) 또는 디지털 시대(digital age)라고 부른다.

 새로운 미디어는 정보의 지구적 소통을 촉진한다. 디지털 시대(digital age)에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법은 지구촌 법이 되고 있다. 세계 정보고속도로인 인터넷(Internet) 확산이 세계적 사회현상이 되어 시공간적 거리가 극복되고 문화적으로 국경이 철페되고 있다. 이미 1964년 토론토 대학 교수 마샬 맥루한이 언급한 바같이 세계는 이제 지구촌, 정말 하나의 마을이 되었다.

 이러한 인터넷의 확산은 종래의 국가 간의 경계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문화는 전자에 의하여 수행되므로 전자문화(electronic culture)라고도 부를 수 있다.  
 
2) 후기산업 시대
산업사회가 제조업 중심사회라고 한다면 후기사업사회는 통신, 보건, 교육, 연구, 정보분야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산업생산을 한다. 후기산업 사회에 대한 분석은 이미 다니엘 벨(Daniel Bell), 프랑수아 료타르(Fran oi Ryotard)등에 의하여 이루어 졌다. 이 사회에서는  다니엘 벨이 말한 바 같이 전 사회 구조의 변천이 야기한다.

 산업에서는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증가한다. 서비스업이란 거래, 수송, 건강, 교육, 교양, 연구와 경영 등의 3차산업을 말하며 제조업이란 일차 산업인 농업과 이차 산업인 생산업을 말한다. 기술에서는 이론적 지식과 새 지성적 기술의 중심화가 설정된다. 사회구조에서는 새 기술적 엘리트의 발생과 제품 생산사회로부터 정보와 지식사회로의 이행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알랭 트렌은 후기 산업사회의 모습을 "문화적이고 상징적인 상품과 정보상품들이 기존의 물질적 상품과 서비스의 자리로 대체하는" 사회로 그린다.

 구체적으로 후기산업사회의 산업 활동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하나는 건강의 생산과 유지다. 두번째는 교육의 영역이다. 세번째는 정보의 영역이다". "이에 따라 병원, 학교, 언론이 중심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산업사회에서 제기되었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 될 것이다.  

3) 탈이데올로기 시대
 이러한 정보의 대량 제공과 사회의 다원화와 지식화는 지식과 가치의 상대화를 촉진시킨다. 기존의 규범을 해체하고 자아를 해체하고 기존 관료적 사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1989년 사회주의권 몰락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세계사의 지각변동이었다. 반세기에 걸친 냉전체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경쟁공존 시대가 전면적으로 붕괴했다. 체제로서의 사회주의는 붕괴하였다. 동구권의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마르크스 역사이론은 폐기되기에 이르고 있다. 전체주의는 아직도 중국과 북한 및 큐바 등지에서 강제수용소를 만들고 있으나 정치적 메시야주의는 쇠퇴하고 있다. 러시아와 동구는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전체주의 이데올로기가 무너지고 난 후 구(舊)유고연방은 민족과 인종 갈등으로 초토화되고 있다. 4년 이상 진행된 보스니아의 참상은 탈이데올로기화 이후 세계가 민족주의나 인종주의로 분열될 위험성을 경고해 주고 있다. 살인적인 공격과 파괴충동은 인간에게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전의 적대감의 해소에는 새로운 적대감이 뒤따르고 있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멸망에 따른 승리의 쾌감으로 의기양양하기에는 자체 많은 문제을 동반하고 있다. 그것은 '부패와의 동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본주의의 자기 갱신에 의한 새로운 구축이 포스트 자본주의의 과제다. 여기에 대안이 될 만한 이념이나 모델은 없다. 차라리 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이 더 적절한 견해가 아닐까 한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함으로써 상호 수렴한다는 것이다. 

4) 신기술시대
 20세기는 분석(分析)의 시대였으나 21세기는 합성(合成)의 시대다.  분석의 시대에서는 역사, 물리 등 각 전공별로 갈라졌다. 합성의 시대에서는 문화와 과학이 합하면서 새로운 분야가 나온다. 무궁무진한 조합이 가능하다. 조합을 통한 새로운 영역이 창출된다.

 다니엘 벨은 기초과학-소재기술이 21세기를 이끈다고 말한다. 그는 기술혁명의 두 가지 축을 말한다. 이론적 기초지식의 혁명이요, 소재기술의 혁명이다.

첫째, 19세기까지만 해도 철강, 항공, 전기라는 단순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이 발달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물리학이라는 이론적 기초지식이 등장하면서 전자, 통신, 컴퓨터 산업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제는 생물학의 발달로 인해 의학과 농업기술이 혁명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사회는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이론적 기초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발전한다. 앞으로 과학기술은 이론적인 지식에 의하여 발전하게 된다.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과 연구를 위하여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전문화시키고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둘째, 소재기술의 발전이다. 그 동안에는 산업발달에 원자재의 비중이 매우 컸지만 물질혁명의 결과로 이제는 달라졌다. 원자재나 원소재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경제를 발전시키는 근본적 요인은 이론적 지식이 얼마나 발달하느냐, 또 소재기술에 어떤 혁명이 오느냐에 달려 있다. 그 예가 통신망의 소재로 구리를 대신하는 광섬유의 등장이다. 바로 이 두가지 요인이 21세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될 것이다.

5) 불확실성의 시대
 그러나 후기산업사회의 도래는 많은 부정적 측면을 가지고 왔다. 우리 인류는 기계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인간존엄적인 시대가 자동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너무 낙관적인 기대들은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현대 기계기술은 그 첨단성과 기능성을 자랑하나 윤리성과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장님이다. 그리하여 첨단 기술시대에 지배와 착취와 멸시와 증오가 지배하고 있다.

 인류는 핵의 위협과 생물학적 염색체 공학에 의한 인간 수정란 복제 등의 과학기술적 야만(野蠻)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생기는 수많은 결과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역사의 자기 실현이라는 명제는 이제는 성립이 불가능하다".

 오늘의 시대는 기존의 개념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현상들이 출현하고 있는 불가예측의 시대다.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 우선시대는 국가자본주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 단위의 자본주의 시대를 초래하고 있다. 이것이 갖는 한계성과 위기가 무엇인가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인류는 모델이 없는 예측불허의 시대, 거대한 무질서의 시대를 맞고 있다. 동시에 이것이 위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창조의 기회이기도 하다.

6) 고도 소비와 향략주의 시대
 현대는 과학기술에 의한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한다.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이제는 소비자가 자기의 개성에 맞는 물품을 요구한다. 그리하여 상품의 풍족함 가운데 소비자는 왕이요, 홈쇼핑(home shopping)이 실현되는 마케팅 시대(marketing age)다. 쇼핑문화(shopping culture)는 현대인 삶의 중요한 방식이다. 새로운 모델이 쉴새없이 나오고 소비자는 쉴새없이 새로운 모델로 대체해야 하는 고도의 소비시대다.    

 고도 소비생활은 현대인들의 생활 수준이 물질적으로는 역사의 어떠한 시대보다 향상된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각종 향략주의적 가치의 실현이 일반화된다. 근대산업시대에는 사회적 규범을 존중하여 자아 실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억압되어 왔던 본능적인 충등들이 후기 현대에는 자연스럽게 표출된다. 향락주의적 가치 실현은 산업사회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의하여 충족되었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이러한 향략주의적 가치는 고도의 선택성을 가지게 된다. 각종 정보에 의한 상세한 메뉴가 제공된다. 그것은 각종 여행정보와 오락정보와 놀이정보들이다. 이러한 문화의 향략 속에서 현대인은 마치 이러한 물질적으로 풍유한 시대가 진정한 현실인지 착각하면서 현세를 넘어선 초월의 세계를 외면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면서 오히려 영국의 문화사학자 도션(Christopher Dawson)이 지적하는 바같이 영적 비전을 상실하고 있다. "영적 환상을 단일화 시키는 과정이 실패하는 곳 - 그 환상이 공동체 전체에 전달될 수 없는 곳에는 문명의 몰락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현대문명의 위기다.  

7) 다원화 시대
 현대사회는 다원주의를 표방한다. 과학주의의 붕괴로 법칙적 일반화를 부인한다. 근대적 합리주의 붕괴로 보편적 합리성을 거부한다. 과학, 철학, 사상, 문화, 예술, 가치, 정치제도, 경제제도, 사회제도, 심지어 종교에 있어서도 개별성과 특수성 및 다양성을 용인한다. 보편적인 과학이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과학사만이 존재한다.

 보편적인 철학이나 인식론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철학자들의 가치와 기호에 따라 선택한 철학이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존재할 뿐이다. 이러한 다원주의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역사적 상대주의"(historischer Relativismus)와 "지식사회학"(Wissenssoziologie)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론적 정당화를 부여받았다. 

 더 이상 헤겔이나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바 같은 역사발전을 예시하는 거대한 담론은 인정되지 않는다. 인식론적 기초주의( foundationalism)는 용인되지 않는다.
 이러한 다원주의는 20세기 후반에 와서는 긍정적으로는 이념적 절대화에 고착된 공산주의적 전체주의를 붕괴하는데 공헌했다. 소련연방과 동구권의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중국의 공산주의가 문호를 개방하면서 시장경제를 수용하고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북한의 주체사상 체제도 붕괴 과정 속에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 붕괴의 7단계 시나리오(식량난-자원공급 차별화-지역독립-중앙정부 억압-저항-균열-권력의 재편)를 작성해 놓고 이미 2-3단계(대상선별 자원 공급단계-지역적 자구책 마련단계)에 있다고 보고 대책을 강구중에 있다.

 그리고 다원주의는 종교적으로는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는 같은 신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에 각기 구원에 이르는 다른 길이 불과하다는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의 출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교들이 공존하는 다원시대를 촉구하고 있다.

8) 세속종교 등 사이비종교의  시대
 19세기와 20세기에는 전통적인 종교가 쇠퇴하고 무신론 내지 탈종교화가 점차 가속화하였다. 이미 니체, 마르크스, 프로이드는 종교의 소멸을 주창했다. 산업화 시대는 기계 기술을 신의 대용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기계기술로 인간은 이 세계를 세속화하면서 모든 신비적 영역을 비신화론화시켰다.

 그리하여 신의 영역은 인간의 세속화 과정 속에서 밀려나갔다. 인간 자율성과 인간 성숙성이 강조되면서 무신론과 탈종교화 시대의 도래가 선언되었다. 하비 콕스( Harvey Cox)는 세속도시를 종교가 없는 도시라고 규정했다. 이미 1960년대 미국에서는 사신론 논쟁이 일어 났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에서 이들이 예언한 대로 종교의 소멸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대신 일어난 것은 각종 이데올로기, 이상향주의, UFO종교, 마약운동, 과학기술 신격화 운동 등 세속적 종교운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각종 점성술, 점, 미신, 뉴에이지 운동이 전통 종교의 자리에 들어서고 있다. 점성술과 복술에 관한 서적이 세계적으로 크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

9) 환경의 시대
 21세기는 생태환경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산업사회시대에 이르러 자연환경이 인간의 과도한 개발로 인하여 황폐되었다. 인간이 자연을 수탈한 만큼 자연은 이제 인간을 위협하고 복수를 하고 있다. 월드워치 연구소의 94년판 <지구환경보고서>는 해양에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3/4이 인간활동에 기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 삶의 질을 높히기 위해 바다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선사시대 이래 해양으로 흘러든 영양분은 2배 이상, 해양침전물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햇빛을 차단하고 물고기를 질식시켜 적조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연안은 바다 면적의 9.9%에 불과하지만 상업적으로 가치있는 어종의 70%가 여기서 일생을 시작한다. 환경 대책이 없으면 어종(魚種)은 멸종되고 그것은 인간 생존과 직결된다.
  
 여기서 지구 차원의 정의 문제에 부딪친다. 이를 위하여 보편주의적 윤리가 요청된다. 인구증가와 경제성장 제일주의 패턴은 억제되어야 한다. 더 큰 생태학적 재난이 가능하다. 그러나  동시에 인류의 살아남음을 보장할 수 있는 개선타개(Innovationsdurchbrueche)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생태기술개선이 요구된다. 쓰레기 더미 대신에 재활용 과정과 환경 보존적인 장치가 요구된다. 에너지 저장기술의 개선이 요구된다. 화석연료의 소비 대신에 태양열 기술이 요구된다. 핵융합의 개선이 요청된다. 핵분열 대신에 핵융합 기술의 개선이 요구된다. 신소재의 발명이 요구된다. 환경 파괴적인 소재 대신에 환경친화적인 소재의 발명이 요청된다.  

9)  아시아의 세계 무대의 진출
 산업혁명 이후 서구 우위의 역사를 거쳐 이제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것은 동아시아 지역의 놀라운 경제성장과 경제력 때문이다. 아직도 서구인들이 우위의식을 갖고 있고 아시아인들은 열등의식을 갖고 있으나 2천년대가 되면 아시아인은 서구인과 대등한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그 중심지가 태평양 연안으로 옮겨가고 있으나 민주화는 그렇지 않다.

 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가 경제개혁으로 불안한 즈음 93년 APEC이 출범했다. 아시아 태평양시대의 도래를 말한다. 이광요 전 싱가포르 총리는 미국, 일본, 중국 사이의 새 3각 균형이 향후 20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3년 싱가포르의 공보장관은 앞으로 25년 후면 동아시아의 GNP가 온 유럽을 합친 것보다 많아지고 미국의 두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것을 세계문화 판도를 바꿔 놓게 될 "동아시아의 르네상스"라고 말했다. 지금 아시아인의 인구는 미국의 10배가 넘고 유럽의 6배가 넘는다. 이것만 해도 아시아는 유럽에 대한  엄청난 위협이 된다.

일본은 이미 세계 경제대국의 위치에 진출했다.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려고 하고 자위대의 전력을 강화시키려고 한다. 중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해안지방에 비해 아직 내륙 지역에는 낙후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열악한 환경문제도 우려 대상이다. 만일 중국이 이런 문제와 체제문제를 잘 관리해 나간다면 다가오는 10～15년 안에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한 정치와 군사대국이 될 것이다.

한국은 1950년 국민소득 67불이었던 후진국에서 1995년 일인당 국민소득 1만76불에 이르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 되었다. 한국은 88년 제 25회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기 2천년에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를 서울에 유치하였고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고자 일본과 경쟁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는 다가오는 21세기 세계의 무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2. 21세기의 영적 도전

1) 과학기술의 메시야주의의 표방과 도전  
다가오는 21세기는 고도의 과학기술의 왕국을 건립함으로써 과학기술은 고도의 편의성과 첨단성으로 자신을 신격화 시킬 것이다. 첨단 기술은 정보 고속도로의 인터넷화, 염색체 공학, 인간 수정란의 복제화, 인공 생태계, 우주 산업의 대중화 등으로 첨단 기술에 의한 미지의 영역을 개발하기에 이르고 있다.  

 과학기술의 힘에 의하여 인간은 자유와 실험의 새 차원에 투입하게 되었다. 과학기술은 세계와 자연을 비신성화하고 세속화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폐쇄된 세계관을 붕괴시켰다. 그리하여 과학기술은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기 위하여 발전시킨 도구의 차원을 넘어서서 주인을 지배하기에 이르고 인간에게 유토피아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는 메시아의 자리에 들어서고 있다.

 그리하여 과학기술은 단순히 과학기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주의로 발전하고 있다. 과학기술주의는 과학기술에 의한 역사의 구속과 해방을 말한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인본적 메시야주의다. 

이제 과학기술주의는 단순한 과학적 차원의 문명의 이기를 넘어서서 인간에 대한 지배와 자기 신격화를 시작한다. 이것은 신 프랑켄스타인의 역습이다. 과학기술주의는 이제는 종교적 차원에서 인간의 구세주가 되고자 한다. 그리하여 과학기술주의는 기독교의 메시야 사상을 대체하고자 한다. 더이상 신적인 역사 간섭이 필요없다고 한다. 역사는 인간의 과학기술에 의하여 이상향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은 이제 인류에 대한 메시야가 되어 버린다. 과학기술은 그리하여 대용신이 되어 버린다. 여기서 기독교회의 복음 선포는 이제 과학기술주의의 심각한 영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2) 세속 대중 문화  물결 속에서 위기
 현대 정보화 시대는 컴퓨터 장치에 의한 가상현실(simulation)의 세계를 연출하고 있다.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전자 기술과 컴퓨터 기술을 힘입은 멀티 미디어와 전자통신에 의한 가상현실,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의 세계는 종래의 실재감각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현대 기독교 신자들은 일 주일 한 번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나 대중 매체는 매일 드리고 매 시간 우리들에게 눈과 귀를 통하여 새로운 유행과 정보를 전달하면서 우리들의 정신을 세속적으로 세뇌시키고 있다. 우리는 정보와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이러한 세속적 정보물결에 떠내려 가고 있다. 대중문화는 세속적 인간본위적 가치를 주입함으로써 전통적인 신앙과 가치관을 와해시키고 있다.

 우리의 공영 TV방송은 반윤리성과 선정성으로 전통적인 가정윤리와 성윤리를 파괴에 앞장을 서고 있다. SBS TV 주말 드라마 <부자유친>에서는 장인과 사위가 사이좋게 숨겨놓은 아들을 하나씩 데리고 있다. 막내딸 김원희는 26세이나 연상인 아버지뻘 되는 홀아비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리고 홀아비의 아들은 그녀를 산속으로 끌고가 폭력을 휘두르고 윗옷을 벗어 제치며 성폭행하는 듯한 장면를 버젓이 내보내고 있다.

 SBS TV 아침 드라마 <엘레지>에서는 얽히고 설키던 애정관계가 기어코 근친상간이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유부녀와 총각으로 만나 불륜관계에 있던 두 주인공이 결국 고아원에 버려진 남매였다는 것이다.

 SBS TV의 <야망의 불꽃>은 혼전 임신한 여주인공이 동창생의 약혼자를 빼앗아 내는 기형적인 상황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저질의 드라마이다.

 MBC TV이 <아파트>는 미혼남녀의 한집 동거가 버젓이 비춰지고 있고 KBS2 TV의 <개성시대>에서도 남자들의 바람기가 일상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MBC TV의 <이혼하지 않는 이유>에서도 아내의 후배와 사랑에 빠져버리는 건축가, 무작정 동거에 들어가는 젊은 여성의 모습 등 비뚤어진 도덕관으로 덧칠화되어 있다. 이러한 드라마에서 묘사되고 있는 가족 관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윤리와 가족해체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시청자들의 정상적인 가치의식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그리고 멀티 미디어는  '숨은 설득자'로서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고객을 설득하고 사회적 의식을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상품광고 뿐만 아니라 멀티 미디어를 통하여 끊임없이 방영되는 폭력이나 섹스에 관한 프로는 보는 청소년과 분별력 없는 청취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 컴퓨터의 정보고속도로화와 더불어 인터넷(Internet)을 통하여 '가상교회'(cyber-church)가 생겨난다. 교회에 나가지 않고 컴퓨터 속에서 자기에게 편리한 예배를 선택하여 가상적인 예배를 드리게 된다. 신자들은 성도의 교제를 상실하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를 상실하게 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주일 밤 찬양예배를 오후로 당겨서 드리는 교회가 점차 늘고 있다. 혹시나 이것이 편의주의에서 나온 것이나 아닌가? 저녁 예배를 오후시간으로 당기는 이러한 편의주의적 발상은 마치 저녁식사를 점심식사에 당겨서 배부른 채로 오후 늦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건강을 위하여도 그렇게는 안 한다.

 하물며 하나님에 대한 경배는 하나님의 명하신 바에 따라야지 어떻게 교인들의 편의에 따라서 변경해야 하는가? 다시 집에 왔다가 다시 와야 하는 불편은 자가용이 있는 오늘은 옛 시절보다는 더 편리해진 것이 사실이 아닌가? 우리의 정성과 헌신이 식어진 것이 아닌가? 이것은 인간 위주의 사고이지 하나님 위주의 사고는 아니다.
  
3) 사이비 종교 속에서 위기
정보화 사회에 있어서 사람들 내면의 황폐는 일백년전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인간은 온갖 욕망과 증오와 또는 죽음과 폭력의 충동을 항상 마음 속에 잉태하고 있다. 이러한 폭력과 증오의 감정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억제해 주는 안전벨트의 역할을 해준 것이 전통적인 종교요 가족이요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오늘날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인간 악의  충동을 억누를 수 있는 힘을 상실하고 있다. 이것은 가치관의 혼돈과 붕괴 속에서 전통 종교와 가족관계는 더 이상 영향역을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화(글로벌리제이션, globalization)라는 새 물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세계는 무질서와 분열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무질서와 분열은 오히려 세속종교에 의하여 조장되고 있다. 히피운동이나 전체주의 운동(중국의 문화혁명, 북한의 주체종교 등)이 구체적인 예다.

 일본에서 지하철 사린 테러를 감행한 '옴진리교' 등이다. 그리고 각종 복술이나 점 등 미신등에 의하여 현대인들은 옛 종교시대보다 더 큰 좌절과 운명론적 사고 속에서 살고 있다. 일본인이 그 구체적인 예다. 일본인은 역설적으로 첨단적인 과학기술과 신도적(神道的)인 미신이라는 두가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다. 전통적 종교 대신에 오히려 뉴에이지 운동(New Age Movement) 등 혼합주의 종교가 현대인들에게는 더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4) 사이비 은사와 열광적 성령  운동 속에서 위기
기독교 안에서 각종 사이비 은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은사가 그것을 매개하는 자에 의하여 조작된다는 것이다. 더우기 방언운동이 그러하다. 방언을 배우게 한다. 각종 신유은사도 모방하여 인간적인 장사로 행해진다.

 하나님의 교회와 복음 사업에 봉사하기 위해 조건없이 부여된 은사가 이제는 하나의 영혼 장사가 되어 버린다. 문제를 가진 자들이 도시 안에 있는 자그만 기도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하여 기도를 받으면서 하나님의 예언을 기다린다. 여기서는 고린도 교회에 있었던 성령의 은사인 예언이 개인의 운명을 미리 예측하고자 하는 미신적인 복술(占)로 변모 된다.
 
 이러한 사이비 은사운동은 열광적 성령운동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열광적 성령운동은 말씀 선포와 회개와 거룩한 생활이 결여되고 오로지 신비로운 체험과 환상과 방언와 기적적 치유만을 추구하는 신비주의 운동이다. 이러한 성령운동은 시한부 종말론이나 기존 교회내 에서 분열을 이르키고 교인들을 미혹시키고 있다.

 독일의 선교신학자 코흐(Kurt Koch)는 이러한 사례를 그가 다년간 이 방면에 연구와 상담의 결과로서 펴낸 저서 <그리스도와 사단 사이>(Between Christ and Satan)에서 말해주고 있다.

 어떤 여성이 불가사의한 지각의 은사를 받았다. 그녀는 언제 어떤 사고가 터질지를 미리 알았다. 또한 어디 가면 채소를 제일 싸게 살 수 있는지 등의 아주 유용한 정보를 미리 알아 마췄다. 그러나 이것은 미혹의 영으로부터 온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더욱이 은사 중에 방언과 병고침과 초자연적인 지식은 귀신들린 자들 가운데서도 나타나고 있다.

5) 자유주의 신학의 도전
 스코틀란드 출신의 장로교신학자 힉(John Hick)은 기독교 내지 예수 그리스도가 종교적 헌신의 중심이라고 믿는 전통적 종교관에 대해 "코페르니커스적 혁명"(Copernican revolution)을 선언했다. 그는 모든 종교적 신념과 실천의 중심에는 "하나의 신적 실재"(one divine reality)가 있다고 본다. 힉은 모든 주요 종교들은 이 실재에 대해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제약된 인간의 반응이라는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한다.

 폴 니터(Paul Knitter)는 예수의 선교와 인격은 본래 왕국중심적이거나 신중심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초대교회에 이르러 교회의 메시지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보는 기독론의 진화론적 변형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는 "신중심적 기독론"(theocentric christology)을 주장하면서 기독론적 언어를 "사랑언어"(love language)로서 해석해야 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구원과 신비가 예수에게만 제한되어 있지 않고 다른 자에게도 열려있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여성 신학자 좰레(Dorothee Soelle)는 그녀의 저서 <하나님 사고>(Gott Denken)에서 유신론의 종말(the end of theism)을 선언한다. 그녀는 현대의 항의무신론(protestatheism)의 입장을 수용하고 있다.

 그녀는 "현실적 경험 가운데서 현대인은 하나님 부재(the absence of God)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신론의 종말 또는 유신론적 신의 종말은 하나님을 삶의 실천과 관련하여 말할 수 있도록 한다. 그녀는 정통신학은 "하나님의 절대적 초월성을 고집"함으로써 "정통신학의 하나님은 화석화 되었고 객체화된 물신으로 도착되어 버렸다."고 비판한다.
 
 전통적 하나님은 '가부장적인 신'이다. 이러한 남성적인 신은 '남성적 권력의지의 투영'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전통적 유신론의 종말을 선언한다. 좰레는 여기서 신을 말하는 데 해방신학의 패러다임을 사용한다.

 그래야만 '가부장적인 사고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좰레는 하나님을 "남성 하나님이라고 하는 대신에 여신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리고 "생명의 힘"이라고  부르고자 제안한다. 

이 '생명의 힘'은 우리 존재가 거기에 의존해 있으며 또한 그 생명도 우리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상호의존성을 행동을 보여 줄 때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서 하나님의 초월성은 "인간에 대한 상호의존성의 관계에 있는" 생명의 힘으로 해석되어 버린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주권성은 해방적인 이데올로기의 힘으로 변모되어 버리는 위험성에 봉착한다.
 
6) 종교다원주의의 도전
 종교다원주의는 "기독교 또는 성경적 진리라 할지라도 종교적 진리에 대한 독점을 한다는 관념은 열광적이고 불합리한 종교적 광신주의다"(Rosemary Radford Ruether)라고 선언한다.

 종교다원주의는 세 가지 신학적 신념을 천명한다.
 첫째는 역사적 문화적 상대성( relativity)이다. 각 종교와 그 경전은 인간의 특별한 문화적 관점으로부터 나온 인간 상상력의 산물(creations of the human imagination)(Gordon Kaufmann)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학은 절대적이고 최종적 진리에 대한 권리주장을 포기해야 한다. 

 둘째는 신학적-신비적 체험(theological-mysterical experience), 즉 신비(mystery)다. 모든 종교에는 우리의 지각을 넘어서 있는 초월자에 대한 어떤 체험이 있다. 우리의 신학이란 신에 대한 우리의 상(像, our intellectual image)에 불과하다. 신에 관한 우리의 상을 절대화하는 것은 우상숭배라고 본다(Wilfred Cantwell Smith).  우상숭배란 오로지 하나의 길, 하나의 규범, 하나의 진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Tom Driver).

 셋째는 윤리적 실천적 요청(ethico-practical demand), 즉 정의(justice)이다. 가난한 자와 소외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종교 간의 대화의 필연성과 우선적인 목적을 요구한다(Paul Knitter). 세계적인 해방운동은 세계적인 종교 간의 대화를 요구한다. 종교들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란 교리나 신비가 아니라 윤리다. 다시 말하면, 인간 복지를 증진하는데 그들의 기여도다.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신중심적 모델"(theocentric modell)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바르트 이래 주장된 그리스도 중심 신학의 종교 배타주의를 극복하고 라아너( Karl Rahner)의 기독론적 보편주의까지 넘어서고 있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이러한 종교다원주의가 더욱더 기독교신학계와 교계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범종교적 영성이 지배하게 될 것이다.  

7) 포스트모더니즘의 도전
 좁은 의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현대의 철학문화 비판의 한 극단한 흐름인 해체주의(deconstructionism)를 말하고 넓은 의미에서는 20세기 중반 이래로 모더니즘을 비판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시대적 흐름을 말한다.

 포스트모던 정신은 데카르트 이후 서구문명의 동력이 되어 왔던 계몽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 과학기술주의를 비판한다. 이러한 과학기술주의가 서구의 정신적 전통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자들은 서구 전통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속하는 사상가들이 데리다(J. Derrida), 료타르(F. Ryotard)와 푸코(M. Foucault)다. 이들의 해체사상은 좁은 의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철학적 해체사상을 신학의 영역에 도입한 자가 막 테일러(Mark Taylor)이다. 그는 데리다의 사상을 신학적으로 적용하면서 서구적 전통신학을 해체한다. 테일러는 서구의 로고스적 사상이 전제하고 있는 네가지 주제에 대한 해체를 시도한다. 그것은 신의 죽음, 자아의 상실, 역사의 종말, 책의 닫음이다. 서구 사상과 가치 체계의 기반인 신의 죽음을 선언함으로써 신이 창조한 그의 형상으로서 인간 자아도 사라진다. 역사는 아무런 목적이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고전이나 경전이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 성경은 더 이상 권위적인 경전이 아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적 보편성뿐만 아니라 존재의 가치까지도 부정하면서 현대인들을 해체적 허무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해체적 포스트모더니즘은 성경의 권위성과 교회의 전통을 부정하므로써  복음의 순수성과 기독교의 정체성(正體性)을 파괴하고 있다. 

8) 뉴에이지 운동의 도전
 뉴에이지 운동은 서구사상에 동양적 비교(秘敎)주의 사상을 혼합시키고 이에 점성학까지 동원하는 신비적 혼합주의다. 뉴에이지 운동은 의식의 변화를 통한 새 인간(New Man)과 새세대(New Age)의 도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뉴에이지 운동은 다양한 동양적 종교에서 유래한 비의(秘儀)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것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힌두교적 요가와 명상을 사용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이러한 비의적 방법을 통하여 인간 속에 있는 우주의 에너지를 일깨워 우주의식과 합일된 해탈을 추구한다.

 둘째, 심령술을 사용한다. 이 운동은 영매, 마녀, 마법사, 주술가의 도움을 빌어 인간의 다른 면(보다 높은 수준의 자아)과 말하고 영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힘을 빌린다.

 셋째, 자동 기록(Automatic Writing)을 사용한다. 자동기록이란 고대의 경전들과 그들의 수호신의 가르침이다. 염파(念波)라는 텔레파시에 의하여 그 비의를 깨닫고자 한다. 그래서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상과 인간관과 구원관을 영지주의적이고 범신론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넷째, 신비한 초능력을 추구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명상의 초월상태에서 초능력을 행사한다. 땅, 불, 불, 바람을 통제하는 투모(Tumo)술, 장거리를 고속으로 달리는 축지법, 텔레파시 등을 통하여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다섯째, 마인드 콘트롤(Mind Control)을 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자기 최면을 통하여 잠재된 자의식을 일깨우고 자기 속에 있는 참된 자아 ,곧 신의 본질을 지닌 자신을 발견하고자 한다. 여기서 뉴에이지 운동은 인신화(人神化)를 추구한다.

 여섯째, 바이오 피드백(bio-feedback)을 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마음의 조정에 의하여 생리의 변화를 마음대로 조절하고자 한다.  

 일곱째, 마약을 사용한다. 뉴에이지 운동은 이러한 자의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자아를 개방시키는 데 환각제(LSD) 등 마약을 사용한다. 

 이상 열거한 일곱 가지의 비의(秘儀)적 방법들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서로 결합되어 인간 신(人間 神, Mensch Gott)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식의 혁명을 위하여 사용되어진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이러한 뉴에이지운동이 한층 더 큰 세력으로 나타나 혼합주의적 영성을 형성할 것이다.

9) 시한부 및 세속적 종말론의 도전  
 다가오는 21세기는 역사의 어느 시기보다도 종말론에 대한 논의가 한층 고조될 시기다. 우리 사회에는 '다미선교회'가 주장하는 시한부 재림론 때문에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야기된 바 있다. 그것은 1992년 10월 28일 12시에 공포의 왕,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사이비 신비주의 종말론이 득세하여 믿는 사람들의 신앙을 오도시키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시한부 종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96년 1월 12일 '세계종말복음선교회' 소속 신자 12명이 제주도에서 오는 5～6월 중 재림이 있을 것이라는 전단을 나눠주며 활동을 재개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불안 풍조를 확산시키고 있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은 2천여 단체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에도 50여 단체에 이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세속적 종말론도 유행하고 있다. 이 유형은 해방신학 내지 종교다원론 내지 현대과학기술주의에 영향받은 종말론이다.

해방신학은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우주적으로 초월적으로 임하지 않고 억압받는 자들의 해방된 계급없는 사회로 실현된다고 본다.

 종교다원주의 신학은 세계종교의 실현 속에서 이루어 지는 인류의 종교적 인간성에 기초한 사회라고 왜곡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주의는 하나님의 나라가 과학기술의 이상향 속에서 이루어 질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