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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 열리는 날만 기다립니다” |
| 탈북청년 김선교 형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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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는 김선교 형제 |
“북한의 문이 열리면 그곳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제 고향 땅에 하나님 나라의 깃발을 꽂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도 물론 복음을 전할 것이지요. 그래서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을 위해 지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영어공부가 제일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 날을 위해서 말이죠.”
김선교(30, 가명) 형제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가는 호랑이의 눈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은 단순히 자신이 갖고 있는 열정만은 아니다. ‘부름’(calling)에 대한 강한 확신이 배여 있었다. 북한의 고향 땅에 반드시 복음의 깃발을 심겠다는 선교의 부름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모 대학에서 늦깎이 학생으로 재학 중에 있는 김선교 형제의 ‘북한 탈출 → 한국 입국’ 과정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중국과의 국경 근처에 살았던 그와 가족들은 북한의 식량난이 심해질 당시 큰 결심을 했다. 김 형제를 탈북시키겠다는 것이다. 가족 모두에게 모험이 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버지께서 어느 날 밤, 슬며시 종이 쪽지 한 장을 내미셨어요. 중국에 있는 오래된 친척집 주소라는 것이었죠. 이제껏 감추어왔던 것이었어요. 북한에서 사는 것은 힘들다며 저라도 빠져나가서 살라는 것이었어요. 또한 이를 위해 그 동안 저축해 놓은 상당한 금액을 사용하셨어요. 국경 수비대에 몰래 지불하는 금액이지요.”
중국에 도착한 김 형제는 그때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산 넘어 산인 셈이다. 아버지가 적어준 친척집 주소는 너무도 오래된 것이어서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낯선 기차역 앞에서 배도 고프고 돈도 없어 방황할 때 교회의 십자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한글로 쓰여져 있는 교회 이름이 너무도 반갑게 여겨졌다.
“그 교회에서 제가 갈 수 있는 한 곳을 소개해 주었어요. 그것이 제 운명을 결정적으로 바꾸어 놓게 된 것이지요.”
그곳에는 김 형제와 같은 탈북자 20여 명이 도착해 있었다. 한국에서 온 단기선교팀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 한국의 A목사와 대화를 많이 하였다. 그리고 이어진 부흥회에서 왠지 모를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희한한 것은 어렸을 때 잘못했던 것까지 생각이 나며 회개의 기도가 끊이지 않았다. 2시간의 기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다. 이후의 성경읽기는 꿀맛 같았다.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 하나님이 자신의 인생을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들었던 것이다.
“두 번의 큰 시련이 있었어요. 물론 그때마다 놀라운 하나님의 손길이 임했죠. 저는 확신해요.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저를 멋지게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이죠. 그렇죠.”
종종 중국 공안들이 들이닥치곤 했다. 신분증 검사를 해서 탈북자이면 모두 잡아가기 위해서다. 그때마다 초비상이었다. 잡히면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날도 공안이 쳐들어왔다. 뒷문을 열고 도망쳤다. 그러나 공안들이 그것을 미리 알고 뒷문에도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도망친 사람들은 붙잡히고 말았다. 김 형제가 뒷문으로 나갔을 때 몇 명의 공안들이 그를 붙잡으려 다가왔다.
“저는 무조건 뛰었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달린 것이죠. 안 그럴 수 없었습니다. 물론 공안들도 숙달되었는지 열심히 따라왔습니다. 어둠이 이미 내린 상태였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죠. 5분쯤 달리는데 앞에 큰 담벼락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아, 절망이었죠. 달리면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합니까, 도와주세요’라고 말이죠.”
김 형제는 그냥 달렸다. 벽을 향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벽 가까이 왔을 때 벽을 향해 그냥 펄쩍 뛰어올랐다. 불가능한 일어지만 그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손에 그 담벼락 위쪽이 잡히는 것이 아닌가. ‘어!’ 하는 감탄사만 내뱉고 그 담을 넘었다. 반대편으로 떨어졌다. 그곳에는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었다. 그 위로 떨어졌다. 다시 일어나 무조건 달렸다.
시장 한 복판으로 달려간 김 형제는 그때야 한도의 한숨을 쉬었다. 공중전화를 찾아 선교팀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다음 날 아침 다시 그곳을 찾아갔다. 10여 명이 잡혀갔다고 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김 형제는 곧바로 지난 밤에 달려갔던 담벼락으로 가보았다. 놀랄 일이었다. 어느 누구도 올라갈 수 없는 높이 솟은 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확신을 가졌다. 하나님이 도와주신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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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들이 살아있어 얼굴을 공개할 수 없다. |
한국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제 3국을 경유하기로 했다. 동행자는 그를 포함해 3명이다. 제 3국 국경 근처에서 계획된 일이 모두 어긋났다.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기도하는 일밖에는 없었다. 김 형제도 열심히 기도했다. 그는 ‘담벼락 사건’을 주장했다. ‘저를 도와주신 하나님께서 여기서 우리를 끝내시려고 합니까’라며 강짜를 부리기도 했다. 기도를 마친 후 한국대사관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것은 목숨을 내 놓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더 컸다. 한국대사관 전화번호 하나를 외우고 있었다는 것이 그들을 극적인 상황에서 구출해 주었던 것이다.
한국에 온 그는 북한으로 돌아갈 꿈을 키우고 있다. 복음의 깃발을 들고 고향 땅을 밟으려고 한다.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난다. 명절 때가 되면 더욱 그렇다. 지난 해 브로커를 통해 북한에 있는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한 번 한 게 전부다. 부모님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 게 그의 소명이기도 하다. 그는 매일 기도하며 그 꿈을 키우고 있다.
“영어공부가 제일 어렵습니다. 남한의 친구들만큼 영어를 공부해 오지를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내년에는 미국으로 가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교환학생 자격을 따서 말이죠.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응원해 주세요. 저는 반드시 북한으로 다시 들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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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4.28 일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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