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덕 신부

현대화, 산업화는 가속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속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빈곤 계층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 불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을 위한 '발전'인가.

이번 세미나는 현대 사회가 앉고 있는 이러한 구조적 원인을 '소수의 토지 독점과 지대 전유'로 보고, 그 처방으로 '성경적인 토지 제도 구현'에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본 세미나는 지난 1월 17일부터 3일간 예수원(원장 대천덕)에서 '땅의 이익은 뭇사람을 위하여 있나니'라는 주제 아래, 헨리죠지 협회(회장 이풍) 주최로 열렸다. 
<편집자 주>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영원히 깨어 있어야만 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성서적 경제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죠지 경세 사상의 구현 과정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말 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만일 죠지즘과 성서적 경제 윈리가 그렇게 훌륭한 사상이라면 왜 아직도 실제로 시행된 적이 없느냐고 종종 묻습니다.

   그것에 대한 첫번째 대답은 성서적 경제 원리에 근거한 죠지즘은 실제로 여러 지역에서 시행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일반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교육 제도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전개되어 왔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죠지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죠지즘은 덴마크, 호주, 미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한정적으로나마 성공적으로 시행되어 왔으며 이들 국가의 지배 계층에 의해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은 지주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주들은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그러한 사상을 왜곡시키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해서 일반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사상이 있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여, 결국에는 성서적 경제 원리에 근거한 죠지즘이 현실 속에서는 살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힘써 온 것입니다.

   대만은 자국의 법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서 죠지의 경제 사상을 실현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들이 대만에 빚을 지고 살지만 대만은 빚지지 않고도 잘 살 수 있었으며, 오늘날 대만은 비록 작지만 세계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죠지적 경제 체제가 아름답게 운영되어져 온 것이지요. 그래서 그 곳에서는 성경에서 말하는 자비로운 행위를 통해서라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련의 어려운 일들을 제외하고는 실업이나 가난 등의 심각한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성경을 상고해 봅시다. 하나님께서는 미가서 6장 8절에서 공의를 최우선으로 놓고, 그 다음으로 자비를 베풀 것을, 그 다음으로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대만은 위의 것 중 세번째 의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상 숭배에서부터 샤머니즘의 다양한 유형에 이르기까지 많은 각종 미신에 종 노릇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탐욕으로 가득차 있으며 이것을 토지투기 대신 도박에 엄청나게 쏟아 붓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들이 정부를 타락시켜서 법이 좀더 정의롭게 시행되지 못하도록 끈질기게 노력할 것은 불 보듯이 뻔합니다. 이러한 것이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하나님의 법은 일종의 패키지와 같은 성격이 있기 때문에 어떤 한두 가지만이라도 지킨다면 그에 상응하는 축복을 받을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벌하심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물론 대지주들은 토지 가치세 등의 죠지스트 체제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유일한 부류이기 때문에 그들은 결코 잠자지 않고, 그러한 법들이 불문에 붙여지기를 기다리다가 결국에는 왜곡시켜 버리려고 항상 모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 중에서 가장 현저한 예가 덴마크의 경우입니다. 덴마크에서는 죠지스트 원리들을 도입하려는 열정이 충만했던 때가 있었으며, 그 이후에 그러한 원리들이 반영된 훌륭한 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대중들은 그들이 쟁취하려던 것을 쟁취했다고 쉽게 단정해 버리고는 그만 잠자리에 들어 버렸습니다. 오직 지주들만이 계속해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대중이 곯아떨어져 버리자마자 지주들은 오늘날까지 그들의 법에서 죠지스트 흔적을 실제적으로 찾아보기 힘들게 왜곡시켜 왔으며, 그래서 지금 덴마크는 죠지즘을 한번도 시행해 본 적이 없는 이웃나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문제들을 동일하게 안고 있게 된 것입니다. 

   홍콩은 또다른 적절한 예입니다. 홍콩은 한때 토지 지대를 정부가 걷어서 가난을 없애고 물가를 안정시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부동산의 임대가치의 ⅔를 부동산 중개인들이 챙기게 됨으로 인해 정부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고, 서민들은 그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여유를 잃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곳에는 소망해 왔던 부유함은 간데 없고, 실업과 가난이 그들에게 안겨졌으며, 그 나라는 소비자물가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하게 된 것입니다. 1997년 이후에 대만이 모든 토지 지대를 정부가 걷어들이는 전형적인 홍콩의 방식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고 지주들에게 뇌물을 받고 지대상의 투기를 계속 묵인할 것인지가 남아 있는 관심사입니다.

 싱가포르는 지대에 대한 투기를 이미 허용해 왔습니다. 이러한 투기는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사업에 의해서 부를 축적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방법인 것입니다. 유명한 미국인 사업가 마샬 필드(Marshall Field)는 후랭크 페들(Frank Peddle)의 [도시와 탐욕](Cities and Greed)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토지는 부를 축적하는 정당한 방법도 아니며, 부를 축적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도 아닙니다. 단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비할 데 없는 유일한 방법일 뿐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호주에서 또다른 적절한 예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100여 년 전에 호주는 헨리 죠지의 가르침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빅토리아 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그 원리를 실행했습니다. 그 당시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평등주의적인 나라였습니다. 빅토리아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헨리 죠지의 토지 가치세와 자유 무역, 그리고 보호와 특혜의 철폐를 아주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호주는 세제가 불공정하게 또다시 어그러져 버렸고 가진 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격차로 인해서 15개 OECD국가들 중 최하위로 쳐졌습니다. 현재 호주의 보통 가정에서는 그들의 수입의 거의 절반 이상을 소비와 각종 서비스에 대한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호주는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그 이유는 유권자들은 끊임없이 깨어 있지 못했지만 대지주들은 자신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들을 조금씩 조금씩 지속적으로 바꾸어서 결국 그 나라에서 진정 자유로운 사람들은 지주밖에 남지 않는 그러한 나라로 만들었던 것에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는 영원히 깨어 있어야만 하는 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지주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그들은 헨리 죠지의 명예를 손상시키려는 국제적인 음모를 획책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철면피와 같은 부정직함이 필요한 아주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를 무시하게끔 해서 결국에는 잊혀지도록 꾀했던 것입니다.

 즉 그들은 대학에서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더욱 많이 가르치고 헨리 죠지는 가르쳐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또한 성직자들의 입을 막아 버렸고, 홍콩, 대만, 싱가포르, 피츠버그 등의 성공 사례에 있어서의 실제적인 이유가 신문 지상 등의 매체에 언급되지 못하도록 방해했던 것입니다.

   한때 <National Geographic>지는 피츠버그에서 일어났던 변화를 미국에서 가장 더러웠던 도시가 가장 생동감 넘치는 도시로 변모했다는 내용으로 대서특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츠버그의 그러한 변화에 있어서 물질적인 기반이 되었던 토지 가치세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한 물질적인 기반에서 생동감이 넘치게 되는 변화 등의 심리적인 변화가 뒤따랐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핵심적인 사실을 묻어 버리려는 지주들의 주도면밀한 노력은 역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저는 신학자이자 피츠버그에 있는 어느 신학교 교장으로 있던 저의 친구에게 편지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위의 사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피츠버그가 성서적인 경제법 원리에 의해서 그렇게 번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어떠한 실마리도 간파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스티븐 코드(Steven Cord)는 만일 그가 이중 세율 체계(two-rate tax system)-토지세는 올리고 건물세는 낮추는 세율 체계-를 쓰고 있던 펜실베니아의 여러 도시들을 지속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더라면 유권자들이 흔히 범했던 것처럼 그냥 잠들어 버리는 실수를 범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 도시가 실시하자 이중 세율 체계를 실시한 모든 도시들이 -빈곤의 문제 없이도- 고용 창출과 새로운 건축 사업의 창출과 발전의 혜택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지주들만큼 깨어서 주의를 기울이지는 못하여, 지주들은 세제를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되돌려서 그들이 지게 된 부담을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 사람들에게 떠맡길 기회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엿보고 있습니다.

   동일한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또다른 곳이 북미에 있습니다. 메이슨 개프니(Mason Gaffney)는 그의 책 [경제학의 부패](The Corruption of Economics)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에 몇몇 서양 국가에서는 단일세(single-tax) 중심의 아이디어가 알려졌거나 알려지고 있었습니다. 몇몇 도시들-벨링엄, 푸에블로, 휴스턴 등-은 토지에 대해서만 배타적으로 재산세를 거두기로 했고, 클리블랜드에서는 단일세를 동일하게 주장하는 일련의 두 명의 시장이 선출되었으며, 그 시장 중에서 첫 번째로 선출된 톰 죤슨(Tom Johnson)은 헨리 죠지의 중요한 정치적 동역자였으며 재정적인 후원자이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시장인 베이커(Newton D. Baker)는 권력을 얻어서 우드로우 윌슨 행정부에서는 국방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오하이오 주의 톨리도에서도 단일세를 추구한 두명의 시장이 있었습니다. 펜실베니아의 의회는 피츠버그의 불후의 "차등 부과 세제(graded tax)" 계획을 받아들였고, 캐나다의 서부 네개 지역은 거의 완전히 설득당해서 결국 밴쿠버와 빅토리아는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던 것입니다. 시드니, 브리스베인, 웰링턴, 요하네스버그 그리고 그 밖의 도시들도 재산세에 있어서 자본에 대한 과세를 완전히 제외하고 오직 토지에 대해서만 과세해서 그 도시들의 지방세수를 확보했으며, 캘리포니아의 조지스트들이 이룬 관개 농사 지역은 국내 농업에 있어서 혁명적인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1978년 지주들의 공작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는 토지 가치세 과세대상액의 단지 1%만이 과세되었고 이러한 양상이 16년간 지속되자 현재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여러 주 중에서 가장 발전하는 주였다가 가장 쇠퇴하는 주로 전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사람들은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신명기 6장 6절 이하에 보면,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말씀은 낮은 계층에 속했던 일반 백성들에게 선포된 말씀입니다. 또한 고위 계층 기득권층에게 선포된 말씀이 있는데, 신명기 17장 18절 이하에 보면,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 보관한 이 율법서를 등사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서 그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 그리하면 그의 마음이 그 형제 위에 교만하지 아니하고 이 명령에서 떠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니 이스라엘 중에서 그와 그의 자손의 왕위에 있는 날이 장구하리라"라는 말씀입니다.

 만일 우리가 성경적인 경세의 법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치지 않고, 일반 대중들에게 귀에 따갑도록 거의 지겨울 정도로 외치지 않으며, 또한 그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그 법을 새겨놓지 않는다면, 지주들은 모든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할 것이고, 귀를 틀어막을 것이고, 결국 우리가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했던 비참한 체제로 우리를 곧바로 되돌려 버릴 것입니다.

   죠지스트들은 그들 자신이 일반 대중을 자각시키고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따른 불평을 종종 하곤 합니다. 맞습니다. 그것은 실제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심각한 불평등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주들은 극도의 부유함으로 여러 매체와 대학과 거대한 종교 교파와 그리고 정부 부처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지주들보다 더 막강한 힘은 단 하나밖에는 없습니다. 이것을 헨리죠지는 깨달았으나, 그 뒤의 죠지스트들은 그에 대해서 진정으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 왔던 것입니다. 그 힘은 창조주 하나님 그 자신이며, 죠지스트들이 쟁취하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법은 하나님의 법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고 여러분들의 사역에 개입하시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면, 언제나 여러분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 하나님은 작은 의뢰도 기쁘게 여기십니다.

 이것은 성경에 찬양 또는 감사로 언급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는 경제적인 힘의 역학 관계가 현재 그대로 작용하도록 내버려 두시고, 더 악화되어 결국 정글과 같은 법 체계와 강포한 자만이 살아 남는 그러한 원리가 이 세상에서 우세해지도록 세상을 등지시고 그의 전능하신 손을 거두실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세상을 살리려 한다면 그의 능하신 손길이 필요합니다.

   형제들이여 계속 앞으로 나아갑시다. 여러분들의 연약한 힘으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을 결코 쉬지 맙시다. 기뻐합시다!
(월간 <교회와신앙> 1996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