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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 병역거부… 대법원 '유죄' 판결
헌재에서 28건 심리 중… 문 대통령 ‘대체복무제’ 공약
2017년 06월 26일 (월) 21:38:57 엄무환 목사 cnf0691@amennews.com

<교회와신앙> : 엄무환 목사 】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일명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도 14번째 유죄 판결이다. 최근 1~2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잇따르지만 대법원은 일관되게 유죄를 유지하고 있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

2년 전 입영 소집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에 따라 훈련소 입소를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A씨(22)는 “정당한 사유 없이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명시한 병역법 제88조 1항에 따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조건 국방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인격적 존재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이고, 종교적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며 “극단적 비폭력주의 신념을 고수하는 ‘여호와의 증인’의 독실한 신자에게 입영을 형벌로 무조건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 외의 다른 방법 등으로 국가 안전보장에 기여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국가 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이 국방의 의무이고, 이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양심의 자유가 헌법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1~2심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손을 들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가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2심을 확정했다고 6월 25일에 밝혔다. 대법원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04년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양심적 병역거부(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변함없이 지속되어온 판결이다.

   
▲ 대법원 청사와 대법정 ⓒ대법원 홈피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급심에서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에만 1심 재판부에서 내린 무죄판결이 총 15건이나 된다. 지난해 10월에는 광주지법 형사항소부에서 2심 최초로 무죄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번처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일관되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림으로써 하급심의 반발들이 현재로선 ‘찻잔위의 태풍’으로 그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대법원이 현재의 태도를 고수할지는 미지수다. 변화의 조짐이 나타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대체복무 허용할 가능성 높아

새 정부 들어 예전보다 위상이 더욱 강화된 국가인권위원회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를 허용하자는 목소리를 내놓은 바 있는 것도 변화의 조짐을 엿보게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양심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 중 최상위의 가치”라며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사처벌 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향후 대체복무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대체복무를 허용할 경우 병역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일부 언론들의 보도 성향을 분석해 보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걷어내고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들이 엿보인다. 경향신문은 “여전히 ‘대법원 벽’ 못 넘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미디어오늘은 “양심적 병역거부, 또 대법원 벽 못 넘었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그러하다. 이에 대해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병역법 제88조 1항)와 관련하여 세 번째 헌법소원 심판을 앞두고 있는 헌법재판소(헌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 섞인 지적이 있다.


헌재, 세 번째 헌법소원심판 심리 중… 인권위, 대체복무제 도입해야

헌재는 이미 두 차례나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2004년과 2011년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현재 종교적 병역거부 사건의 위헌성 여부와 관련하여 28건의 사건을 심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일반 국민들의 의식 변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발표한 ‘2016년 국민인권의식조사’를 보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국민인식 변화에 주목할만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우려스럽다. 즉 2005년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10% 안팎이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허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46% 안팎이나 되었다.

그래선가 인권위는 지난 해 5월 30일 대체복무제도 도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냈다.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1.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헌법」 제19조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의 양심의 자유의 보호 범위 내에 있음을 확인한다. 2. 병역의 의무가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국민의 필요적 의무임을 확인한다. 3.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병역의무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4.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게 될 경우, 대체복무의 인정여부를 공정하게 판정할 기구와 절차가 만들어져야 하고, 대체복무의 영역은 사회의 평화와 안녕, 질서유지 및 인간보호에 필요한 봉사와 희생정신을 필요로 하는 영역 중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채택하여야 할 것이며, 대체복무의 기간은 현역복무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현역복무기간을 초과하는 기간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어서 인권위는 2016년 11월 28일에 전원위원회를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에 관한 헌법소원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효관 대표 “국가안보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는 일은 금지해야”

이러한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국민연대’의 한효관 대표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대법원이 흔들림 없는 유죄 확정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다행스럽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언제까지 이 기준이 유지될지 걱정된다. 왜냐하면 이를 허용하자는 목소리들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인권위와 대통령까지 이를 허용하자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허용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이를 허용하고 군형법 92의 6(군대내 항문성교 금지)까지 헌재에서 위헌 판결이 내려지는 날이 도래한다면 이는 국가안보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 따라서 국가안보에 균열이 가게 하는 것은 허용해선 안된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철칙을 정치가는 물론 우리 모든 국민들이 깊이 가슴에 각인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대표는 “개인의 신앙이나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우리나라에서는 법으로 금하고 있어 법원이 대체로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면서 “다음백과사전에 의하면 2006년 이후 10년 동안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다 처벌된 이들은 5,215명으로 연평균 500명이 넘는다. 이들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보다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용어가 맞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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