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 목사 / 빛교회 담임, 조직신학, Ph. D.

▲ 김희건 목사

사도신경 처음에 고백하는 하나님은 창조주시요, 아버지이시다. 우리가 믿고 의지하고 섬기는 하나님은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이 간단한 고백 속에는 참으로 귀하고 복된 사실이 들어있다.
 

우리 하나님은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창조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이다. 태초의 "혼돈과 공허와 흑암" 속에서 "질서와 생명과 빛"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혼돈과 공허와 흑암의 경험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이런 사역은 예수님을 통해서도 계속되었다.
 

우리 삶 속에 혼돈과 공허와 흑암이 지배할 때,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큰 절망을 체험한다. 특이하게도, 하나님을 진실하게 믿는 신자들은 그런 경험을 갖는다. 가장 힘들고, 가장 절망적인 시간들을 체험한다. 그런 경험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주어진다. 그런 경험도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일의 서곡이었다.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인생을 의지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안다. 철저히 절망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를 신뢰하고, 자기 자랑하기 쉽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 안에서 철저한 절망을 체험한 사람들은, 인생의 허망함을 알고, 오직 하늘의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된다.
 

By living--no, much more still by dying and being damned to hell--doth a man become a theologian, not by knowing, reading or speculation" (삶으로가 아니다. 그 대신, 죽고 저주 받아 지옥에 가는 경험을 통해 사람은 신학자(신자를 가리킴)가 된다. 무엇을 알고, 읽고, 추상함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종교 개혁자 Luther의 시편 강해에서)
 

죽고 저주받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창조의 능력을 계시하신다. 혼돈에서 질서를, 텅빔 속에서 충만한 생명을, 흑암 속에서 빛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것이다. 그 결과, 하나님이 행하시는 능력의 사역을 인해 감사와 경배의 삶을 살고 섬길 것이다. 자신을 택하시고 불러,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을 나타내 주심을 인해 머리 숙여 감사와 경배의 삶을 살 것이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시기를 심판 날에 이길 때까지 하신다," 하셨다. 이 말씀은 고등학교 때부터 마음에 있었던 말씀이다. 그때도 삶의 위기와 자신의 약함을 의식하고 살았던 것 같다. 몸이 약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나를 이날에 이르도록 약하지 않게 보존해 주신 분은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하나님의 아들의 고난을 형상화한 십자가, 성당에 다니셨던 할머니가 지니셨던 것이다.

요즘 마음으로 의지하는 말씀은,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는 말씀이다. 온갖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는 이 세상과 거리 속에서,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해주심을 믿기에 안심하고, 감사하며 살게 된다. 나는 주님의 고난의 상 앞에 종종 머리를 숙인다. 2천년 전 하나님의 아들의 고난을 형상화한 십자가, 성당에 다니셨던 할머니가 지니셨던 것인데, 몇 달 전 누나 집에서 가져와 나와 함께 한다.
 

그 앞에 머리를 숙이며, 하나님의 아들의 고난을 묵상한다. 우리의 허물과 죄를 대신 짊어지고, 수치와 형벌을 당하신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를 생각하게 된다. 창조주 하나님이 피조물의 생명과 구원을 위해 처절한 죽음을 당하셨다. 기독교 복음은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 구원의 능력을 인해 믿음과 감사와 경배의 삶을 사는 것이라 할 것이다.
 

세상은 날로 험해지는 것같다. 민심도 변한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 자신의 실상을 아는 이들은, 오늘도 겸손한 마음으로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를 부르고 의지하며 산다. 우리를 대신해서 고난당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알파와 오메가"로 세상을 다스리심을 믿는다. 세상에는 거짓되고 불의한 자들이 권세를 가진 것처럼 살지만, 시간 문제라 믿는다. 인간과 역사를 다스리고 심판하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그가 속히 오셔서, 이 세상을 공의로 다스리고, 평강의 나라를 이루어 주시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