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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김희건 빛 칼럼
2023년 12월 19일 (화) 16:26:05 김희건 목사 webmaster@amennews.com

김희건 목사 / 빛 교회 담임, 조직신학, Ph. D

 

▲ 김희건 목사

 작년 이 맘 때도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는 소감을 썼던 것 같다. 특별한 소감이 있는 것은 아니고, 마음이 몹시 평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올 해로 30여년 이민목회 사역은 끝날 것이고,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사역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매 주 주일과 수요일 설교를 하고, 주일을 빼고 매일 새벽 말씀을 준비하는 일을 내년부터는 쉴 것 같다. 그러나 말씀을 전하는 일을 중단하고 싶지 않아, 어떤 방법으로든지 말씀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말씀을 전하는 일을 중단했을 때 느꼈던 내적 매마름을 또 느끼게 될까, 아니면 이제는 그런 마음이 사라질까?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역력하게 느낄 때는 말씀을 전할 때였다. 신학교육도 사실은 성경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시간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히 알게 되고,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여겨지는 시간들이었다.
 

   

지난 수요일 거의 다섯 시간을 운전해서 웨스트 버지니아 누나 집을 찾아간 후 극도로 피곤함을 느꼈다. 그런 가운데 수요 예배를 인도할 수 있을까? 염려가 있었고, 한번쯤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말씀을 전하기로 작정했고, 간절히 하늘의 도움을 구했다. 그날 말씀을 전하고, 나는 네 번 그 말씀을 반복해서 들었다. 내게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되는 말씀이었기 때문이다.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체험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지만, 하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람은 창조 때부터 사명을 위해 지음받았다.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할 때나, 자기 종을 부르실 때는 항상 사명이 전제되었고, 사명을 위해 불러 내셨다. 구약이나 신약 속에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어떤 사명을 위해 불러냄을 받았고, 심지어 평범한 신앙 생활을 하는 신자도 사명을 위해 불러냄을 받았다. 너희는 "왕같은 제사장"이라 하지 않는가?
 

그 사명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은 남다른 삶을 살게 된다. 영적으로 깨어살게 되고, 자기가 살아야 할 이유나 목적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일을 만나도 좌절하지 않고, 그 사명을 위해 다시 일어서게 된다. 그 사명이란 불러 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그 나라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루스드라에서 앉은뱅이를 고쳐 주고 나서, 유대인들은 시기를 인해 잡류들을 동원해서 사도 바울을 돌로쳐서 거의 죽게 만들었다. 그들은 바울이 죽은 줄 알고 그를 이끌어 내서 성 밖에 버렸다. 바울에게 의식이 돌아 왔을 때 그는 일어서서 다시 성 안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삼는 일을 계속했다.
 

온 몸에 상처를 입고 일어나 복음을 전하러 성으로 들어가는 바울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가 다시 일어나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맡겨진 사명,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의식하는 사람은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 장엄한 모습을 하늘의 하나님은 어떤 마음으로 지켜 보셨을까!
 

성경은 여기 저기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장차 주님 앞에 고하는 날이 있다고 가르친다. 신앙 생활이란 장차 주님 앞에 서는 날을 준비하며사는 것이 아닌가? 현재 일에 마음을 빼앗겨서도 안되고, 어떤 가짜들처럼 눈 앞의 이익과 자기 영달을 쫓아가서도 안될 것이다.
 

역사의 끝, 우리 삶의 끝을 미리 볼 줄 아는 사람은 영적으로 깨어살지 않을 수 없다. 참 신자라면 현재의 성취와 만족을 좇아 가지 않을 것이다. 그날 주님 앞에 서는 날, 어떤 모습으로 설지를 미리 생각하며 준비하며 살 것이다. "지혜는 끝을 미리 보는 것"이라 한다. 한 해의 끝을 맞으면서, 우리 생명의 끝, 더 멀리 역사의 끝에 만날 주님을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를 준비하는 것이 참 지혜요, 신앙 생활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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