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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 광고 보셨나요?
2009년 12월 28일 (월) 00:33:34 장운철 기자 kofkings@amennews.com


요즘 기업광고가 많이 바뀌었다. TV, 신문 등을 통해 전달되는 기업광고가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서부터 기업의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으로 획기적으로 변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고, 그것을 위해 물건을 팔아야 하고 또 그것을 위해 물건을 홍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물건을 홍보하지 않는다. 기업의 이미지만을 전할 뿐이다. 홍보전략이 ‘확’ 바뀐 것이다. 15초 분량의 광고를 보면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인간미가 물씬 풍긴다. 때론 ‘비싼 광고료를 들여서 무모한 짓 하는 것 아닌가’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추세는 길게 잡으면 약 10년 전부터다. 삼성그룹의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광고 시리즈물이 그 중심에 있다. 1997년 4월 7일 휴대폰으로 아기 탄생의 소식을 들은 아빠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담은 ‘지하철편’을 시작으로 시리즈물이 이어졌다. 위 광고는 그해 ‘올해의 광고상’,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대상)’, ‘대한민국 광고대상(금상)’ 등의 광고 관련 주요 상을 휩쓸었다. 삼성은 이 광고를 통해서 제품 대신 ‘삼성’이라는 이미지만을 홍보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가족’이라는 이미지와 연결해 포근한 느낌을 전달한 것이다. ‘삼성은 당신의 가족입니다’는 것을 전달하려고 했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홍보 전략이었다. 파격적이라 할만 했다. 요즘 광고학도들이 우리나라 기업광고 역사를 거론할 때 빠뜨리지 않는 광고이기도 하다.

삼성의 브랜드 광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고를 때 ‘삼성꺼’를 찾았다. 제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선택한 것이다. 같은 값이면 삼성 것을 잡았다. ‘왠지 느낌이 좋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었다.

최근에는 더욱 적극적이다. 광고에 제품이 없다. 더 이상 광고가 광고가 아니다. 한편의 짧은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사람 냄새나는 진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여기에 적극적인 기업이 ‘SK’다. SK는 그룹 광고에서부터 SK텔레콤까지 모든 광고를 이미지를 알리는 데 사용했다. 마치 ‘우리는 단순한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가족, 사람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회사입니다’는 것을 말하려는 듯하다.

SK는 ‘재춘이네 조개구이’라는 이름의 광고를 통해 ‘어머니’를 생각나게 했다. ‘자식의 이름으로 사는 게 그게 엄마의 행복인 게다’는 멘트가 감동을 준다. 가게 상호로 자식의 이름을 사용하는 어머니는 그것이 행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광고 어느 구석에서도 SK제품이 등장하지 않는다. 뒤이은 ‘아버지편’ 광고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위해 늘 사진 밖에 계셨던 아버지’라는 멘트가 또한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가족사진에 아버지의 모습이 없는 것은 가족을 위해 아버지가 늘 사진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의 어머니, 아버지처럼 SK도 소비자를 위한 행복의 밑거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 SK 기업 광고

   
▲ SK텔레콤 기업 광고
SK텔레콤의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광고 시리즈물도 히트작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들의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아버지는 혀를 차며 식사 자리에서 일어난다. 출근하려는 것이다. 가던 길을 멈추고 문 앞에서 아버지는 핸드폰을 찾는다. 주머니를 뒤진다. 이때 아들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자 책 밑에 있는 아버지의 핸드폰이 울린다. 아버지 핸드폰에 뜬 발신자 이름은 ‘나의 희망’이었다. 아들의 얼굴사진과 함께 말이다. SK텔레콤은 이 광고를 통해 자신들은 단순히 핸드폰을 파는 회사가 아니고 가족의 사랑을 전달하는 회사임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즉, 핸드폰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정용화 씨의 실제 이야기입니다’는 문구는 이야기의 생동감을 더해 주기도 한다.

두산은 더욱 적극적이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으로 들고 나왔다. SK가 ‘따뜻한 가족’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두산은 ‘개인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었다. ‘기업의 성장’, ‘기업의 미래’, ‘기업의 노하우’ 등의 제목으로 시리즈물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두산은 기업의 목표가 ‘사업확장, 매출증대, 주가상승’ 등이 아니고 그보다 더 높은 가치인 ‘사람’이라며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자신들의 기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하는 메시지다.

두산 광고의 핵심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데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멘트가 잘 말해주고 있다. ‘10년 성장은 기술과 시스템으로 가능하지만 기업의 100년 성장은 사람을 통해 가능합니다.’, ‘사업을 키우는 것은 기업의 현재를 보장하지만, 사람을 키우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보장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네트워크이지만,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사람이 미래다’라는 메시지다. 이는 사람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사람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단순히 있는 기술을 빼먹고 내어버리는 소위 ‘토사구팽’식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겠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 두산 기업 광고

위 광고들을 접하고 있으면 ‘어디서 많이 듣던 것인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렇다. 바로 성경의 내용이다.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의 한 면을 설명해 주는 것과 흡사하다.

성경은 세상을 향하지 말고 사람을 향해 달리라고 이미 교훈해 주고 있다. 이때의 세상은 부정적인 개념으로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요일 2:15~16)으로 대변된다. ‘사람을 향해 달리라’는 말은 ‘내 양을 먹이라’(요 20:15)는 예수님의 교훈을 말해 준다.

교회는 이를 위해 뛰어왔다. 그리고 지금도 달려가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구원하고 또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삶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고전 9:19)는 사도 바울의 교훈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사람을 얻기 위해 슬퍼하는 자와 함께 울고, 기뻐하는 자와 함께 웃으며, 배고픈 자와 함께 밥을 먹고, 심심한 자와 함께 놀아주는 게 바로 기독교라 할 수 있다(고전 9:20-23).

이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각종 선교단체들도 태어났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조이선교회, 네비게이토선교회, 직장인성경공부모임(BBB) 등이다. 대부분 대학생들과 청년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소위 ‘제자훈련’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적극적이다.

이렇게 볼 때 기독교의 ‘이웃사랑’의 정신을 차용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 아니 적극적인 면에서 제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사회가 갈수록 ‘이웃사랑’으로 충만해지기를 소망한다.

기업이나 교회가 모두 이웃을 사랑하는 진정한 모습으로 어깨동무해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어설픈’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어설픈 기업 이미지 광고 또한 어설픈 제자훈련의 모습 등이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라는 명제에서 기업이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최근 기업 광고가 최선을 다해서 돈보다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왠지 또 다른 이윤 추구를 위해 ‘가족’, ‘사람’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간간히 들려오는 기업 최고 경영자의 각종 비리 연루 소식도 한 몫을 한다. 기업 불법 승계나 폭력 등 부정적인 모습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접할 때마다 왠지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광고 이미지와 실제가 다르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회 모습도 마찬가지다. 사람 중심이라는 한 축의 목회 방향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교회당 건축, 수양관 건축 심지어 묘지 건축 등 각종 건축이 슬그머니 중심축으로 이동해 온다. ‘새성전 건축’이 교회의 새해 목표로 세워진 교회가 얼마나 많은가. 이를 위해 성도들은 쉽게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다. 목적이 아니다. 성도들은 단순히 건축을 위해 돈을 바치는 존재로 여겨지게 된다는 것이다.

소위 ‘제자훈련’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한 지도자의 항변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는 제자훈련이 ‘조직체 형성’에 목적을 두는 순간 사람은 쉽게 ‘수단’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즉, 한 사람을 전도해서 그를 훈련시켜 하나님의 사람으로 일꾼을 만드는 일까지는 좋은데, 이를 위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인위적인 방법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순간 ‘이웃 사랑’에서 ‘이웃 관리’로 그 목적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어설픈 우리네 모습들이다.

‘사람이 미래다’는 멘트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기독교적으로 이해한다면 사람이 하나님 나라 형성하는 데 중요한 핵심이라는 말일 게다. 기업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능한 한 사람이 기업 전체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교회나 기업이나 그 어느 곳에서도 그 자체가 목적이다. 이것을 무시하거나 어설프게 대하면 그 결과가 엄청난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왜 그런가? 바로 사람이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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