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원파 단체 취재했을 때의 일이다. 취재의 기본은 현장을 직접 보는 것이다. 이 단체는 종종 대형 집회를 개최한다. 이럴 경우 취재가 다소 수월하자. 물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별집회에 모인 인원은 대략 사오백명 정도였다. 그중 3/2 이상은 주최측 신도인 듯해 보였다. 집회는 강연시간이 주를 이루었다. 찬양이나 기도 또는 특별 순서 등이 거의 없었다. 메시지를 통해 ‘깨닫는 것’이 그들의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조금은 지루했다. 집회 분위기도 그렇지만, 그들의 내용도 이미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필자에게는 따분하게 여겨졌다. 그래도 소위 ‘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주최측 누군가는 필자를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에 대한 관심과 경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집회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었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있고 또 집회장 통로에 커피, 녹차 등 각종 차와 함께 간단한 다과도 준비되어 있었다. 가볍게 요기를 한 후 다음 집회 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사람이 필자에게 다가왔다.

“오늘 집회 처음 오셨지요.”
“네”

그랬다. 그는 역시 필자를 처음부터 응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오시게 됐나요. 누구 소개로...”
“광고 보고 왔어요.”

그는 아마도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인사를 한 후, 집회가 끝나면 상담을 해 보자고 권하려고 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필자가 역공을 펼쳤다.

“집회 시간 때 목사님 말씀 중에 어떤 것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좀더 보충해 주실 수 있나요?”

쉬는 시간 이후의 집회 모습이 더욱 지루할 것 같아서 필자가 먼저 속도를 낸 것이다. 그 신도는 ‘이게 왠 떡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조심히 접근해서 상담을 하자고 해도 대화에 응해줄지 말지 모르는 상황인데 상대가 먼저 상담을 요청했으니 말이다.

그는 필자를 즉각 특별 공간으로 안내했다. 집회 주관자들이 모여 있는 사무실을 통과한 어느 방이었다. 특별(?) 간식과 음료가 따로 제공되었다. 집회가 끝난 후에는 복잡한 공간이 될 것이겠지만, 지금은 조용했다.

“오늘 말씀을 들으니 구원이 혼동되는 것 같은데요.”

필자는 그 신도가 듣기 좋아할 만한 질문을 던졌다. 그의 눈은 정말 동그랗게 떠졌다.

“그것은 말이죠...”

그는 한참을 설명했다. 무엇인가 길게 외워서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앵무새와 같았다. 그에게 약간의 반격을 해보았다.

“그 부분은 제가 교회서 성경공부했던 내용과 조금 다른 것 같은데요?”

그러자 그가 충격적인 말을 내 뱉었다.

“당연하죠. 교회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말입니다. 제가 000선교회 7년간 간사로 사역했었어요. 기존 교회에서 가르치는 게 무엇인지 저도 잘 알고 있지요.”

“...”

그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만한 선교단체 7년간 간사로 사역했었다고 했다. 그러다 그가 이곳 사람들을 만난 후,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구원의 메시지를 접하게 되었고, 새롭게 구원을 얻게 되었다고 했다.

순간 두 가지 생각이 필자의 머리를 가득 매웠다. 먼저 그 선교 단체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훈련시켜왔는가 하는 점이다. 복음의 정확한 메시지와 복음을 따르는 삶의 기쁨을 제대로 가르쳐왔는가? 아니면 단순히 ‘간사’라는 이름으로 마치 회사 직원처럼 일만 부려먹은 것은 아닌가? 그 간사에게서 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충격은 어떠했을까?

그 다음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메시지가 진리인가’하는 점이다. 새로운 것은 새로운 것일 뿐이다. 그것이 진리인지 아닌지는 반드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는 것을 그가 간과해 버린 것이다. 그동안 교회에서 가르침을 받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교회에서 가르쳐서는 안 될 내용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우선 기본적인 상식이 아닐까? 물론 교회의 무능력으로 가르쳐야 할 것을 못 가르친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는 경솔했다.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세가 미련했다.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