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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롤> / 크리스천 관람 필수!
2009년 12월 07일 (월) 07:03:57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찰스 디킨스의 1843년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 어떤 이들은 제목은 많이 들어 봤으나, 무슨 내용의 소설인지 헷갈릴 수도 있겠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 이야기’라면 누구나 다 알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소설이 최근 영화화 되어 <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이라는 소설과 같은 제목으로 개봉됐다.

소설 제목보다 등장인물이 더 유명한 이야기. 그래서 영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스크루지 영감을 연기한 배우에게 우선 관심이 간다. 그 주인공은 짐 캐리다. 헐리우드에서 가장 다양하고 현란한 표정을 만들기로 유명한 이 배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구두쇠 영감의 표독스러운 표정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짐 캐리 외에도 게리 올드먼, 콜린 퍼스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크리스마스 캐롤>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세 유령들이다. 그동안 같은 이야기를 다룬 수많은 영화와 연극에서는 과거 유령이 흰색 옷을 입거나 흰 봉투를 뒤집어쓰고 등장했고, 어두운 미래를 보여주는 미래의 유령은 어김없이 검은 옷을 입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원작에 훨씬 가까운 유령들을 등장시킨다. 과거의 유령은 불빛으로, 미래의 유령은 검은 그림자로 표현된다. 특수효과 덕분이다. 특수효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유령들은 훨씬 더 실감나게 스크루지 영감에게 다가온다.

   

지금껏 스크루지 이야기를 영화화 한 것이 100여 편이 넘지만, 이번 영화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바로 3D 영화로 제작됐다는 점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유령들이 나타나는 장면이 입체화면으로 스크린에 펼쳐진다. 과거와 미래를 마음껏 넘나드는 스크루지 이야기는 입체영화를 만나서 드디어 진가를 발휘한다. ‘3D영화가 앞으로 영화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최근 영화계의 분위기가 추측이 아니라 사실이었음을 <크리스마스 캐롤>을 통해 확인하게 될 만큼 3D효과는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3D 영화의 최고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간은 불행히도 채 한 달이 못될 것 같다. 불과 몇 주 뒤 개봉할 <아바타>라는 영화가 -불과 10여분 예고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그 왕좌를 이미 예약해 두었기 때문이다. <아바타>를 피해 <크리스마스 캐롤>이 제목에 걸맞지 않게 11월에 앞당겨 개봉할 정도였으니 그 위력을 짐작할 만하다.

제목이 <크리스마스 캐롤>이지만 이 영화는 할로윈데이에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 유령의 등장은 무시무시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환영 또한 소름끼친다. 특히 미래 유령의 등장과 그가 보여주는 장면들은 웬만한 공포영화의 수준을 웃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도중 아이를 데리고 퇴장하는 부모가 여럿 목격될 정도로, 이 영화는 어린 자녀와 함께 온가족이 볼만한 영화는 아니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유령을 만난 뒤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 이 케케묵은 옛 교훈이 새삼 지금 우리 상황에 딱 필요한 메시지라는 생각을 영화 보는 내내 지울 수 없다. ‘물질만능주의를 멀리하고, 불쌍한 이웃을 돌보라’는 유치원생도 아는 이 교훈을 특히 지금의 한국교회가 새겨들어야 한다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영화 초반 스크루지 영감이 이웃에게 퍼붓는 독설의 내용은 한국교회가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해도 속으로 해 오던 잘못된 행동과 거의 일치한다. 가난한 자들을 게으른 자로 치부하고, 병든 자에게 자비를 베풀기보다 자신의 재물을 쌓아가는 데 더 혈안이 되어 있으며,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왜 남에게 주느냐?”라고 말하는 스크루지의 행동은 개인주의에 물든 수많은 현대 사회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하고 있는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웃들이 스크루지 영감을 욕하는 장면에서는 최근 한국교회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대상만 다를 뿐 내용은 같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물론 한국교회를 향한 그들의 비난이 사실과 완벽하게 일치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들의 비난의 원인을 교회가 제공했다는 사실은 크리스천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스크루지 이야기를 전례 없이 어둡고 실감나게 표현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 온 가족이 따뜻한 크리스마스 영화 한편 보라고 권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닐지라도 한국교회가, 혹은 한국교회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강력하게 관람을 추천하고픈 영화다. “크리스천이 알고 있으면서도 하지 않았던 일들을 지금 하라”고 강력하게 교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을 못 갈 상황이면, 책으로라도 다시 한 번 그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이번 성탄절이 오기 전에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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