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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맛있는 성경 이야기>
성경의 먹을거리 통해 육과 영의 조화를 맛보다
2009년 11월 30일 (월) 06:28:58 양봉식 기자 sunyang@amennews.com


   
▲ 유재덕 지음/강같은평화
성경은 음식 이야기로 가득하다.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무슨 일이 있든 먹는 문제는 항상 사람들의 근처에서 서성거린다. 최초의 먹는 문제는 하와가 먹은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나무의 열매다. 금단의 열매는 인간을 죄의 지배 아래로 몰아넣었다.

<맛있는 성경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식탁에 대한 것을 다룬다. 그런 점에서 에덴의 중앙이 있던 금단의 열매에 관한 이야기는 없다. 신비적인 것이고 또 신학적인 주제라서 제외됐을 것이다. 대신, 이 책에 등장하는 음식은 매우 현실적인 것들이다.

물론 현실적이라고 해서 지금 우리가 먹는 식탁의 먹을거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경에 등장하는 각종 먹을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구미가 당기는 주제들이다. 이것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저자의 기록 의도나 성경 전체에 흐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의 역사를 보는 것이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전체 흐름 속에 있는 문화적인 요소 역시 당신의 문화적 이해를 통한 성경의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해석의 보조도구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성경에 등장하는 문화는 한국의 상황과 거리가 멀었다. 특히 번역 초창기에는 더욱 그랬다. 가령 아론의 살구나무는 영어 번연본이나 히브리 성경에는 아몬드 나무다. 김승학 씨의 <떨기나무>에서 그가 탐색한 시내산의 이름의 의미는 아몬드며 실제로 그 산에는 아몬드 나무가 있다.

음식에 대한 번역 오류 교정
음식에 대한 번역의 오류를 이 책에서도 올바르게 교정해준다. 이는 곧 성경의 본문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얻게 되는 것이다. 특히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음식이야기는 더 많은 구미를 당길 것이다.

먼저 1부의 재미있는 식탁이야기를 들어보자. 거기에는 아브라함이 천사들과 함께 한 요리, 야곱이 만든 팥죽, 아비가일의 요리, 엘리사의 요리, 세례요한의 광야 식사, 탕자를 위한 식사, 예수님의 갈릴리 아침식사 이야기가 있다.

아브라함의 천사들과의 식사는 좀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천사가 육화되어 인간의 눈으로 목격된다. 더구나 이들은 영적 존재임에도 아브라함과 식탁의 교제를 나누었다. 예수님께서 부활체로 제자들과 갈릴리 해변에서 아침 식사를 나눈 것이 아님에도 아브라함은 천사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이 문제는 다른 곳에서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음식만 국한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상수리나무에서 천사들을 손님으로 맞이한 아브라함이 제공한 식사 메뉴는 빵, 송아지고기 요리, 우유와 요구르트다. 이스라엘의 주식은 밀이나 보리로 만든 빵이었다. 저자는 사라가 한차례 식사를 위해 밀가루 20리터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았다. 솥뚜껑 같은 곳이나 널찍한 돌화덕에 구워진 빵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먹었던 피타 빵이다.

이 빵은 속이 부풀어 올라서 전체가 둥근 모양이다. 중국의 호떡은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지만 피타의 경우는 속에 각가지 맛있는 것들이 들어 있다.

“한쪽 끝을 가르고 주머니처럼 만들어 그 속에 야채와 고기, 그리고 구수한 맛을 내는 혼합 소스를 함께 넣어 먹는 일종의 샌드위치였다. 피타 빵을 국물이 걸쭉한 스튜와 곁들여 먹을 때는 빵을 찢어서 수저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멕시칸 타코와 비교하면, 피타 빵은 그것보다 약간 두껍지만 질감은 훨씬 더 부드럽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입맛 돋우는 데는 아주 일품인 요리 같다. 아브라함은 이 피타 빵과 함께 송아지고기를 내놓았다. 송아지고기를 내놓았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여유로웠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송아지고기는 송아지 특유의 고기냄새를 없앤다.

아마 천사들은 아브라함의 지극한 대접에 천국에서 맛보지 못했던 맛있는 지상의 요리를 먹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하나님 아브라함에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이야기 해주면 안되요”라고 졸랐을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아브라함은 천사들을 대접하면서 하나님의 약속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며, 사라는 외간 남자들이 하는 소리를 천막에서 들으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웃날 천사의 약속을 듣고 사라가 웃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삭’이라고 아들의 이름을 지었다.

야곱의 팥죽은 렌즈콩을 끓인 것
야곱이 형 에서로부터 장자권을 샀던 붉은 죽을 개역성경은 ‘팥죽’(창 25:34)이라고 번역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처럼 팥죽을 끓여먹지 않는다. 번역의 오류보다 문화적 관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야곱이 쑤었던 죽의 재료는 렌즈콩이다. 고대부터 이집트나 인도 지역에서 육류 대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지금도 인도, 터키, 유럽 등지에서 수프 재료로 인기가 높다.

갈색, 노란색, 빨강의 세 가지가 있고 야곱은 빨강 렌즈콩으로 죽을 쑤어 에서의 허기진 배를 유혹해 장자권을 빼앗았다. 다른 음식에 비해 그다지 끌리지 않을 수 있는 붉은 죽은 먹을 것을 급히 찾던 에서의 처지에서는 귀하고 소중했다. 그러나 그 상황이 그의 삶의 전체를 바꾸는 갈림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보잘 것 없는 죽과 장자권의 교환으로 에서는 그리스도의 계보에서 제외되었다.

음식은 단지 육체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영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육은 영에게 영향을 끼치고 영은 육에게 영향을 준다. 상호작용이다. 예수님은 부활 후에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만나신다. 이른 아침에 호숫가에서 예수님은 구운 생선과 떡을 마련하셔서 제자들을 기다리고 계셨다.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인한 실망과 절망 가운데 베드로를 따라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 애씀과 수고의 땀으로 밤을 호수 위에서 지새웠다. 그런 제자들을 예수님은 다시 부르셨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준비한 아침 식탁에 제자들을 초청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마련한 생선과 떡이 어디에서 왔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예수님은 요리사는 아니셨지만 제자들을 사랑 가운데 부르시고 그들을 다시금 새로운 언약으로 인도하셨다.

이 책의 저자는 이 부분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렇게 빵과 생선의 의미에 사랑의 고백이 추가되었다. 이렇게 본다면 예수님이 준비한 빵과 생선의 식탁은 현실과 초월, 그리고 물질과 영성을 연결하는 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제 할 일을 잊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지쳐버린 제자들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식사를 준비했다. 제자들은 미리 준비된 따끈한 음식을 먹고 영적 원기를 되찾았다. 이처럼 빵과 생선은 물질을 부정하는 영지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악하거나 추한 게 아니다.”

아무거나 먹지 말라
이 책의 2부의 ‘달콤 살벌한 먹을거리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성경에서 음식에 대한 여러 가지 조항은 율법과 관련되어 있다. 갈릴리 호수에서 잡힌 물고기를 모두 먹지는 않았다. 모세의 율법을 따라 비늘과 지느러미가 있는 물고기, 즉 연어, 도미, 조기는 먹을 수 있었지만 상어, 미꾸라지, 메기, 뱀장어, 철성자어는 지느러미가 있어도 비늘이 없어 먹지 않았다.

예수님과 베드로의 성전세를 준비한 물고기는 사나운 틸라피아다. 수족관에 이 물고기와 다른 물고기를 함께 두지 않았다. 탈라피아의 사나운 이빨이 다른 물고기를 가만두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오병이어에 사용된 물고기는 정어리다. 주로 겨울에 잡히는 정어리는 지금도 갈릴리 호수에서 해마다 1천톤 이상씩 잡힐 만큼 흔하다.

가난한 이들의 주식으로 사용된 정어리는 어린 아이 도시락에 들려 있었고 예수님인 이 도시락에 들어있던 다섯 개의 보리떡과 정어리 두 마리로 기적을 일으키셨다. 생선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갈릴리를 중심을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많을 수 있었지만 고기는 쉽지 않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해서 비록 돼지를 치더라도 먹지 않았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먹지 못하는 부정한 짐승을 이스라엘 사람이 기르지 않았고 대부분 이방인들이 돼지를 길렀다.

고기를 먹을 수 있었던 때는 명절이나 결혼식 같은 특별한 날이었다. 한국의 옛날의 먹을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배고픔이 이들에게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밥상의 주요 메뉴는 빵과 채소, 그리고 우유로 만든 요구르트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식사 시간에 우유와 고기가 서로 섞이지 않게 했음을 지적한다. 이것은 출23:19절에 기록되어 있다.

유대인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법칙을 그대로 적용해서 음식을 차린다. 매우 특이한 식사법이다. 성경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즈와 고기가 식탁에 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서 치즈버거를 먹을 수 없다. 바삭한 도우에 고기와 치르를 올린 모차렐라 피자도 먹을 수 없다.

성경의 상식을 풍성하게 하는 먹을거리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성경의 상식을 풍성하게 한다는 점에서다. 이스라엘의 문화적 이해는 그들의 특이한 행동을 이해하게 한다. 유대인들은 짐승을 잡을 때 철저하게 피를 제거한다. 피를 제거하기위한 피 말리는 역사가 유대인들의 육식의 음식 역사에 고스란히 베어있다. 피는 생명이다. 피를 제거하는 요리법이 있고 짐승을 제대로 도살했는가를 랍비들은 확인한다. 피에 대한 고찰은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들어와 역사하는 생명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상사병 치료제는 건포도와 사과가 특효약이다. 아가서 2장 5절에서 “너희는 건포도로 내 힘을 돕고 사과로 나를 시원하게 하라 내가 사랑함으로 병이 생겼음이라”라고 적고 있다. 건포도와 사과는 원기 회복에 좋은 영양소가 들어있다. 특히 건포도는 비타민A, 타아민, 리보플라빈, 칼슘, 철분, 칼륨이 풍부할 뿐 아니라 당분이 많아서 에너지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음식 이야기를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책을 통째로 옮겨놓을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 이유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이스라엘의 각종 절기에 먹는 음식과 정결의식에 관한 것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의 습관과 성경 이해가 이미지화되어 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노아 홍수 이전에는 사람들이 채식을 하게 했다. 채식으로 에너지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수 이후에 지구 환경은 바뀌었다. 자외선이 충만한 지구의 대기는 식물에 들어 있던 풍부한 에너지를 감소시켰다. 먹을거리에 대한 메뉴를 하나님께서는 새롭게 정하셔야 했다.

하나님은 인간은 물론 동물들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육식을 허락하셨다. 그것은 정결한 짐승과 그렇지 않은 짐승의 제사를 통해 먹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구별을 하신다. 음식 문화의 다양성은 육식의 허락과 함께 많아졌다.

저자는 채식의 유익성은 물론 육식의 즐거움, 각종 음식의 종류를 성경의 예를 가지고 설명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많은 음식이 등장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감탄을 하게 된다. 익숙해진 성경의 구절들을 다시금 숙고하며, 당시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즐거움이 이 책에 있다.

성경시대의 사람들의 삶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상상을 더한 책 읽기는 성경을 이해하고 상식을 증가하는데 큰 유익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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