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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 돈을 믿으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2009년 11월 23일 (월) 06:45:04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이 분, 드디어 세상을 멸망시켰다. 외계 비행선이 각국 하늘에 등장하면서 세계 주요도시를 파괴하더니(<인디펜던스데이> 1996년), 곧바로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 괴물이 뉴욕 시내를 짓밟고 다니게 했다(<고질라> 1998년).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 각국을 꽁꽁 얼게 만들더니(<투모로우> 2004년), 급기야 전 세계를 폭삭 주저앉히고, 물에 푹 잠기게 해 버렸다(<2012> 2009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재난영화를 가장 자주 만드는(가장 잘 만드는 것은 아닌) 감독이다. 이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특수효과로 분칠하느라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제작비를 자랑하는 재난영화들이다. 처음에 외계인과 괴물을 만들어 냈을 때만 해도 소질 없는 감독으로 인식됐지만, 한 우물만 계속 파다 보니 이제 이 분야-재난특수효과 분야-에서는 나름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최근 개봉한 <2012>는 2012년에 지구 종말이 온다는 내용의 영화다. 영화는 종말의 원인은 대충 설명하고 어물쩍 넘어간 후 재난의 현장만 생생히 중계한다. 그래도 관객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화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스펙타클한 재난 장면뿐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012>는 그런 관객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흥한다. 전 세계 멸망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을 다룬 만큼 특수효과 또한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는다. 가장 압도적인 장면은 로스앤젤레스가 몽땅 땅속으로 꺼지는 장면이다. 옐로우스톤에서 어마어마한 화산이 폭발하고, 거대한 쓰나미가 모든 대륙을 덮어버리는 장면들도 충분히 화려하고 볼 만하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이다. 계속되는 특수효과는 영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지루해지기 시작하고, 그 때부터 스토리는 빈약해지기 시작한다. 어떻게든 계속 살아날 것이 뻔한 주인공의 상황은 전혀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특수효과에 신경을 쓰느라 이야기에 소홀했다고 변명하더라도 이번에는 좀 심했다. 한치 앞을 모두 내다볼 수 있는 뻔한 이야기 전개는 상영시간 두 시간을 굉장히 지루하게 만든다.

<2012>는 노골적으로 노아의 방주를 흉내 내고 있다. 실제로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방주가 등장하고, 온갖 동식물을 한 쌍씩 싣는 장면도 성경 그대로다. 그냥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현대로 옮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살아남게 된 노아와 달리 이 영화에서는 돈을 신봉한 사람들이 살아남는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 영화가 블랙코미디가 아닌 이상 감독이 결말을 이런 식으로 끌고 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영화를 포함해 매 영화 때마다 이상적인 영웅이 등장해 인류를 위기에서 구원하는 장면을 보여준 감독의 취향을 본다면, 이번 결말만 블랙코미디라고 봐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 세계가 멸망해도 인류는 살아남아 새로운 문명을 시작할 것’이라는 희망을 얘기하려고 했겠지만, 이상적인 결말을 기대한 감독의 의도와는 반대로 이 영화는 어느 정도 현실성을 반영하게 되면서 ‘돈 있는 자만이 살아남게 된다’는 지독히도 절망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상황이 돼 버렸다.

현대사회에 살아가면서 크리스천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물질만능주의이기에 이 영화는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보면 참으로 나쁜 영화일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류를 땅속으로 떨어지거나 화산 불덩이에 맞아 죽는 방법으로 인류 종말을 고할 것도 아니거니와, 그렇다고 돈 많은 이들만 살려줄 것은 더욱 아닐 것이기에, 영화의 결말은 기독교 가치관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다.

   

‘2012년 지구 종말’을 예언하는 많은 무리들이 실제로 등장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나타났듯이 고대 마야인들의 예언에 따르면 지구와 모든 행성이 태양과 일직선을 이루면서 지구는 멸망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예언에 힘입어 많은 이들이 과학적, 종교적 신념을 내세우면서 함께 종말을 준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등장한 영화 <2012>는 어떤 면에서 반갑기도 하다. 2012년 종말론을 그저 웃어 넘길만한 가벼운 ‘설’로 전략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2012>가 과학적인 근거를 진지하게 파고들면서 어느 정도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했다면, 3년 뒤로 바짝 다가온 종말을 믿고 생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아졌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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