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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의 하루를 거울 삼기
2009년 09월 07일 (월) 10:12:12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사형수들의 하루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형수들 중에서 교화한 사람, 정말 죽을 준비(일반적으로 사형수들은 ‘죽음’이란 단어를 가장 듣기 싫어한다)를 하고 있는 수인들의 하루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이들이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목욕이다. 한국은 아직 사형수들에게 사형날짜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 언제 죽더라도 죽은 후 지저분한 모습을 남기기가 싫은 것이다. 오늘도 죽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매일 목욕을 한다.

이들의 취침 시간은 다른 재소자들보다 4시간 늦고 기상시간은 2시간 빠르다. 구치소의 잠자는 시간은 8시30분. 기상 시간은 6시인데 이들은 거의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는 것이다. 하루라도 주어진 삶을 아껴서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사형수들은 감옥 안에서는 ‘최고수’로 불린다. 형량도 최고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 ‘별’도 많이 달아 감방생활에 익숙한 고참인 경우가 많기에 ‘최고수’라고 부른다. 그래서 감옥안에서는 최고수들을 의지하는 재소자들이 많다. 감방생활, 형량을 줄이는 방법, 억울한 누명을 썼을 경우 탄원서를 넣는 방법, 감방안에서의 갈등, 가족관계 등 여러 분야의 일에 대해 조언을 해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형수들에 영향을 받아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등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사형수들은 들어올 때의 모습과 나중에 나갈 때의 모습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 들어올 때는 가장 극악한 모습으로 들어온다. 살인, 강간, 폭력 등 상상을 초월한 범죄를 저지르고 자신을 이렇게 만든 책임을 사회구조로 돌리며 부모를 원망하는 등 6개월 동안은 원한에 사묻혀 산다. 그러나 그 후 정작 죽을 준비가 된 사형수들의 경우는 그 마음이 달라진다. 비로소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 자신이 얼마나 큰 죄를 짓게 됐는지를 알게 되고 피해자들에게 참회하는 심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점점 인간의 참모습에 대해 깨달아간다. 사형수들이 “감방안에서 처음으로 인간다운 삶이 뭔지 깨달았다”고 고백하는 경우 이래서 생긴다.

그들이 이렇게 살던 어느 날 간수가 찾아온다. “900* 번, 면회가 있다. 나와라!” 간수의 말을 듣고 밖으로 나오면 무술 고단자들인 교도관들이 두 팔을 껴서 붙든다. 사형집행인 것이다.

사형수나 나나 공통점이 있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과 그 날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도 어느 순간 하나님이 부르는 날이 있을 거다. “19700309번 하나님 면회가 있다!!” 그날 부끄럽지 않도록 오늘을 살아보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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