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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납량특집, 교주 사체 은닉 현장을 가다
2009년 08월 03일 (월) 07:44:20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5년 전 일이었죠. 경기도의 모 종교단체 지도자 사망사건을 수사하던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2004년 12월 16일 사건 용의자 이모(56), 신모(65)씨를 사체 은닉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0년 1월 경기도 A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을 상대로 기( 氣)치료를 해주던 송모(54)씨를 추종해 오다 송 씨가 지하실 밀실에서 숨지자 송 씨 사망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것을 우려, 지하실 출입문을 콘크리트로 밀폐시켜 사체를 은닉한 혐의였습니다.

   
▲ 교주 사체 은닉 혐의로 조사 중인 신도들


당시 용의자였던 이 씨 등은 “송 씨가 평소 ‘내가 죽더라도 부활할 것이니 몸에 손대지 말라’고 말해 송 씨의 사체를 지하실에 3개월 간 방치하다 서로 합의하에 출입문을 콘크리트로 막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 씨의 사체가 방치됐다던 그 콘크리트 시설을 들어가 보았습니다.

   
▲ 장애인 복지 시설로 전혀 손색없는 이곳에 한 종교단체 교주의 사체가 썩고 있었습니다


먼저 그 단체의 외관입니다. 한달 5천여 만원의 국비·도비를 받는, 겉으로 보기에 장애인 복지시설로 손색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부활하고 영생한다던 한 교주의 시체가 지하 콘크리트 밀실에서 썩어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 선반을 옆으로 밀면 지하 밀실로 통하게 됩니다


이 단체의 지하 밀실은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1.5미터 정도의 선반을 옆으로 밀어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장롱을 여닫이 문처럼 제치자 입구 폭이 1미터가 채 되지 않는 좁은 통로가 나왔습니다.

   
▲ 지하에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꾸며 놓았습니다


그 통로를 지나자 대리석으로 바닥을 깐 거대한 밀실이 시작됐습니다. 이 통로는 지하 70여 미터 정도까지 이어졌고 화장실, 부엌, 거대한 식량 창고, ‘신전’ 등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식량 창고에는 말고기, 양고기, 각종 통조림 등 음식들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식량박스에 담겨 있었습니다.

지하 밀실의 통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이 교주의 신전으로 보이는 20여 평의 공간에 이릅니다.

산의 바위를 깍아서 기치료에 이용했다는 9개의 ‘기석실’(氣石室), 지하수가 나와 약수터 역할을 하는 1개의 ‘생수실’, 대형 침대 1개와 대형 TV, 누군가를 감시하기 위함이었는지 CCTV 3개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료수가 부패된 채 놓여 있었고 이 중에 맥주도 눈에 띄더군요. 교주도 시름이 있었을 터인데 그 때는 자칭 이긴자라는 누구처럼 한잔 술로 풀었나 봅니다.

   
▲ 말세를 대비해 저장해 놓은 식량들


   
▲ 저장식량은 주로 통조림이었습니다
 

   
▲ 지하 밀실 마지막에 위치한 신전(?)
   
▲ 침대와 CCTV가 눈에 띕니다.
   
▲ 지하 밀실에 있는 냉장고




이 중 2평 짜리 작은 방에서 교주 송모 씨가 침대에서 미라 형태의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이 신전 중앙에는 작은 탁자가 놓여 있고 이 위에는 공동번역 성서, 성경, 불경이 놓여 있었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종말에 자기들만 선택을 받아 산다는 묘한 주장을 했었다”며 “지하 밀실은 그것을 대비하기 위해 장소였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주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되면 자칭 재림주라는 자들은 거역하지 못하고 죽음과 심판의 자리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되새겨 집니다. ‘영생한다’던 교주가 죽으면 살아 남은 신도들 중 ‘골수분자’들은 별로 흔들림이 없습니다. 오히려 교주의 죽음과 관련하여 온갖 변명을 늘어놓게 됩니다.

   
▲ 교주의 주검이 발견된 장소


지각이 있는 신도들이라면 죽음을 이기지 못하는 가짜 하나님과 거짓 그리스도들로부터 어서 빨리 나오시길. 당신들의 죽음은 납량특집처럼 두려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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