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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천손, 아리랑은 찬송가'라는 사상
북리뷰/ 유석근 목사의 <또 하나의 선민 알이랑민족>
2009년 07월 15일 (수) 07:11:47 정윤석 기자 unique44@naver.com


얼마 전 JMS(정명석)단체에 있다가 빠져나온 지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가 난데없이 “아리랑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묻고는 “아리랑은 ‘알+이랑’으로서 하나님과 함께라는 뜻이다”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누가 그런 주장을 하느냐 묻고 나서 유석근 목사(예장 합동 상동중앙교회)라는 이름과 유 목사가 <또하나의 선민 알이랑 민족>(이하 <알이랑민족>, 예루살렘 刊)이란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인은 하나님의 택함받은 천손민족, 선민인가?

   
이를 계기로 그의 책을 구입해서 읽어봤다. 저자가 책을 통해 주장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한국인이 마지막 때에 특별하신 목적을 위해 택하시고 감추어 놓으신 천손민족, 즉 선민이다는 것이다. 그 명제에 대한 근거를 대기 위해 저자는 많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연구한 흔적도 보인다. 그 중에는 흥미로운 사실도 있었다.

예를 들면 무궁화가 영어로는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라는 것이다. 샤론의 꽃, 샤론의 장미는 종종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비유하기도 한다. 이를 두고 그는 “한국인은 특별하게도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꽃을 국화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어찌 놀랍지 아니한가!”라고 반문한다. 유 목사는 “지구상에서 나라꽃이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는 ‘샤론의 꽃’인 국가는 오직 동방의 대한민국뿐이다”며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정해진 것이다. 한국인은 욕단(성경에 나오는 셈의 후손중 하나다: 편집자주)의 후손으로서 이 땅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선민이다”(173페이지)고 재차 강조한다.

이런 식으로 유석근 목사는 ‘한국인이 천손민족’이라는 근거를 몇 가지 더 제시한다. △아리랑은 ‘알+이랑’, ‘하나님과 함께’라는 말이다 △창세기 10장 30절의 스발(새팔)은 최종적으로 동방의 ‘서울’을 예시한 것이다 △셈의 후손인 욕단의 연대가 바로 단군 시대에 해당한다는 것은 조선을 건국한 단군이 성경상의 욕단이라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문양 삼태극은 삼위일체 하나님 사상을 표현하고 있다 △무궁화를 사이에 두고 두 마리 봉황을 새겨 넣은 대통령 표장은 ‘예수님은 왕이시다’는 뜻이다 △원시 한자의 창안자가 지나의 한족이 아니라 한국인이었다 △한국어는 바벨탑 사건 이전까지 세계어였다 △이사야 46:10~13의 동방의 한나라는 대한민국을 지목한 것이다 등이다.

현재 유 목사의 이러한 주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과 사이월드의 ‘성민알이랑민족회복운동’을 통해 적잖게 알려지고 있다. <신앙계>(현 <플러스인생>으로 제호변경)에 연재되기도 했고 비슷한 내용이 <신앙계>의 인터넷 사이트에 ‘유석근 목사의 알이랑 민족 이야기’라는 테마로 올라가 있다. 이처럼 기독교인들 사이에 조금씩 알려져가는 유 목사의 주장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저자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 삼태극 문양, 무궁화, 한국어 등 한국인과 밀접한 문화 속에 하나님의 특별한 사인이 숨어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리고 그 근본적 이유가 한국인은 하나님(저자는 서적에서 줄곧 ‘하나님’이 아닌 ‘하느님’이라고 표기했다. ‘하나’라는 수사에 존칭인 ‘님’을 붙이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신관을 표현하는데도 부적절한 용어라고 설명한다: 편집자주)께서 마지막 때에 당신의 특별하신 목적을 위해 사용하시고자 감추어 놓으신 또 하나의 선민이라고 말한다. 그는 무궁화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꽃이라고 설명한 다음 이렇게 썼다.

“왜 하나님은 이렇게 ‘자연계시’까지 사용하시어 우리 한국인이 ‘하느님의 택함받은 선민’이라는 사실을 거듭 가르쳐 주시는 것일까? 그 이유는 ‘특별계시’인 성경말씀만 갖고는 한국인이 욕단계 선민이라는 사실을 더디 믿는 자들이 있을 것을 뻔히 아시기 때문이다”(174페이지).

그러면 저자는 왜 하나님께서 한국인이 선민이라는 것을 이날 이 때까지 감춰놓았다는 것일까? 그는 한국인이 너무 존귀한 백성이라 마지막 때에 당신의 특별하신 목적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서 감춰 놓았다고 한다(124페이지). 그 특별하신 목적은 땅끝 예루살렘의 유대 민족에게 능히 복음을 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예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명은 오직 동방의 한국에 맡겨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선민인 한국인을 감춰온 것은 ‘하나님의 순서’ 때문에도 그렇다고 한다. 저자는 창세기에 보면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라는 말씀이 있다며 “저녁이 먼저이고 아침이 나중이다. 하느님의 순서는 서쪽에서 시작하고 동쪽에서 종결된다”고 설명한다(124페이지). 서쪽의 이스라엘을 택하셔서 구원의 길을 여신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동쪽의 한민족을 통해 그 구원의 길을 완성할 계획이라는 것이다(125페이지). 하나님의 순서상 서쪽이 먼저, 그리고 동쪽이 나중이어서 한국인을 감춰놓았다니 저자가 “해 돋는 데서부터 해지는 데까지 여호와의 이름이 찬양을 받으시리로다”(시 113:3)는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하다. 유 목사의 말이 맞다면 이 말씀도 “해지는 데부터 해돋는 데까지”라고 기록됐어야 옳지 않을까?

그는 구원의 길을 완성할 나라는 여러 나라가 아니라 ‘한 나라(a nation)’이며 그 나라는 대한민국이 분명하다(409페이지)고 강조한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이러한 계시를 간과해 버리면 하나님께서 그의 기록된 말씀을 통해 인류에게 알리시기 원하는 아주 중요한 진리 하나를 놓치게 될 것이다(96페이지)고 경고한다.

다수의 이단단체에서 이미 사용했던 이론들
유 목사의 이론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소 위험해 보인다.

첫째, 저자가 <알이랑민족>을 통해 제기하는 이론들이 대부분 이단단체에서 이미 사용했던 내용들이라는 점이다. 즉, 저자의 주장들은 정통교회 내에서보다 소위 교주를 신격화하는 단체에서 다수 발견된다. 유 목사는 교주 신격화 단체들의 주장에 조금 더 살을 붙인 형태를 띄고 있을 뿐이다.

먼저 성경상의 욕단과 한민족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방식부터다. 이 주장은 예장 통합측이 1995년 이단으로 규정한 나운몽 씨가 유 목사보다 먼저 언급했다. 나 씨의 글을 먼저 살펴보자.

“성경상 계보대로 우리 민족은 아담의 후손으로 둘째 아벨인 셋의 계통 노아의 아들 셈의 증손자 에벨의 둘째 아들 욕단의 후손이다. 즉 에벨의 두 아들 벨렉과 욕단이 서로 갈라진 후 형 벨렉은 아브라함의 조상으로 성경에 드러난 계통이지만 동생 욕단은 감추인 속사람같이 계대가 이어졌다.

마치 형 에서는 아버지의 집에서 드러난 처지였지만 동생 야곱은 동방 하란 땅 어머니의 친정에 가서 숨겨져 살고 있던 처지와 같은 처지다. 이는 곧 유형은 드러나고 신령은 감추이는 이치와 같은 일이다. 이렇게 에서는 겉사람을 상징했고 야곱은 속사람을 상징했다. •••
이처럼 형 벨렉계의 기업은 동생 욕단계에게로 옮겨진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열매 맺는 백성은 동방에 있음이 확실하다(마 21:43)”(나운몽, <2000년 전통교리 이상 있다>, 107~108페이지, 복음신문출판국, 1993년)

   
▲ 셈의 계보에서 벨렉과 욕단으로 나뉘는데 여기서의 욕단이 단군이라는 게 유 목사의 주장이다(성민 알이랑 민족 회복 운동 클럽 갈무리).

위의 글을 유 목사의 글과 비교해보자.

“하느님은 분명히 ‘에벨의 온 자손’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다만 벨렉의 후손 이스라엘이 앞 단원에서 설명한 세 가지 하느님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구원사에서 먼저 부름을 받음으로서 그들은 ‘겉으로 드러난 선민’이 되었고, 욕단의 후손은 ‘속으로 감추인 선민’이 되었을 뿐이다. 이 두 계열의 선민을 굳이 신학적 용어로서 규정하자면 전자는 ‘명시적 언약백성’, 후자를 ‘묵시적 언약백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이는 마치 사람이 눈에 보이는 ‘겉사람’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속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하느님의 선민도 밖으로 드러난 선민이 있고, 안으로 감추인 선민이 있다. 그러나 겉사람보다 속사람이 더 중요하듯, 겉으로 드러난 선민보다 속으로 감추인 선민이 더 소중하다. 그들이 ‘욕단의 후손’인 것이다.

당신은 한번쯤 무엇인가를 감추어 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것이나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아주 귀중한 것만 은밀한 곳에 숨겨 둔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중요한 때에 꺼내어 쓴다. 욕단계 선민이 바로 그들이다!”(유석근, <또하나의 선민 알이랑민족> 95~96페이지).

‘동방’에 대한 유 목사의 해석은 교주신격화 단체들과 가장 많이 닮은 부분이다. 자신을 보혜사라는 김풍일 씨는 <생명나무>(1982) 407페이지에서 동방을 한국이라고 해석했다. 이만희 씨를 보혜사•이긴자라고 주장하는 신천지측의 책자인 <신탄>(1985)도 364페이지에 동방을 한국이라고 설명한다.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 씨의 <원리강론>(1966년초판) 550페이지에도 동방의 그 나라는 바로 한국이다고 말한다. 조희성 교주의 영생교측 신도가 쓴 <단군선민의 역사>(1991년)에도 이사야서 41:2의 동방은 한국이라고 주장한다(38~39페이지).

<알이랑민족>의 유석근 목사도 자신의 책 403페이지에서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정동쪽’에 있는 땅 가운데 가장 먼 땅, 즉 ‘땅 끝’이 어디인지 찾아보라. 바로 극동의 한반도이다! 즉 서쪽 땅 끝의 벨렉계 선민(유대인)의 짝인 동쪽 땅 끝의 욕단계 선민(한국인)의 나라이다. 그러니까 11절이 의도하는 ‘동방의 먼 나라’는 대한민국을 지목한 것이다!”고 말한다. 이같은 유 목사의 해석은 새로운 것이 전혀 아니다. 그것도 정통교회보다 이단단체들의 해석을 닮았다. 그러나 교주 신격화 단체나 유 목사의 주장과 달리 이사야 43:11의 ‘동방’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바벨론을, 그리고 그 나라의 고레스 왕을 일컫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국의 전통문양 삼태극은 삼위일체 하느님 사상을 표현하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도 자칭 재림주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자칭 재림예수라며 신도들의 헌금을 갈취하다가 사기죄로 구속당하고 옥중에서 사망한 구인회 씨는 “태극기의 태극은 우주 본체론적인 최고의 원리에서 기인되었다 하였으니 우주 본체론적인 최고 원리는 즉 우주 만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심으로 태극은 하나님의 본체의 형상이다”고 주장했다(<새하늘과 새땅 지상 천국은 재림예수 교회에서 이루어진다>, 최총일, 성광출판사, 1999년, 486페이지).

유 목사는 “한국의 전통문양 ‘삼태극’은 ‘삼일신(三一神)’ 사상, 즉 ‘삼위일체 하느님’ 사상이다. 우리 겨레는 옛적부터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삼위일체 하느님’이심을 알고 믿었다”(<알이랑민족>, 288페이지)고 말한다. 물론 유 목사는 ‘삼태극’을, 구인회 씨는 일반태극 문양을 말하는 차이가 있을뿐 그 개념에 있어서는 유사한 것이다.

둘째, <알이랑 민족>에는 저자의 지나친 억측이 자주 등장한다. 가장 큰 억측은 아리랑은 ‘+이랑’, ‘하나님과 함께’라며 ‘아리랑’이 현존하는 인류 최고의 찬송가라는 설명이다.

“‘알이랑’은 ‘알’과 ‘이랑’으로 구분된다. ‘알’은 ‘하느님’을 의미한다. ‘하느님’이라는 신명(神名)은 처음에 ‘알’이었다. 그런데 ‘알’ 앞에 ‘한’이라는 관형사를 붙이고, ‘알’ 뒤에 ‘님’이라는 존칭명사를 붙여서 ‘한님’이라고 했다. 그것이 한알님→하늘님→하늘님→하느님으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알’은 ‘하느님’이다. •••

‘이랑’은 “~와 함께”라는 토씨로서(언어학자들은 ‘토씨’는 6천년 이상 간다고 한다) 영어의 ‘With’이다(예, 갑돌이랑=갑돌이와 함께, 갑순이랑=갑순이와 함께). 따라서 ‘알이랑’은 ‘하느님과 함께(With God)’라는 말이다”(33페이지).

아리랑은 놀랍게도 우리 한민족의 선조들이 홍수 후 셈계의 일신신앙을 가지고 동방으로 이동할 때, 험한 산과 높은 고개, 그리고 고원들을 넘어 오면서 부른 ‘찬송가’였다”(31페이지).

하지만 저자의 주장이 맞으려면 아리랑의 ‘’이 성경이 계시하는 여호와 하나님과 동일한 존재인가에 대해 입증이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찬송가일 수 있지 않을까? 설사 저자의 말이 맞다 해도 그렇다면 아리랑에 종종 등장하는 ‘스리랑’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그리고 ‘아라리가 났네’는 뭔가?

허호익 교수(대전신대)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 통화에서 “평소 한국사상에 관심이 많아 ‘알이랑’에 대해 들어본 바가 있었다”며 “그러나 ‘아리랑이 하나님과 함께를 의미한다’는 해석은 성경과는 관계없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한국 신화에 ‘알’이 많이 나오는데 그 대부분이 천신이 아니고 지신, 땅의 신”이라며 “물론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개념이 있다 해도 한국인의 ‘알’은 농사와 관계된 개념이다”고 설명했다. ‘알이랑’이 하나님과 함께, 그것도 성경이 계시하는 여호와 하나님과 함께라는 개념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표장의 영적 비밀, ‘예수님은 왕이시다?’
유 목사가 ‘대통령의 표장’, 무궁화를 사이에 두고 두 마리 봉황을 새겨 넣은 것에 영적인 의미가 있다며 이를 ‘예수님은 왕이시다’고 해석한다(175~176페이지). 이것은 뭐라고 토를 달기 유치할 정도다. 유 목사의 억측은 ‘용용 죽겠지’에 이르면 말문이 막힐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는 “‘용’은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다(계 20:2). 그런데 우리 한국인은 수천 년 이상 ‘용(龍), 용(龍), 죽겠지!’라고 입으로 시인하고 선포해온 민족이다. 그 고백대로 한국인은 말세에 성령의 큰 권능으로 악한 마귀, 용의 나라에 치명타를 가하게 될 것이다”(347페이지)고 말한다. 말 자체도 우스울뿐더러 마귀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실 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상처를 입지 않았나? 그런데 무슨 말세에 한국인이 치명타를 가하게 된다는 것인가?

   
▲ 유석근 목사는 대통령의 표장(성민 알이랑 민족 회복 운동 클럽 갈무리)이 '예수님은 왕이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이 에덴에서 인류에게 주셨던 최초의 언어가 한국어였다는 말도 납득되지 않는다. 즉 유 목사의 주장은 한민족의 조상인 욕단이 바벨론의 언어 혼란으로 인한 대규모의 인구 분산이 발생하기 전에 먼저 극동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가 바벨탑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에덴의 언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그러므로 그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창 11:9). 하나님께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다고 분명히 기록했는데 욕단이 있던 땅은 ‘온 땅’이 아니면 천상의 땅이라는 건가?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짝이 있게 만드셨(사 34:14~16)으니 ‘선민’도 당연히 그 짝이 없으면 안 된다(158페이지)는 그의 주장도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짝은 짐승의 짝이지 선민의 짝을 말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알이랑민족>은 기독교적 국수주의, 배타적 민족주의를 보이고 있다. 유 목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하느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동쪽의 욕단계 선민 한민족을 통해 그 구원의 길을 완성할 것이다!”(125페이지), “이스라엘 구원은 이른바 ‘글로벌 프로젝트’에 의해 성취되지 않고 ‘한나라’가 복음을 전할 것이다”(409페이지)고 한다. 그는 <알이랑민족>을 통해 수없이 한국인을 ‘천손민족’이라고 강조한다. ‘감추어 놓으신 하나님의 택함받은 선민’이라는 말도 다수 등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전호진 교수(한반도국제대학원 석좌교수)는 “예수원의 토레이 신부가 ‘욕단은 혹 단군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바 있어서 그에게 직접 확인하니 ‘단순한 추측일뿐 심도있는 연구 결과가 아니다’고 답변한 바 있었다”며 “특정 민족을 ‘혈통적 선민’이라며 특수화하는 것은 종교적 국수주의로서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선민’과는 다른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적 국수주의는 역사적으로 세계를 비극으로 몰아 넣는 결과를 낳은 경우가 많았다”며 “세계화 시대에 웬 종교적 선민의식과 우월의식이냐?”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니까 ‘하나님이 우리 민족을 쓰신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하나님은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이든 상관없이 진실무망하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을 쓰시는 것이지 특수 민족을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다”며 “그런 민족의식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다”고 비판했다.

넷째, 저자는 황인•흑인•백인이 인종과 종족과 국가를 초월해 그리스도안에서 하나가 되는 새언약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만이 복음의 마지막 주자로 쓰임받는 천손의 후예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책은 천손이라는 ‘알이랑민족’에게만 관심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진리가 ‘천손’, ‘또 하나의 선민’을 찾는 데 있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안에서 얻을 수 있는 ‘새언약’이다. 이것이 성경이 기록된 목적이다. 그런데 <알이랑민족>을 읽다 보면 그 진리를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저자는 “한민족이 이 땅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선민이라는 사실을 그분의 말씀인 성경에 명백히 계시하셨다”며 “한국교회 성도들은 이 계시에 반응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그는 심지어 “이 계시를 경외하며 반드시 응답해야 한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말일에 한국 백성에게서 찾으시는 믿음이다”(422페이지)고 선언한다. 유 목사의 주장은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보기에 자칫 잘못하면 믿음의 본질마저 희석시킬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새언약의 사람들이다. 그 새언약은 예수를 믿는 모든 족속에게, 유대인, 헬라인, 자유자, 종, 흑인, 백인, 인종과 민족과 나라를 초월해서 주어지는 언약이다. 결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목사 아들도, 권사 아들도 새언약의 백성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설령 유 목사 말대로 대한민국 국민이 천손의 후예이고 가장 고귀한, 감추어진 선민이라 해도 그것과 그리스도안에서 주어지는 새언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거듭남은 혈통으로 받는 언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새언약은 다른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독생자로 세워진 언약이고 그것도 그분의 보배로운 피로 세운 것이다. 이 언약을 믿고 갖고 있는 사람이 시대를 초월해서 하나님이 찾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런데 저자는 말일에 한국 백성에게서 하나님이 찾으시는 믿음이란 게 따로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심히 우려스러운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아리랑신학>(대한기독교서회刊)의 저자 정행업 교수(대전신대)는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적 입장을 갖고, 성경의 본질적인 진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음을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에 맞게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연구하는 것은 권장하고 싶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아리랑의 의미가 ‘하나님과 함께’라든지, ‘성경 창세기 10장 25절의 욕단을 단군’이라고 본다든지 하는 것은 고증학적으로 매우 빈약하여 오히려 기독교인들에 대한 신뢰성과 성서의 권위를 희석시키고 저하시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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