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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기념교회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
도서관이 있는 교회 ④
2009년 05월 27일 (수) 05:35:29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엎드려, 혹은 뒹굴면서 책을 읽는다. 한 켠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책가방들이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바로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태어난 지 이제 한 달쯤 돼 보이는 젖먹이가 자신의 엄마가 아닌 다른 엄마들의 품을 옮겨 다니고 있는 모습이 못내 자연스럽다. 5~6살 먹은 꼬마는 자기 엄마가 아닌 것이 분명한 아줌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뻔뻔하게 요청하고, 요청 받은 아줌마는 자연스럽게 여러 아이들을 불러모아 책을 읽어준다. 구석에서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던 초등학교 3학년쯤 되는 남자아이는 읽던 책을 덮고 후다닥 밖으로 나가 태권도학원 승합차에 몸을 싣는다. 학교 책가방은 그냥 놔두고 갔다.

평범한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어느 어린이도서관 내의 정경이다. 도서관이라기보다 놀이방의 모습처럼 친숙하고 자유로운 이 곳은 지난 5월 16일 개관 15주년 파티를 조촐하게 한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이하 글방)이다.

   


2007년 4월부터 글방은 기독교출판사인 홍성사에서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담임 이재철 목사, www.100church.org) 도서관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하지만 글방 운영에는 큰 변화가 없다. 예전처럼 변함없이 동네 놀이방 겸 사랑방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래도 100주년기념교회 소속이 되면서 바뀐 점이 있다면 자원봉사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총 15명의 자원봉사자 중 4명은 가족회원 어머니이고, 나머지는 모두 교회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프로그램 진행 및 아이들의 독서지도, 함께 놀아주기 등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글방은 도서 대여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하는 학년별 영어수업이 요일 별로 열린다. 엄마를 위한 영어수업인 ‘엄마 영어’ 와 ‘엄마 파닉스’가 매주 수요일 저녁과 금요일 오전에 열린다. 이외에도 수요일 오후에 리코더반, 놀토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견학이 있고, 1997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 박철 장로의 ‘성경할아버지와의 만남’은 월요일 오후에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화, 목, 금요일 오전에는 유아반도 운영하고 있다.

글방은 2002년부터 가족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월 1만원의 회원비로 가족 중 누구나 한번에 6권까지 책을 빌려갈 수 있다. 변동이 있지만 매월 평균 40여 가족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다. 가족회원이면 누구나 주중 열리는 영어교실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글방을 이용하는 회원의 만족도는 대단하다. 마치 이 곳을 집처럼 생각할 정도다. 여기 모인 모든 아이들은 자기 자식이며, 이곳의 아주머니들은 모든 아이들의 엄마다. 이곳은 학교나 학원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니라, 학교 다녀와서 집에 가서 자기 전까지 늘 머무는 공간이다. 이곳에 머물다가 학원을 가고, 이곳에 머물다가 저녁밥을 먹으러 간다.

어머니들은 이 곳에서 육아정보를 나누고, 육아와 살림 등 집안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푼다.
“글방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요?”
한 어머니의 말이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이 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96년부터 글방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소연희 선생님은 그래도 책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즘은 영어책을 많이 찾아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동화책을 읽는 횟수가 줄어 들고 있어요. 글방지기로서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아이들이 좀 더 많은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책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소연희 선생님이 밝히는 글방의 불편함은 바로 좁은 공간이다. 그러고 보니 이 곳 글방은 다른 어린이도서관보다 좀 더 시끄럽다. 유치원 가기 전 아이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한곳에 모여 있으니 시종일관 시끌벅적 하다. 이런 환경에서 독서가 가능할까? 소연희 선생님의 딱 잘라 말한다.
“어차피 어린 아이들은 조용히 있을 수 없어요.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라면 상관없어요. 책을 읽기 시작하면 주변환경에 상관없이 푹 빠져 읽더군요. 하지만 3~4학년이 되면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 읽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글방에 머무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대여해 가는 것에 비중을 더 두게 되더군요. 초등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방은 또래끼리 놀 수 있는 공간이다. 유치원은 학년별 모임이 있지만, 이곳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또래모임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공동체를 배운다.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은 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모범적인 ‘공동육아의 장’이다.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우리동네 믿음의 글방'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TEL: 02-338-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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