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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아카데미는 ‘사랑’을 택했다
2009년 04월 13일 (월) 08:11:32 전강민 기자 minslife@amennews.com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dog Millionaire)는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 주요 8개 부문 수상하면서 단연 이번 오스카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자말’이라는 인도청년이 백만달러의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 출연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는 뭄바이라는 인도 빈민가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나아가 그 곳에서 찾는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상영 시간 내내 퀴즈쇼와 함께 진행 되지만, 실제로는 퀴즈쇼를 통해 인도 빈민가 출신 청년인 자말의 인생을 말하고 있다. 퀴즈쇼는 자말의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

인도 뭄바이라는 빈민가 출신인 자말은 유명 지식인들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척척 맞히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하지만 자말은 마지막 문제를 남겨놓고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가 정답을 맞히게 된 이유가 하나씩 밝혀진다.

자말이 여러 질문들의 답을 맞출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겪어 온 인생이 모두 정답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으로 밝혀진다.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영화는 자연스럽게 자말의 어린 시절부터의 지금까지의 인생을 보여 주기 시작한다.

영화의 주된 내용이 자말의 인생이기에, 퀴즈쇼 자체가 주는 긴장감이나 비중은 적다. 퀴즈쇼는 단지 자말의 인생을 얘기하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자말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다. 빈민가에서의 어린시절은 힘들지만 순수했고,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힌두교도와의 분쟁에서 엄마를 잃게 된다. 또 앵벌이로 팔려가서 한쪽 눈을 잃을 뻔 했고, 타지마할에서 불법 가이드 역할도 하게 된다.

   

자말의 형 ‘살림’과 여자친구 ‘라티카’의 역할은 자말의 인생 대부분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특히, 어린시절 노숙하던 시절 만나게 된 라티카는 앵벌이 신세에서 도망치는 과정에서 헤어지게 되고, 그 날 이후 자말은 라티카를 찾기 위해 모든 인생의 목적을 수정한다.

영화의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자말과 라티카는 행복하게 된다. 그래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환상적인 동화에 가깝다. 많은 평론가들, 특히 인도인들이 이 영화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인도 빈민가를 단순히 동화의 소재로만 사용했고, 뭄바이에 사는 이들의 진정한 고통을 품거나 대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인도인들이 비판하는 이유이고, 스토리 진행이 너무 일사천리로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평론가들이 비판하는 이유이다.

여러 장르가 포함되어 있는 영화는 항상 진지할 수는 없다. 최근 텔레비전 오락프로에서 출연진들이 농담을 던진 후 다른 이들이 자신의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드릴 때면 종종 이런말을 한다. “개그를 다큐로 받아드리면 어떡해?”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앞서 말했듯이 동화에 가깝다. 즉, 빈민가의 어려운 현실을 보도하는 시사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때문에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진 이야기일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부분만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작품성을 평가절하기에는 이 영화가 가진 재미와 감동이 너무 크다.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관객에게 주는 큰 미덕은 바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환기시켜주는 데에 있다. 퀴즈쇼에서 거액의 상금을 탄 것으로 빈민생활 탈출에 성공한 자말의 인생이 영화가 말하고 자 하는 바는 분명 아니다. 영화 초반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나 자말이 퀴즈쇼에 나가게 된 동기가 밝혀지면서 자말의 인생의 최대 가치관은 바로 돈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말은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것보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사랑을 찾았다는 데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 요즘처럼 물질이 만능인 시대에, 그것도 빈부의 차이가 극대화된 인도 뭄바이에서 물질보다 사랑을 선택한 자말의 가치관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가치관을 담고 있기에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충분히 유익한 한 편의 동화라 할 수 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말하는 ‘사랑’의 메시지는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온다. 예루살렘에 입성한 예수님께서는 당시 따르던 군중들을 선동해 정치적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었고, 체포당할 때에는 제자들을 앞세워 자신은 몸을 숨기실 수도 있었다. 더 나아가 골고다 언덕에서 놀라운 이적을 선보이시며 화려한 모습으로 십자가 위에서 내려오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순종’으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실천했고, 제자들과 온 인류를 위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님의 목적은 돈도, 이 땅위에서 권세 잡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을 이땅에서 몸소 실천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2천년 전 ‘골고다 위의 십자가’ 사건은 우리 마음 속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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